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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ACP)에 대한 대법원 결정과 의뢰인의 방어권 보호

Published on
2026.02.24
법무법인(유)광장은 2024년 2월, 검찰이 자산운용사인 의뢰인과 법무법인(유)광장 소속 변호사와의 의사 교환 자료를 압수한 사안에 대한 준항고 사건에서 해당 자료는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의 대상이라서 위법하다는 주장을 하여 일부 인용 결정을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4. 2. 23. 자 2023보4 결정).

이에 대해 대법원은 최근 “피의자 또는 피고인과 변호인(변호인이 되려는 사람 포함) 사이에 생성된 법률자문 서류 등에 대한 압수는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판시하며 검사의 재항고를 기각하고 법무법인(유)광장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대법원 2026. 2. 20. 자 2024모730 결정).

우리나라는 2026년 1월 29일 본회의를 통과한 변호사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Attorney-Client Privilege, ACP)에 관한 명시적인 입법 근거가 부재하여, 법률자문 과정에서 생성된 문서와 전자정보가 수사기관의 광범위한 수사 대상이 되는 구조적 한계가 지속되어 왔습니다. 법무법인(유)광장은 압수수색 초기 단계부터 변호사와 의뢰인 간 의사 교환 자료에 대한 압수는 헌법과 법률에 반하는 위법한 조치라는 점을 일관되게 주장함으로써 사법적 판단의 전환을 이끌어냈습니다.

1. 사실관계: 의뢰인이 보관하고 있던 변호사와의 의사 교환 자료에 대한 광범위한 압수처분
    검찰은 2023. 7. 경 A자산운용사 대표 및 임직원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을 수사하면서, 회사가 보관하고 있던 법무법인(유) 소속 변호사와의 의사 교환 자료를 다수 압수하였습니다. 압수 대상에는 변호사가 작성한 법률자문 의견서, 과거 피의자 또는 피고인 지위에서 변호인과 주고받은 문서, 이메일 및 메시지 등 전자정보 등이 광범위하게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법무법인(유)광장은 압수수색 현장에서부터 해당 자료가 변호사와 의뢰인 간 의사 교환에 해당하여 위법하다는 점을 즉시 지적하고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해당 자료 일체를 압수하였고, 이에 의뢰인은 압수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준항고를 제기하였습니다.

2. 원심 법원의 판단
    법무법인(유)광장은 준항고 절차에서 다음을 중심으로 압수처분의 위법성을 주장하였습니다.
        1)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와 형사소송법 및 변호사법 등에서 규정한 변호사의 비밀유지의무 등에 비추어,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에서 법률자문을 목적으로 비밀리에 이루어진 의사 교환은 원칙적으로 공개를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2) 주요 법치국가들이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의 자유로운 의사 교환을 보장하고 있는 점

        3) 형사소추의 위험에 대비하고 실질적인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변호인과의 신뢰에 기초한 비밀 보장이 필수적이라는 점

        4) 수사기관이 이러한 소통을 사후적으로 선별·활용하는 것은 무기대등의 원칙을 훼손한다는 점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위 주장을 받아들여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에서 의뢰인이 법률자문을 받을 목적으로 비밀리에 이루어진 의사 교환에 대하여는 변호인이나 의뢰인이 그 공개를 거부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고, 압수처분 중 A자산운용사와 변호사 사이의 메시지, 전자메일과 변호사 작성 서류 등 의뢰인과 변호사 간 의사 교환 자료 일체에 대한 압수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3. 대법원의 판단: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실질적 가치에 대한 사법부의 확인
    대법원 또한 변호인과 의뢰인 간 의사 교환 자료의 성격과 압수 경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압수로 인하여 준항고인들의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이 중대하게 침해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대법원은 (1) ACP는 단순한 직업윤리가 아니라 헌법에서 천명하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목적과 실천적 의의 및 그 구체적 구현을 위한 본질적인 내용임을 명확히 하였고, (2) 피의자 또는 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 생성된 형사사건에 관한 법률자문 서류 등에 대한 압수는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는 ACP의 헌법적 근거와 그 보호 범위를 명시적으로 선언한 최초의 대법원 판단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다만, 대법원은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승낙한 경우, 변호인이 피의자 또는 피고인과 공범 관계에 있거나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범죄 기타 위법 행위에 관여한 경우 등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법률자문 서류 등에 대한 압수가 허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와 같은 예외는 엄격하게 해석·적용되어야 함을 분명히 하면서, 그 판단에 있어서는 범죄 혐의의 중대성, 압수물의 증거가치 및 중요성, 압수로 인하여 침해되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는 ACP가 수사기관에 의해 용이하게 제한될 수 있는 권리가 아님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나아가 대법원은 ACP의 법리적 근거를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에서 직접 도출함으로써, 입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던 시기에도 헌법에 기초하여 ACP를 주장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따라서 2026년 1월 29일 통과된 개정 변호사법의 해석에 있어서도, 법문에 명시된 범위를 넘어 ACP의 취지와 헌법적 의미를 적극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중요한 기준이 제시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4. ACP 확립 이후 기업 및 의뢰인의 대응 전략
    2026년 개정 변호사법 제26조의2의 신설과 이번 대법원 결정으로, ACP에 관한 법리가 분명하게 확립되었습니다. 개정법과 이번 대법원 결정에 따르면 변호사는 의뢰인과의 비밀 의사 교환 내용뿐만 아니라 수임 사건과 관련해 작성한 서류 및 전자자료 전반에 대하여 수사기관의 공개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게 됩니다. 또한 이 사건 대법원 결정을 통해 의뢰인 역시 변호사와의 의사 교환 내용에 대한 비밀 유지를 실질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업과 의뢰인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실무적으로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 체계적 분류·관리 시스템 구축
        법률자문을 목적으로 생성된 자료에 대하여 별도의 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ACP 요건 충족 여부가 객관적으로 드러나도록 문서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형식적인 일괄 표시는 오히려 보호 범위를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신중한 운용이 요구됩니다.

    ■ 내부 가이드라인 정비
        법무·컴플라이언스 조직을 중심으로 내부 가이드라인을 정비하여, 외부 변호사와의 소통 절차를 표준화하는 등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 압수수색 대응 체계 마련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현장에서 ACP 대상 자료 여부를 즉시 식별하고, 개정법 및 이번 대법원 결정에 근거한 이의 제기 및 공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응 프로토콜을 사전에 구축해야 합니다.

    ■ 디지털 포렌식 대응 강화
        특히, 전자정보 형태의 자료가 포함된 경우에는 디지털 포렌식 전 과정에 대한 전문적 관리가 필수이며, 부당한 추출이나 선별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관여가 필요합니다.

5. 맺음말
    이번 대법원 결정과 2026년 변호사법 개정을 통하여,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은 우리 법제 내에서 명확한 헌법적·입법적 근거를 갖춘 제도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법무법인(유)광장 형사그룹은 앞으로도 변화하는 법 환경에 부합하는 전문성과 전략적 대응 역량을 바탕으로, 의뢰인의 방어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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