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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남형두 변호사, 범람하는 "한류(韓流) 짝퉁"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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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 Published on
- 2005.04.28
중앙일보 2005년4월28일
윌리엄 번스타인은 저서 "부의 탄생"에서 인류는 11세기 이래 거의 제로 상태의 경제성장을 해오다
19세기부터 비약적 고속성장을 했다며 그 요인으로 "안전한 재산권" "과학적 합리주의" "활력있는 자
본시장" "수송통신 발달"을 꼽았다. 이 중 재산권 보장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최근 프랑스의 유명한 향수 회사가 자사 향수의 향기를 모방한 다른 향수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
권 침해금지 소송에서 프랑스 법원은 향수의 향기도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미국 의회는 1998년 저작권 보호기간을 20년 추가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이 없었다면 31
년에 만들어진 디즈니만화의 캐릭터인 "곰돌이 푸"는 종래의 보호기간 75년이 만료되는 내년부터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중자산이 될 수 있었다. 임종을 앞둔 곰돌이의 생명을 연장시킨 것은 월트
디즈니사의 로비 덕이었지만, 이는 미국 경제를 살리는 길이기도 했다.
몇 해 전 네덜란드의 어떤 화훼 기업은 국내 종묘사를 상대로 자사의 특허받은 장미 품종에 대한 판
매금지와 함께 거액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걸어왔었다. 이처럼 선진국들은 자국 산업의 보호를 위
해 저작권 보호 대상을 넓히거나 보호기간을 연장시키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지난 몇 해 동안 우리는 한류라고 하는 새로운 시대를 체험하고 있다. 한류 지속을 위해 주무부처 장
관이 한류 스타들과 함께 방송토론에 나오는 등 매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문화를 산업화해야 한
다는 원칙에 대해서는 이제 누구나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각론에 있어서는 여전히 문제가 많다. 욘
사마.권사마와 같은 사마들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발굴하는 것 못지않게 이런 문화 아이콘을 산업으
로 연결시키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중요하다.
겨울연가.대장금.올인과 같은 드라마의 판권이 이웃나라에 수십억원에 팔리는 것만으로 만족할 일
이 아니다. 드라마로 인해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산업들, 예컨대 라이선스산업, 영화 및 온라인게임화
산업, 사진집 등 출판산업, 광고산업, 기타 관광산업 등에서 더 많은 활로를 찾아줘야 한다. 영화 "스
타워즈"를 제작한 루커스필름이 캔 표면에 등장인물의 사진을 싣도록 허락해 주고 펩시콜라로부터
받은 라이선스료가 영화판권 수입 못지않았다는 사실은, 우리가 이 좋은 자원을 얼마나 사장하고 있
는지 웅변적으로 말해준다.
한 권에 10만원 가까운 사진집을 허가 없이 발간한 업자에 대해 현행법대로라면 초상권 침해로 인한
정신적 위자료밖에 받을 수 없다. 문제는 징벌배상제도를 인정하지 않는 우리 판례에 따르면 그것이
기껏해야 수백, 수천만원에 그친다는 점이다. 그러나 초상권의 재산권적 측면을 보호하는 퍼블리시
티권을 통하게 되면 침해자가 그로 인해 벌어들인 이익을 고스란히 돌려받을 수 있어 매우 강력한 재
산권의 보호가 된다.
최근 들어 우리 법원은 저작권법상의 미비를 들어 유명인들이 자신의 초상, 성명을 재산권화할 수 있
는 권리인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결을 내놓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처럼 법 제정을 은
근히 유도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정작 작금에 진행되고 있는 저작권법 개정 논의에선 퍼블리
시티권 조항의 신설이 아예 거론조차 안 되고 있다. 지식정보화 사회가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에게
가져다준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미 중국을 포함한 한류 소비국가들에서 우리의 한류를 이용한 짝퉁이 난무하고 있다고 한다. 제 나
라에서조차 재산권으로 보호해 주지 않는 마당에 이들 국가에 대해 우리의 한류산업을 법으로 보호
해 달라고 요구할 명분은 누가 봐도 약하다.
남형두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저작권심의조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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