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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국제통상연구원』 EU의 철강 수입 규제안: 배경 및 시사점 - Issue Brief, 2025

Published on
2025.11.04
EU 집행위원회는 2025년 10월 7일, 「EU 철강 및 금속산업 행동 계획(EU Steel and Metal Action Plan, 2025. 3. 7.)」에서 제시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새로운 철강 수입 규제안(proposal)을 공개했습니다. 이 규제안은 2026년 6월 만료 예정인 현행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의 효과를 연장하여, 미국의 2018년 철강 232조 관세 부과 이후 지속된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과 불공정 무역 문제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EU는 이를 통해 한시적 조치를 구조적 규제로 전환하려는 정책 방향을 제시하였습니다.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은 이번 이슈 브리프를 통해 EU 철강 수입 규제안의 배경, 주요 내용과 시사점을 다각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I. 배경: 글로벌 철강 규제 동향과 EU의 철강 세이프가드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global steel overcapacity) 문제에 대해 미국 트럼프 1기 행정부(2017–2021)는 ‘국가 안보 및 공정 무역에 대한 핵심 위협’을 이유로 무역 확장법 제232조에 따라 2018년 3월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하였다. 이로 인해 세계 철강 시장에 충격이 발생하였고, EU는 미국의 고율 철강 관세에 막힌 제3국 철강 제품이 EU 역내로 수입 전환되는 것을 방지하여 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2018년 7월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했다. 동 조치는 2015–2017년 평균 수입량을 기준으로 국가별 쿼터를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수입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으며, 이후 2차례 연장되어 2026년 6월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결과적으로 EU의 세이프가드 조치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232조 조치로 인한 파급 효과를 흡수하기 위한 방어적 메커니즘으로 기능하고 있다.

    당시 미국 트럼프 1기 행정부는 한국, EU 등 주요 철강 수출국과 개별 협정을 체결하여 관세 예외를 부여하거나 수출량을 제한하는 개별적 ‘합의(arrangements)’ 체계를 구축했다. 예컨대, 한국의 경우, 당시 대미 수출 철강 물량의 70% 수준인 163만 톤의 쿼터를 설정하였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2025) 출범 이후 기존 주요 수출국과의 합의를 일방적으로 종료하고, 미국은 다시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전면적으로 25% 관세를 부과하였으며 이후 이를 50%로 인상하였다. 이로 인해 다시금 EU 철강 산업 내 생산과 고용이 감소하는 등 충격이 발생하였으며, EU 내부에서도 세이프가드 종료 이후 역내 산업 보호를 위한 새로운 제도적 대응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최근 EU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철강 규제안은 단순한 수입 규제의 연장이 아니라, 미국발 통상 불확실성의 장기화와 전 세계 과잉 공급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적 산업 방어 체계의 재설계로 이해할 수 있다.

II. EU의 철강 수입 규제안 분석
    1. 규제안의 주요 내용
        EU는 이번 규제안을 통해 철강 수입 규제의 회피(circumvention) 및 우회 수입(re-routing)을 방지할 목적으로 원산지 규정 및 관세 제도를 결합하여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려 한다고 하면서, 이와 동시에 무역 파트너 국가들과 협상을 통해 균형 잡힌 공급망 구조와 상호 보완적 무역 체제를 구축할 계획을 밝혔다.

        먼저 EU는 연간 무관세 수입 물량을 1,830만 톤으로 제한하고자 한다. 이는 현행 세이프가드 체제하 지난해 전 세계 관세 할당 물량인 3,053만 톤 대비 약 47% 감축한 물량으로서, 분기별로 관리하고 이월은 허용하지 않는다. 할당은 제품군별로 배분되며, 제품 분류 기준은 「통합 품목 분류(Combined Nomenclature)」 코드에 따라 제안서 부속서 I(Annex I)에 규정된다. 특정 제품군에 대해서는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 상황에 따라 할당량이 변동될 수 있도록 설계한다.

        둘째, 쿼터 초과 수입에 대한 관세를 50%로 상향한다. 기존의 쿼터 초과분(out-of-quota)에 적용되는 25% 추가 관세를 50%로 인상하는 것이다. EU 집행위는 이 조치는 “다른 주요 시장의 철강 관세 수준”, 즉 미국의 관세 수준을 반영한 것이라고 정당화하면서, EU 역내 수입 시 적용되는 기존 관세에 더해 추가적으로 부과된다.

        마지막으로 EU는 조강(Melt and Pour) 기준 원산지 증명 요건을 도입하고자 한다. 조강 기준 원산지의 경우, 최근 OECD 산하 세계 철강 과잉 설비 글로벌 포럼(GFSEC)에서도 철강 원산지 추적과 무역 조치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 수집의 기준으로 제시된 바 있으며, 이번 규제안 또한 이러한 취지를 반영하였다. 구체적으로 철강 규제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철강 및 철 제품의 최초 용융·주조국(country of melt and pour)을 증명하는 서류(예: 제강소 증명서)를 의무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 등 특정 국가산 철강이 우회 수출 형태로 EU 시장에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며, EU 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미국이 멕시코, 캐나다와 체결한 USMCA에서도 유사하게 규정되어 있다.

        EU와 자유 무역 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의 수입품도 원칙적으로 본 쿼터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다만,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은 EU 시장과의 높은 통합 수준을 고려하여 제안된 관세 할당 대상에서 면제된다. 또한 EU 집행위원회는 우크라이나 등 안보상 예외적 상황에 처한 국가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동 규제안은 철강 수입에 대한 관세 및 쿼터를 엄격한 모니터링 및 주기적 검토 체계 아래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관세 할당은 EU 집행위원회와 회원국이 공동으로 관리하며 분기별로 운영된다. 분기 종료 후 20번째 근무일에 집행이 마감되며 미사용 물량은 다음 분기로 이월되지 않는다.

EU 철강 수입 규제안의 주요 내용
조치항목 주요 내용
무관세 수입 쿼터 축소 연간 18.3백만 톤 수준으로 제한 (2024년 기준 쿼터 대비 약 47% 축소)
쿼터는 WTO 회원국에게 국가별로 배정(country-specific allocations) 예정
분기별 TRQ 관리 및 이월 금지
쿼터 초과분 관세 인상 현재 25%인 초과 수입 관세를 50%로 인상
원산지 추적 조항 (조강국 기준 규정) 철강이 어느 국가에서 조강(melt and pour)되었는지 명시하도록 요구하여 우회 수입을 방지
예외 대상 설정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유럽 경제 지역(EEA) 회원국은 쿼터 및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
모니터링 및 검토 관세 할당은 EU 집행위원회와 회원국이 공동 관리하며 분기별 운영, 분기 종료 후 20번째 근무일에 집행 마감, 미사용 물량은 다음 분기로 이월 불가

        이번 규제안은 EU의 ‘일반 입법 절차(ordinary legislative procedure)’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에서는 EU 집행위원회가 제출한 제안이 의회(European Parliament)와 이사회(Council of the EU)의 심의 및 조율을 거쳐 양측이 동일한 문안에 합의해야 최종 채택이 가능하다. 일반 입법 절차는 입법적 행위(안) 제출, 1독회, 2독회, 조정위원회, 3독회 순으로 진행된다. 이 절차는 통상적으로 짧게는 3개월에서 20개월이 소요되지만, 현행 세이프가드의 일몰 조항이 2026년 6월 30일에 만료될 예정이므로 규제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입법 절차가 신속히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2. 개별 회원국에 대한 쿼터 배분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규제안이 개방적 시장 원칙을 유지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무역 상대국에게 일정한 수입 쿼터를 배분함으로써 시장 접근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별 쿼터의 구체적 규모나 배분 기준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며, 새로 제안된 50% 관세가 WTO에서 현재 EU가 약속한 양허 관세율(bound tariff rate)을 초과하게 됨에 따라, 상기 EU의 제안상 국별 쿼터 배정은 GATT 제XXVIII조에 따른 양허 변경 보상 협상(compensatory negotiation) 절차를 통해 이행하도록 규정하였다. 이는 FTA 체결국에 한정되지 않으며, WTO 회원국 중 주요 철강 공급국을 대상으로 협상을 거쳐 국가별로 쿼터가 배분된다.

III. 평가 및 시사점
    첫째, EU는 중국산 철강의 과잉 생산과 저가 공세,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 등 외부적 요인과 경기 침체, 공급망 혼란, 수입 고착화와 철강 산업의 고비용 구조 등 내부적인 요인으로 역내 철강 산업의 대외 경쟁력이 약화되고 수입 의존적 구조로 변화되어 온 점에 주목하여 글로벌 세이프가드를 시행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가 강화되고 있고 지속적인 역내 수요 감소, 생산 감소와 고용 축소가 이어지고 있음에 비추어 세이프가드가 종료된 이후 역내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해 쿼터 조정, 쿼터 초과분 관세율 인상 및 조강 기준 도입 등의 제도화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이는 한시적 조치인 세이프가드에서 나아가 EU 역내 규범(regulation)을 통한 제도화라는 점에서 역내 철강 산업 보호가 한층 견고해질 것임을 시사한다.

    둘째, EU는 형식적으로는 다자 규범의 합치성을 위해 GATT 제XXVIII조에 따른 보상 협상을 통해 국별 쿼터를 설정하고 FTA 체결국과는 양자 세이프가드 규정을 원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협상 과정이 복잡하고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비추어 EU와의 철강 교역에 불확실성이 고조될 것이다. 또한 EU와 미국 간 양자 공동 성명에는 철강 과잉 생산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규정이 있고 중국 등 주요 수출국의 반발이 예상되어 향후 양자 협상 추이도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EU 집행위원회는 내년 6월까지 동 입법안을 이사회 및 유럽 의회를 거쳐 발효시키고 발효 후 매 2년마다 검토를 할 계획을 갖고 있어, EU 내부의 협의 과정과 정례 검토 절차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셋째, EU의 조치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부득이한 조치로서 WTO 합치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과 EU가 중국의 과잉 생산을 견제하기 위해 고관세 부과를 함으로써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타 국가들에게도 부수적인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으로서는 EU와 FTA 체결국으로서 EU 측과 협상을 해야 하는바, 이미 EU가 노르웨이 및 아이슬란드 등 EEA 국가에 대한 쿼터 부과 면제를 발표하고 영국과 FTA에 따른 대우를 발표한 바, 우리나라도 이런 국가의 전례를 참고하여 쿼터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다. EU가 조강 기준을 강화함에 따라 대 EU 교역을 하는 우리 기업에 대한 영향도 검토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우리도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고 차별적 대우를 받지 않으려면 최근 강화되고 있는 원산지 기준을 도입하는 문제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EU의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한 국내 제도 제정과 이행 과정이 단순히 철강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국제 통상 질서에 따라 적극적인 산업 보호 조치로 전환하려는 EU의 의도로 분석되므로, 정부와 기업은 이러한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이에 기민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법률 전문가의 조언과 자문을 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1) European Commission. COM/2025/0726, “Proposal for a Regulation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Addressing the Negative Trade-Related Effects of Global Overcapacity on the Union Steel Market” (2025.10.7). 참조: [https://eur-lex.europa.eu/legal-content/EN/TXT/?uri=celex%3A52025PC0726]
2) 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Trump’s Trade War Timeline: An Up-to-Date Guide”, (2025.1.20). 참조: [https://www.piie.com/sites/default/files/documents/trump-trade-war-timeline.pdf]
3) Commission Implementing Regulation (EU) 2019/159 of 31 January 2019 imposing definitive safeguard measures against imports of certain steel products (OJ L 31, 1.2.2019, p. 27 , ELI: [http://data.europa.eu/eli/reg_impl/2019/159/oj].
4) Commission Implementing Regulation (EU) 2024/1782 of 24 June 2024 amending Implementing Regulation (EU) 2019/159, including the prolongation of the safeguard measure on imports of certain steel products (OJ L, 2024/1782, 25.6.2024, ELI: [http://data.europa.eu/eli/reg_impl/2024/1782/oj].
5) 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PIIE), “Trump’s Trade War Timeline: An Up-to-Date Guide”, (2025.1.20). 참조: [https://www.piie.com/sites/default/files/documents/trump-trade-war-timeline.pdf]
6)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CRS), “Presidential 2025 Tariff Actions: Timeline and Status” (2025.9.16). 참조: [https://www.congress.gov/crs-product/R48549]
7) Eurofer, “European Steel in figures 2025”, (2025). 참조: [https://www.eurofer.eu/publications/brochures-booklets-and-factsheets/european-steel-in-figures-2025]
8) European Commission. COM/2025/0726, “Proposal for a Regulation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Addressing the Negative Trade-Related Effects of Global Overcapacity on the Union Steel Market” (2025.10.7), Recital 18.
9) 총 관세 할당량(volume of tariff quotas)은 2013년 당시 EU 시장에서 수입품이 차지한 시장 점유율(약 13%)을 기준치로 삼아, 2024년 EU 철강 시장의 전체 소비량(이용 가능한 최신 연도 통계)에 이를 적용하여 산정한다. 그 결과, 연간 관세 할당량은 18,345,922톤으로 계산된다. 이 계산에는 현재 수입 금지 조치가 적용 중인 러시아 및 벨라루스산 철강 수입분은 포함되지 않는다.
10) European Commission. COM/2025/0726, “Proposal for a Regulation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Addressing the Negative Trade-Related Effects of Global Overcapacity on the Union Steel Market” (2025.10.7), Recital 18.
11) Ibid, Article 1.
12) Ibid, Article 3.
13) Global Forum on Steel Excess Capacity
14) GFSEC, “Global Forum on Steel Excess Capacity Ministerial Statement”, (2025. 10. 10). ([https://www.meti.go.jp/press/2025/10/20251011002/20251011002-d.pdf])
15) European Commission. COM/2025/0726, “Proposal for a Regulation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Addressing the Negative Trade-Related Effects of Global Overcapacity on the Union Steel Market” (2025.10.7), Recital 2.
16) Proclamation 10783, ”Adjusting Imports of Steel Into the United States”, (2024.7.15). 미국은 멕시코산 철강 제품에 대해 ‘조강’ 기준을 적용하여, 멕시코·캐나다·미국 외에서 생산된 경우 제232조 관세율을 인상하기로 했다. 관세 면제를 받으려면 철강은 세 나라 중 하나에서 제강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미국은 멕시코산 철강 수입의 환적 방지와 과잉 생산 억제를 도모하고, 조치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17) European Commission. COM/2025/0726, “Proposal for a Regulation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Addressing the Negative Trade-Related Effects of Global Overcapacity on the Union Steel Market” (2025.10.7), Article 1bis.
18) Ibid. Recital 25.
19) Ibid, Article 2.
20) European Parliament, “Ordinary Legislative Procedure”, (2025.3). 참조: [https://www.europarl.europa.eu/olp/en/ordinary-legislative-procedure/overview]
21) 예외적인 세계 정세로 인해 법안 채택이 빠르게 진행된 사례들이 있다. 예를 들어, COVID-19 팬데믹 회복을 위한 재정적 법안(2020/0151-0152-0155-0156(COD))은 7개월, 우크라이나를 위한 무역 자유화 조치에 관한 법안(2024/0028(COD))은 3개월도 채 걸리지 않게 채택된 예외적인 사례가 있다. European Parliament, “Handbook on the Ordinary Legislative Procedure”, (2025.3).
22) European Commission. COM/2025/0726, “Proposal for a Regulation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Addressing the Negative Trade-Related Effects of Global Overcapacity on the Union Steel Market” (2025.10.7).
23) Ibid, Recital 2.
24) Bruegel, “The EU should moderate its steel protection plan” (2025.10.9). 참조: [https://www.bruegel.org/first-glance/eu-should-moderate-its-steel-protection-plan]
25) Ib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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