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일 시행된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34조의2에 따른 국외투과단체 과세특례제도(
본건 특례)는 해외 도관체에 대한 국내외 세무상 취급의 불일치, 즉 혼성불일치(hybrid mismatch)로 인하여 조세조약의 적용이 부인될 수 있는 구조적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되었습니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됨에 따라, 미국 투자와 관련하여 한 · 미 조세조약상 고정사업장(permanent establishment,
PE)의 부재를 근거로 미국 내 사업활동 관련 소득(effectively connected income,
ECI)에 대한 미국의 과세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ECI 포지셔닝'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최근 확대되고 있습니다. 본 뉴스레터에서는 본건 특례가 ECI 포지셔닝의 실행 가능성에 미친 영향과 함께, 이를 채택함에 있어 실무상 유의하여야 할 주요 쟁점을 검토합니다.
1. 제도 도입 경과 및 최근 동향
1) 도입 배경 및 효과
본건 특례 도입 이전에는 해외에서도 관체(pass-through entity)로 취급되는 단체가 국내 세법상으로는 비도관체로 취급됨에 따라, 국가 간 세무상 취급의 불일치가 발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이 현지에서는 도관체이나 국내에서는 비도관체로 취급되는 단체를 이른바 역혼성 단체(reverse hybrid entity)라 하며, 이러한 불일치로 인해 현지에서 조세조약의 적용이 부인되어 추가적인 과세가 이루어질 리스크가 존재하였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투자 구조 설계 단계에서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원천징수 및 세금 신고 등 사후 운영 측면에서도 실무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왔습니다.
본건 특례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기 위하여, 현지 세법상 도관체로 취급되는 단체를 국내 세법상으로도 도관체로 취급하고 해당 단체의 소득을 출자자 단계에 귀속시켜 과세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혼성 불일치에 기인한 조세조약 적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었으며, 특히 미국 투자에 있어서는 한·미 조세조약상 소득의 귀속자 및 조약 혜택을 주장할 수 있는 주체의 확정에 관한 법적 정합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실무적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ECI 포지셔닝 논의의 확산
이와 같은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최근에는 그간 미국 투자 시 주요 검토 이슈가 되어 왔던 ECI에 대한 리스크를 한미 조세조약을 통해 관리하려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본건 특례 시행 이후 해외 펀드의 GP(General Partner)들이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해당 펀드 투자에서 발생 가능한 ECI에 대해서 (i) 한·미 조세조약상 PE가 없거나 해당 소득이 PE에 귀속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ii) 미국의 과세권이 제한되고, (iii) 그 결과 미국 내 과세가 배제(비과세)될 수 있다는 취지의 ECI 포지셔닝을 제안하는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세무 관점에서 PE 성립 여부는 해당 투자와 관련하여 미국 내에 사업상 실질(예: 인력·고정된 장소·대리인 활동, 주요 의사결정 및 기능 수행)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 실질이 국내 투자자(또는 투자가구)에 귀속되는지에 의해 좌우됩니다.
다만, 국내 투자자의 아웃바운드 투자는 실무상 투자신탁 등 집합투자기구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구조에서는 국내 투자자(또는 해당 투자자가 활용하는 집합투자기구)가 미국 내 인력·장소·대리인 또는 투자 관련 의사결정 기능을 직접 보유·수행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ECI 발생 가능성이 존재하는 투자 구조에서도 한·미 조세조약에 따른 과세 제한 가능성을 검토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2. ECI 과세 구조와 조세조약의 적용
ECI는 미국 연방세법상의 비거주자가 미국 내에서의 사업 활동(U.S. trade or business,
USTB)을 영위하는 것으로 취급되는 경우 그 사업 활동과 실질적으로 관련된 소득을 의미합니다. ECI로 분류되는 경우 단순한 원천징수 이슈를 넘어, 국내 투자자 단계에서 해당 소득에 대한 직접적인 미국 세금 신고·납부 등과 같은 컴플라이언스 부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조세조약은 ECI에 대한 미국 과세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조약상 사업소득(business profits) 조항을 통해 미국의 과세권을 PE의 존재 및 귀속성(attribution) 기준으로 제한하는 구조로 작동합니다. 따라서 조세조약의 적용을 신청하는 해외 투자자가 (i) 미국 내 PE를 보유하지 않거나 (ii) (혹은 보유하더라도) 해당 소득이 미국 내 PE에 귀속되지 않는다는 점이 사실관계로 뒷받침된다면, 조세조약에 의거하여 ECI에 대한 미국에서의 과세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3. 본건 특례와 ECI 포지셔닝의 실무적 의의
ECI 포지셔닝은 관련 요건을 충족하는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조세조약상 사업소득 조항을 근거로 과세 제한 논리를 구성한 뒤, 이를 실제 원천징수 및 신고 의무 이행 과정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이행함에 있어 통상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조세조약 혜택을 신청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그리고 “그 주체가 조세조약 목적상 해당 소득의 귀속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본건 특례는 해외 도관체에 대한 국내 세무상의 소득 귀속 구조를 출자자 단계로 제도적으로 정리함으로써, 위와 같은 조약 적용 주체 및 소득 귀속자 확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ECI 포지셔닝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실무상 ECI 발생 가능성이 높은 투자에 대해서는, 현재 미국 내 별도 법인(소위
blocker corporation)을 설립하여 해당 blocker가 ECI를 수취하고 blocker 단계에서 미국 연방 법인세를 납부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리스크 관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blocker 단계에서 법인세 부담이 발생하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현금 흐름 및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전에는 ECI에 해당하는 소득을 투자자 단계에서 직접 수취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신고·납부 및 관련 컴플라이언스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판단 하에, 일정 수준의 tax leakage를 감수하고서라도 blocker를 사용하는 방안이 대부분 채택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조세조약상 요건과 이를 뒷받침할 사실관계를 확보하고, 원천징수 및 신고까지의 운영 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정립할 수 있다면, ECI 포지셔닝은 blocker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ECI 관련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tax leakage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물론, 국내 투자자가 대체로 아웃바운드 투자 시 미국 내 고정사업장을 형성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되도록 투자 구조를 수립한다는 점은 ECI 포지셔닝을 하는 데 있어 유리한 출발점이 될 수 있으나, 그 자체로 긍정적인 결론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조세조약 혜택을 주장하는 주체의 지위(투자기구/수익자), 조세조약상 요건의 충족 여부 및 USTB/PE 판단을 좌우하는 실제 이행 방식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ECI 포지셔닝이 실무적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4. ECI 포지셔닝 채택 시의 실무상 고려 사항
조세조약을 근거로 ECI 포지셔닝을 취하는 경우, 사안에 따라 해당 조세조약의 적용을 위한 서식 제출 등이 요구될 수 있습니다. 다만, 투자 실행 이후에는 GP 등 상대방과의 협의 여지가 제한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준비는 거래 초기 단계에서부터 체계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i) 조세조약의 적용 주체를 확정하고 관련 서류를 사전에 준비하는 한편, (ii) 상대방의 협조 의무를 구체화하여 이를 관련 계약 또는 side letter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요 검토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조세조약 적용 주체(투자기구/수익자 등)의 확정 및 이에 따른 Form W-8BEN 또는 W-8BEN-E 등 관련 서식의 준비
■ ECI 포지셔닝 채택 시 신고 주체·일정·비용 부담 등 컴플라이언스 관련 사항에 대한 사전 합의
■ GP 등 상대방의 협조 범위(Schedule K-1 등 세무 정보의 제공 범위 및 일정, 원천징수 관련 절차, 지연 시 대응 방안 등)를 관련 계약/side letter에 반영
■ ECI 포지셔닝이 미국 과세당국(Internal Revenue Service,
IRS)에 의해 부인될 경우에 대비한 잠재적 리스크(과소 신고 가산세, 이자 부담 등)의 사전 평가
5. 종합 평가 및 시사점
본건 특례의 도입으로 역혼성 단체에 대한 국내외 세무상 취급의 불일치가 제도적으로 정리됨에 따라, 조세조약에 기반한 ECI 포지셔닝의 실행 가능성이 종전에 비해 한층 높아진 것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ECI 포지셔닝의 실효성은 (i) USTB 및 PE 관련 사실관계, (ii) 국내·해외 관점에서의 소득 귀속자에 대한 정합성, 그리고 (iii) 원천징수 및 신고에 이르는 운영 체계의 일관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본건 특례의 적용만으로 자동적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즉, 개별 투자의 구체적 사실관계와 운영 방식에 따라 그 실효성이 좌우되는 만큼, 투자 초기 단계에서부터 국내·미국 양측의 세무 쟁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구조 설계와 운영 계획의 수립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나아가, ECI 포지셔닝의 활용이 확대됨에 따라 향후 IRS의 검증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포지셔닝의 근거가 되는 사실관계와 조약 적용 논리를 사전에 견고히 구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본건 특례를 통해 확립된 소득 귀속 구조의 정합성 확보라는 접근 방식은 미국 외 다른 투자 대상국에서의 조세조약 적용 국면에서도 유사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투자자의 아웃바운드 투자 전반에 걸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입니다.
법무법인(유) 광장 조세그룹은 본건 특례의 신청 및 적용과 관련한 실무와 더불어, 한·미 조세조약 및 ECI 관련 쟁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국내 투자자의 아웃바운드 투자 시 발생할 수 있는 세부담과 컴플라이언스 리스크를 균형 있게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하신 경우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