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8일(금) 법무법인(유) 광장이 후원하는 ‘디지털자산 시장 현황과 주요 법적 과제’ 세미나가 개최되었습니다.
블록체인법학회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그리고 (사)디지털금융법포럼이 공동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총 3개의 세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각 세션별 발제 및 토론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1세션: 스테이블코인과 통화정책 : 원화의 국제화, 기회인가 리스크인가? (좌장: 강현구 변호사(법무법인(유) 광장))
ㅇ (발제) 김종승 대표(엑스크립톤)
원화 국제화를 위한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자 과제임은 분명하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역외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제한적 국제화 실험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무역 결제 중심의 제한적 스테이블코인 실험을 통해 역외 유통과 자본 흐름을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시도해볼 수 있다. 그러나 무분별한 확산은 오히려 탈원화를 가속화하고 국내 자본통제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으므로 철저한 통제형 설계가 전제되어야 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보완성 통화 수준이라도 도달하기 위해 제한적인 통합 국제화 모델을 실험하고, 환투기 등 리스크에 대응할 통제 장치 마련과 법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단순 발행 허용 논의에서 벗어나 어떠한 정책 설계와 제도적 대응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재부의 외환정책과 정합성 있게 출발해야 한다. 디지털 유동성 시대에는 통화정책과 외환정책을 분리해 다룰 수 없으므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국제화 실험은 철저한 통제 설계를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
ㅇ (토론) 이정두 센터장(금융연구원)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으로 추진할 과제라 생각한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90% 이상 점유율을 갖는 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아직 뚜렷한 수익모델도 없는 상황이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대비 비기축통화인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경쟁력과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통화는 단순 기술 실험이 아닌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적 수단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통화정책과 외환정책이 별도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통합적 정책 설계도 선행돼야 한다. 스테이블코인의 효용을 살리되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유발하지 않도록 새로운 규범과 정책 체계가 필요하다. 국내 및 국외 발행 스테이블코인 모두에 대한 이용자 보호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ㅇ (토론) 조수한 변호사(업라이즈)
스테이블코인이 허용되면 민간 사업자가 통화를 창출하는 기능을 가지므로 준비금 대량 매각이 국채 시장에 미칠 충격 등을 방지할 수 있도록 은행에 준하는 수준의 자본금 요건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강력한 건전성 감독과 리스크 대응 체계가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지급결제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의 효용은 분명하지만 전자금융거래법이나 외국환거래법, 자본시장법 등 지급결제 및 금융투자 관련 현행 법체계와 정합성이 맞지 않아 별도 새로운 규율 법률의 신설이 필요하다.
□ 2세션: 외국인의 국내 가상자산시장 참여와 가상자산업자의 해외 진출에 관한 법적 쟁점 (좌장: 김재진 상임부회장(DAXA))
ㅇ (발제) 천창민 교수(서울과학기술대학교)
현재 외국인의 국내 가상자산 시장 참여가 2017년 금융당국의 행정지도로 인해 사실상 금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근거가 불명확한 그림자 규제로 외환시장과 자본시장 규율 사이의 미스매치가 심화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외국인 참여 제한과 해외 진출 규제라는 이중 장애물을 걷어내야 한다. 내국인 중심의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외국인 참여와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의 해외 진출을 위해 규제의 명확한 설정과 글로벌 기준에 맞는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비대면 실명 확인 제도 등 실질적 참여 방안이 제시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미 가상자산거래소에 직접 KYC와 STR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특정금융정보법 등 현행 법제와 맞지 않다. 외국인 거래 금지 행정지도를 철회하고, 외국 법인·기관 투자자의 개별 계좌 개설 허용, 개인 투자자는 해외 적격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 간 '제휴 통합계좌'를 통해 간접 참여를 허용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현 자본시장법과 외환거래 규제를 준용해 가상자산사업자에게도 적정 수준의 신고·보고 체계(모니터링)를 적용해볼만 하다.
ㅇ (토론) 한서희 변호사(법무법인 바른)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외국인이 유입될 경우 외국인 거래를 통한 외화유치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외국인 거래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 자금세탁방지 기술이 정착된 지금 외국인의 가상자산 계좌 개설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이에 대한 금융 당국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며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에 대한 비대면 실명확인 방법이 제시되어야 하고, 외국인에게 실명확인입출금계정을 발급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에 대한 실명확인입출금계정의 발급이 어렵다면 USDT나 USDC를 통한 거래는 허용될 필요가 있다. 외국인이 계좌를 개설할 때 상임대리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외국인에 대한 비대면 인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국내 사업자의 해외 진출과 관련해서는 금융회사 수준의 보고 체계 적용, 감독규정상 요건을 준수하여 해외 자회사 등과 AML 기반 오더북 공유를 가능하게 한다면 해외에서 고객을 유치하고 국내로 유입시키는 전략도 방안이라 생각한다.
ㅇ (토론) 이해붕 센터장(두나무)
가상자산 시장에서 좋은 돈은 끌어오고 나쁜 돈은 차단해야 한다. 글로벌 돈의 흐름을 파악하고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포섭하기 위해서는 규제의 명확성과 예측 가능성이 필수적으로 뒷받침 되어야 한다. 미국 등 해외 국가들의 규제 명확화 움직임을 볼 때 국내에서도 AML/CFT(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금지) 규정 및 외국환거래법 등 관련 법규의 세부 절차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규제가 없는 게 아니라 명확하지 않은 것이 문제이다.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해 AML/CFT(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금지) 국제 표준을 충족하는 국가의 투자자부터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규제 샌드박스를 포함한 단계적 허용 방안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외국인 유치를 위해 오더북 공유 같은 해외 제휴도 일정 요건 하에 가능하다.
ㅇ (토론) 유정기 변호사(빗썸)
합법적 거주 외국인이 가상자산 거래를 못하는 국가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실명확인 불가와 자금세탁 우려 때문에 외국인 거래 제한을 두던 2017년과 달리 현재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으로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AML 역량이 크게 향상됐다. 따라서 자금세탁 방지를 이유로 외국인 참여를 막는 것은 특금법 개정과 이용자보호법 제정이라는 법률적 정비를 거친 현 시점에서 자금세탁방지라는 정책목적 달성에 여전히 유효한 수단인지는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는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빠져나가게 하는 등 국부유출을 심화시키고 있다. 국제적인 위험 기반 접근법(Risk-Based Approach)에 부합하는 유연한 규제 전환이 필요하다.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의 해외 진출과 관련해서는 금융투자업자의 해외 진출 현황 모니터링 규제를 준용하여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하는 등 신속한 법규 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 3세션: 법인의 디지털자산 시장 참여와 현물 ETF 이슈 (좌장: 박종백 변호사(법무법인(유) 태평양))
ㅇ (발제) 류경은 교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법인의 디지털자산 시장 참여는 디지털자산 산업의 신뢰 제고와 글로벌 자금 유입에 핵심 역할을 하는 등 시장을 좀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2단계에서는 전문투자자 정의와 자금세탁방지(AML) 강화, 해외 거래 모니터링 체계 완비(외국환 거래 이슈)가 필요하며, 3단계에서는 회계·세제·공시 체계 마련이 전제돼야 일반 법인 참여가 확대될 수 있다.자금세탁 방지 이슈는 가장 중요하다. 특정금융정보법에서 규율하는 것은 현금으로 들어왔다가 현금으로 나가는 경우인데, 디지털자산으로 들어왔다가 현금으로 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규제가 없다. 유령 법인이 디지털자산을 거래할 경우에 대해서도 자금세탁 방지 방안이 나와야 일반 법인까지 가상자산 거래대상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자산 현물 ETF 도입을 위해서는 ①지수 산출 방식과 시장 참여자 요건, ②파생 연계 해지 기능, ③금융소비자보호법상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준수 등 투자자 보호·판매 규제, ④디지털자산 양도차익과 ETF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 체계 정비 등이 선행되어야 할 해결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가상자산 현물 ETF가 도입되면 기관투자자 등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초자산인 가상자산의 가격이 폭락하면 ETF 관련 금융권 건전성 악화로 뱅크런 등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따라서 단순히 상품 허용 문제가 아니라, 지수 산출, 신탁·수탁 구조, 유동성 공급, 파생상품 해지(hedge), 투자자 보호, 과세까지 복합적으로 설계돼야 한다.
ㅇ (토론) 김성진 과장(금융위원회 가상자산과)
국내외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최근 공통적으로 규제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2~3년전만 해도 이용자 보호 중심의 규제가 공통적이었는데 점차 규제 불확실성 해소와 혁신의 촉진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국내도 이를 반영하여 법인의 가상자산 참여를 단계적으로 허용해 산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홍콩, 싱가포르, EU, 미국 등과 규제 정합성을 맞추고, 한국도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고민할 시점이다. 법률이나 규정과 관계없이 추진할 수 있는 부분은 가상자산위원회에서 빨리 추진할 수 있다. 관행을 바꾸는 문제의 가장 처음에 검토한 것이 법인의 참여 이슈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법인의 가상자산 참여를 금지해온 것이 법적 근거가 없음을 명확히 인식하고 올해 6월부터 비영리 법인 참여를 이미 허용했다. 올해 하반기 중에는 전문투자자 가이드라인도 발표할 예정이다. 제도 설계 초기에는 국내 법인 참여부터 검토했지만 외국 법인은 별도로 다루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 전문투자자로 등록됐다면 외국 법인에도 가상자산 계좌 개설을 차별할 이유는 없다. 현물 ETF 이슈는 자본시장법 개정과 리스크 관리 방안이 완비된 이후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현물 ETF 관련해서는 해외와 국내 논의를 구분해볼 필요가 있다. 해외에서 인가된 상품을 국내 증권사를 통해 판매하는 문제와, 국내에서 직접 설정해 운용하는 문제는 서로 다른 논리가 적용된다. 단계별 허용 등 여러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ㅇ (토론) 황세운 선임연구위원(자본시장연구원)
시장 변동성이 안정적일 때 기관 참여는 리스크 분산 등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위기 시에는 급격한 변동을 초래할 수 있어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 법인 계좌 허용 논의는 외국인 계좌 허용 논의와 연계되어 있다. 오히려 외국인 계좌는 법인 계좌보다 단순할 수 있다.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와 관련해서는 외국인 계좌 허용과 마찬가지로 AML(자금 세탁 방지) 관련된 내용이 반영되어야 한다. 그리고 외국환 거래 이슈도 고려돼야 하며, 추가적으로 공시와 관련된 부분, 회계 처리, 세제 등의 사후 관리 체계를 복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그러나 속도감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파생 연계 해지 기능을 위해 한국거래소 상장 선물 상품 확대가 필요하다.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적합성·설명 의무 강화와 홍콩식 교육·시험 제도 검토를 통한 투자자 보호 방안도 필요하다. 현물 ETF관련해서 지수는 국내 거래소 단일 가격과 해외 거래소 분산 가격 반영 간 NAV 괴리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운용사·시장조성자·인수단(AP) 등에 대한 역할 정의와 유동성 확보 전략, 현금 인카인드 방식의 선택 여부 등이 해결 과제로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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