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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정우영 변호사, 타인 배려가 골프의 참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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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 Published on
- 2005.08.10
매일경제 2005년8월10일
◆나의 골프이야기 / 정우영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下)◆
필자가 주로 취급하는 분야가 국제 금융거래이다 보니 변호사치고는 해외출장 이 잦은 편이다.
덕분에 제법 많은 나라의 골프장을 접할 수 있었다. 갈 때마다 느끼는 건 나라 마다 골프장 생김새와
골프 문화에 제법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유럽과는 많은 차이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우선 페어웨이와 러프의 구별이 명확하다. 러프의 풀은 자연 그대로 방치해 무 릎 높이의 풀은 예사.
한번 잘못 치면 여간한 실력과 노력이 아니면 추가 1타 는 무조건 감수하여야 한다. 평범한 자연이 주
는 두려움이다.
대부분 손수 카트를 끌거나 가방을 메고 다닌다. 골프를 칠 수 있는 자연을 마 련해 놓을 뿐 더 이상
의 서비스는 없으니 스스로 알아서 잘 즐기라는 취지로 보인다.
우리나라에는 흔한 그늘 집도 별로 없다. 9홀에 하나 있을 정도랄까. 간단한 먹을 것과 마실 것은 야
외소풍 나가듯이 클럽하우스에서 미리 준비해 나간다. 라운드 때 반바지를 입어도 좋고 목이 없는 윗
도리를 입어도 무방하다. 알아서 즐기란다.
다만 사람들이 모이는 클럽하우스에서는 신발과 복장을 규제하는 사례가 있다. 뒷사람 라운드만 방
해하지 않으면 된다. 자신의 플레이가 늦으면 뒤 팀을 먼저 보내주는 일도 다반사다.
도심 근처 유명 골프장을 제외하곤 인원 규제도 거의 없다. 혼자 해도 좋고 둘 이 플레이해도 무방하
다. 오히려 4인 플레이를 규제하는 곳도 있다. 가족끼리 치는 모습을 많이 본다. 연세 드신 분들이 마
을 친구들과 플레이하는 것도 볼 수 있다.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그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연회비 150만원 정도면 즐 길 수 있는 골프장이
부지기수다. 한여름이라 하더라도 새벽에 플레이가 시작 되는 곳은 거의 없다. 특히 도심에서 떨어
진 골프장은 오전 7시가 넘어야 클럽 하우스 문을 연다.
정말 여유다. 최근 런던 근교 골프장이 이른 아침부터 풀 부킹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교민
사이에서는 대한민국 골프 문화가 수입된 탓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런 유럽의 골프 문화를 보면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 속에 자연의 아름다 움과 경외로움 그 자
체를 즐기라는 정신이 숨어 있는 듯하다. 골프와 생활과 자연이 자연스레 녹아들어 형성된 여유로운
생활문화라고나 할까?
그에 비한다면 우리의 골프장은 어떠한가. 인조 자연이라는 느낌, 기업의 접대 장소, 주머니가 제법
두둑해야 접할 수 있는 곳, 도우미에게 대접을 받아야 하 는 곳, 앞 팀에 끌려가고 뒤 팀에 밀려가는
지하철 승객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곳….
나만의 지나친 편견일까. 아마 이런 비교를 하는 것조차 좁은 땅에서 골프를 칠 수 있는 배부른자의
소리라고 들을 수 있는 것이 우리 골프의 현주소가 아 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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