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디지털의료제품법」이 본격 시행되었습니다. 이 법은 AI 진단보조 소프트웨어, 디지털 치료기기(DTx), 병원 자체 개발 AI 솔루션 등 디지털 기술 기반 제품을 별도의 독립된 체계 내에서 평가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큽니다.
법 시행 이후 디지털 헬스 규제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전환되었습니다. 단순한 '허가 여부' 판단을 넘어 제품의 설계·개발 단계부터 인허가, 의료현장 적용, 데이터 활용, 업데이트 및 사후 관리에 이르는 전주기(Life-cycle) 관리 체계로 패러다임이 전환된 것입니다. 규제의 초점 역시 제품의 외형적 형태에서, 기술의 실제 작동 방식과 성능·위험의 지속적 관리 역량으로 옮겨졌습니다.
이와 같은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음에도, 디지털 헬스 규제 전반의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의 현장을 돌아보면, 제품 분류의 모호성, 데이터 활용의 딜레마, 그리고 허가 이후의 보상 체계 등 여러 해결 과제가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본 뉴스레터에서는 디지털의료제품법 시행 1년을 맞아 변화한 규제 환경을 심층 분석하고, 기업이 직면한 실무적 쟁점과 성공적인 시장 진입 전략을 정리합니다.
1. 제도 시행 경과 및 디지털 헬스 규제 환경의 변화
1) 디지털의료제품법 시행의 의의
과거 디지털 헬스 제품에 대한 규제 검토는 주로 의료기기법을 근거로, 해당 제품이 의료기기에 해당하는지, 품목허가가 필요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AI,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기반 서비스가 결합된 디지털 헬스 제품은 물리적 형태가 없거나 기능이 지속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특성을 가지므로, 기존의 하드웨어 중심 규제 체계만으로는 그 위험성과 기술적 가치를 충분히 평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디지털의료제품법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고, 디지털 기술 기반 제품을 독립된 규제 체계 안에서 평가·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새로운 규제 체계가 도입되면서, 단순한 의료기기 해당성이나 품목허가 필요성뿐만 아니라 검토해야 할 요소도 한층 확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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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 요소의 확장 : 소프트웨어의 기능·구조, 알고리즘 역할, 의료현장 사용 방식, 데이터 수집·이용·관리, 업데이트에 따른 성능 변화, AI 시스템의 신뢰성 및 안전성 확보 체계 등 전주기를 포괄
아울러 규제의 초점 역시 제품의 외형적 형태나 명칭 중심에서, 해당 기술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성능과 위험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의 디지털의료제품법 시행 과정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제도적 보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헬스 산업 전반의 규제 프레임이 보다 입체적이고 전주기적인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 실무상 불확실성
디지털의료제품법의 시행으로 디지털 헬스 제품을 규율하기 위한 법적 기틀은 마련되었지만, 시장 진입과 의료현장 안착을 둘러싼 실무상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① 제품 분류와 품목 해석, ② 업데이트에 따른 변경 관리, ③ 실사용 데이터의 활용, ④ 신의료기술평가 및 보험수가 체계와의 접점 등 다양한 쟁점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헬스 제품은 기술 구조와 사용 방식이 매우 다양하여, 기존 제품 코드나 품목분류 체계에 명확히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기업 입장에서는 인허가 전략과 규제 경로를 사전에 예측하기 어렵고, 실제 심사 과정에서 당초 예상과 다른 품목 해석이나 등급 판단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1년간의 제도 운영은 이러한 실무상 불확실성이 단순한 초기 혼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헬스 제품의 특성상 개별 제품의 기능, 사용 방식, 데이터 구조에 따라 규제 판단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디지털의료제품법 시대의 사업화 전략은 단순히 법령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는 데 그쳐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개별 제품의 기능과 사용 목적은 물론, 의료현장에서의 실제 활용 시나리오, 데이터 처리 구조, 사후 관리 방식까지 함께 고려한 정밀한 법적·전략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2. 디지털 헬스 제품 분류와 규제 적용 경로
디지털 헬스 제품의 시장 진입 성패는 해당 제품이 어떻게 분류되는지에 따라 크게 갈립니다. 제품 유형과 등급에 따라 적용 법령, 인허가 경로, 제출 자료의 범위와 수준은 물론 개발 일정과 비용 구조까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소프트웨어라도, 기능이 단순한 정보 정리·검색·전달에 그치는지, 또는 질병 가능성을 평가하거나 특정 임상적 선택지를 제시해 의료인의 판단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규제상 성격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유사해 보이는 제품이라도 실제 기능 설계와 사용 맥락에 따라 허가 필요 여부, 적용 법령, 심사 강도와 범위가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디지털 헬스 제품은 기술 구조와 사용 방식이 매우 다양하여, 기존 제품 코드나 분류 체계에 그대로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기업 입장에서는 인허가 전략과 규제 경로를 예측하기 어렵고, 허가 과정에서 당초 예상과 다른 품목 해석이나 등급 판단이 내려지는 사례도 계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제품 분류의 불확실성이 개발 일정, 임상·검증 계획, 비용 구조, 시장 진입 시점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현실적 리스크라는 점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디지털 헬스 기업과 의료기관은 단지 시장 진입 단계에서 “이 제품이 허가 대상인가”만을 묻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설계·개발 초기 단계부터 디지털의료제품법상 제품 분류 리스크를 고려한 시장 진입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3. 허가 이후의 성능 관리와 데이터 활용
1) 허가 이후의 성능 관리
디지털 헬스 제품의 규제 대응은 허가 취득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디지털 헬스 제품은 출시 이후에도 알고리즘 보정, 버전 업그레이드, 사용자 환경 반영, 데이터 축적을 통한 성능 개선이 계속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술적으로는 자연스러운 개선 과정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규제 관점에서는 항상 단순한 유지·보수로 평가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알고리즘 성능이나 출력 결과의 의미가 달라지거나, 사용 목적 또는 사용 환경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해당 변경이 허가 사항 변경에 해당하는지 사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어느 범위까지를 단순 유지·보수 또는 일반적인 성능 개선으로 볼 수 있는지, 어느 시점부터 변경 관리 절차가 필요한지는 개별 제품의 특성과 변경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허가 이후에도 업데이트와 성능 변화를 추적하고, 그 변경이 규제상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2) 데이터 활용
허가 이후 축적되는 실사용 데이터의 관리와 활용도 중요합니다. 실사용 데이터는 단순한 제품 개선 자료에 그치지 않고, 해당 제품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어떠한 성능, 안전성, 신뢰성을 보이는지를 설명하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러한 데이터에는 환자 또는 이용자의 민감정보가 포함될 수 있으므로, 개인정보보호 법령상 엄격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최근 대형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대표자의 개인정보보호 책임이 명문화되고,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과징금 상한도 상향되는 등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디지털 헬스 기업과 의료기관은 데이터 활용의 필요성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를 정비하고 실효적인 보호 조치를 이행해야 합니다. 접근 통제, 암호화, 로그 관리, 재식별 방지 등 기본적인 안전 조치와 정보주체에 대한 동의, 고지 등 개인정보보호 법령의 준수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병원과 기업이 공동으로 데이터를 축적·분석하는 경우에는 계약 단계에서 데이터에 관한 권리 의무 관계를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데이터에 누가 접근할 수 있는지, 어떤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 분석 결과물은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재식별 위험은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은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가 사전에 정리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사항이 불명확하면, 향후 제품 성능을 관리하거나 개선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개인정보보호, 책임 분담, 계약상 권리 관계를 둘러싼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허가 그 자체가 아니라, 허가 이후 제품을 어떻게 관리하고 설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업데이트, 데이터 축적, 성능 변화, 설명 자료 관리, 내부 통제 절차를 포함한 장기적 관리 프레임을 미리 설계해 두는 것이 향후 사업 지속성과 규제 대응 역량을 좌우할 것입니다.
4. 의료현장 적용을 위한 후속 절차와 다층적 규제 구조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허가는 시장 진입의 필수 전제이지만, 실제 의료현장에서의 사용과 수익화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제품의 실제 의료현장 안착을 위해서는 허가 이후에도 신의료기술평가, 혁신의료기술 지정 또는 평가 유예, 보험 등재 및 수가 결정 등이른바 ‘규제 레이어링(regulatory layering)’이라고 불리는 다층적 규제 관문을 추가로 통과해야 합니다.
즉 디지털 헬스 제품의 사업화는 허가 취득만으로 완성되지 않고, 아래 표와 같이 의료현장 적용을 위한 별도의 제도적 관문까지 함께 넘어야 합니다.
| 단계 |
절차 |
담당기관 |
주요 검토사항 |
| 1 |
제품 허가 |
식약처 |
제품의 안전성, 유효성 |
| 2 |
신의료기술평가/혁신의료기술/평가유예 |
보건의료연구원(NECA) |
의료행위 관점에서의 안전성, 유효성 |
| 3 |
보험 등재∙수가 결정 |
건강보험심사평가원/국민건강보험공단 |
비용 효과성, 급여 적정성 |
| 4 |
의료현장 도입∙확산 |
개별 의료기관 |
임상 적합성, 구매 의사결정 |
디지털의료제품법 시행 이후 이러한 규제 레이어링 현상은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디지털 헬스 제품은 하나의 법률만으로 평가되지 않고, 제품 허가 체계, 의료행위로서의 의료기술평가 체계, 실제 사용에 대한 보상 여부를 결정하는 보험보상 체계가 서로 맞물리며 복수의 규제 층위에서 검토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제품이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과 의료현장에서 실제로 널리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 사이에는 여전히 제도적 간극이 존재합니다.
사업 구조 설계 단계에서 이러한 다층적 규제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으면, 기업은 허가는 취득했음에도 정작 의료기관에서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는 허가 전략, 시장 진입 전략, 의료현장 적용 전략이 별개로 설계되어서는 안 됩니다. 제품의 법적 성격, 의료행위와의 관계, 의료기술평가 및 보험보상 체계와의 접점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입체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5. 종합 평가 및 시사점
디지털의료제품법은 디지털 기술 기반 제품을 별도 규율 체계에서 평가·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국내 디지털 헬스 규제 체계 전환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법의 시행만으로 인허가, 의료현장 적용, 데이터 활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닙니다. 제품 분류·품목 해석, 업데이트와 데이터 기반 성능 관리, 신의료기술평가와 건강보험 수가 체계와의 접점에서 여전히 다양한 실무 쟁점이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법이 생겼으니 그 틀에 맞춰 가면 된다’는 접근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개별 제품의 특성과 사업 모델을 전제로, 인허가 전략, 의료현장 적용 구조, 데이터 거버넌스, 계약·보상 구조, 내부 통제 체계를 설계 단계부터 함께 짜는 통합 전략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병원, 개발사, 판매사, 연구기관 등 여러 주체가 함께 참여하는 디지털 헬스 사업에서는 각자가 어떤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 데이터를 활용해 나온 결과물은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누가 어떤 책임을 부담하는지, 비용은 어떻게 나눌 것인지를 계약 단계에서 명확히 정해 둘 필요가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구조가 명확하지 않으면, 향후 데이터를 활용해 제품 성능을 관리하거나 개선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의 경쟁력은 기술 그 자체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그 기술을 둘러싼 규제, 데이터, 계약, 신뢰의 구조를 얼마나 정교하고 일관되게 설계·운영할 수 있는지가 디지털 헬스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입니다.
법무법인(유) 광장의 디지털 헬스팀은 보건복지부, 식약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유관기관 출신의 고문 및 전문위원들과 함께, 이러한 통합적 관점에서 새로운 유형의 디지털 헬스 제품이 시장에 진입하고 의료현장에 안착하는 전 과정을 자문해왔습니다. 인허가, 신의료기술평가, 건강보험 등재, 데이터 활용 구조, 계약 설계 및 규제 대응 체계를 아우르는 종합적 검토를 통해, 디지털 헬스 비즈니스 전주기에 걸친 실질적인 사업화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규제 환경 속에서 디지털 헬스 제품의 기획·개발, 시장 진입, 의료현장 적용, 데이터 활용 구조와 관련하여 전문적인 검토가 필요하신 경우, 법무법인(유) 광장 디지털 헬스팀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