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2. 2. 22. 건설사인 시공사(이하 “원고”)가 자산신탁회사(이하 “피고”)를 상대로, 원고가 장차 시공하여 완성할 이 사건 건물(부지 포함, 이하 같음)에 관한 매매약정을 피고와 체결하고 그에 따라 건물을 완공하였음에도, 피고가 건물매수를 위한 투자자 모집실패를 이유로 약정상의 매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책임을 물어 그 손해로서 294억여 원의 배상을 구하는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가합88199호 손해배상 판결).
이 사건에서 피고는, ① 부동산투자회사법 내지 피고의 정관상 피고의 자산으로는 이 사건 건물을 매수할 수 없기에, 이 사건 매매약정은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을 매수할 투자자들을 향후 모집하여 (부동산투자회사법 소정의) 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하고 국토해양부의 영업인가를 받게 되면 이를 매수하겠다는 ‘조건부 약정’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② 예상하지 못하였던 세계적 금융위기로 인하여 피고가 투자자들을 모집하지 못하여 건물매수를 위한 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할 수 없어 국토해양부에 그 회사의 영업인가 신청을 할 수 없었으므로, 이 사건 매매약정서 제5조에서 매수인의 면책사유로 정한 ‘피고가 설립하는 부동산투자회사에 대한 국토해양부의 영업인가가 되지 않을 경우’에 해당하는바, 피고에게는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① 매매약정서라는 처분문서의 엄격한 해석을 통하여 이 사건 매매약정이 피고의 주장과 같은 취지의 조건부 약정으로 볼 수 없고, ② 위 제5조의 면책조항은 국토해양부의 영업인가가 되지 아니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을 뿐, 피고가 투자자들을 모집하지 못하여 아예 부동산투자회사의 설립조차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의 주장을 모두 배척한 다음, 그 손해배상액으로 매매약정상의 매매금액과 이 사건 건물의 시가감정액의 차액인 294억여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자산신탁회사가 미리 투자대상 부동산에 관한 매매약정을 체결해둔 다음 투자자를 모집하고 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부동산투자 및 자산운용 업무를 함에 있어, 매도인 내지 시공사와 통상 체결하게 되는 매매약정의 의미와 법적 효력, 그리고 자산신탁회사의 투자자 모집실패로 인한 매매약정 불이행시 책임 유무와 범위에 관한 중요한 법적 판단을 받은 사례인바, 자산신탁회사가 이러한 종류의 매매약정을 체결하고도 투자자 모집실패 등 계약외적인 사정을 들어 함부로 약정의 구속력을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를 엄격한 법리해석을 통하여 차단한 선례가 되는, 매우 의미있고 중요한 사안입니다(법무법인 광장이 이 사건의 원고인 시공사를 대리하여 승소한 사례로서, 소제기시부터 업계와 매스컴의 비상한 관심을 받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