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세청(Internal Revenue Service, IRS)은 2025. 9. 19. General Legal Advice Memorandum(GLAM)에서 해외 투자자의 역혼성단체를 통한 미국 투자에 대한 조세 조약 적용과 관련하여 최초의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GLAM을 통해, 그간 미국 펀드 투자 구조에서 실무상 통상적으로 취해 온 조세 조약 적용과 관련한 세무상 포지션이 공식적으로 확인됨에 따라 관련 세무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완화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1. 역혼성단체를 통한 미국 아웃바운드 투자 실무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그간 자본시장법상 투자신탁을 활용한 해외 투자 방식을 주로 사용해 왔으며, 특히 미국 투자의 경우에는 미국 연방세법 산하 시행규칙(Treasury Regulations) 제301.7701-1조 이하의 check-the-box rule을 활용하여, 해당 투자신탁이 미국 원천 소득의 수익적 소유자로서 한·미 조세 조약상 원천세 감면 혜택을 적용받는 구조를 채택해 왔습니다. 다만, 국내 투자신탁이 조세 조약상 거주자로 인정될 수 있는지, 또는 투과 과세 단체(fiscally transparent entity)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실무상 혼선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 중에서도 국내 투자신탁에 대한 거주자 증명서 발급 여부는 대표적인 쟁점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세무서별로 발급 판단이 달라 실무상 적지 않은 혼선이 있었으나, 2025년 세법 개정안은 일정 요건(예를 들어 수익적 소유자가 모두 거주자 또는 내국법인일 것)을 충족하는 경우 투자신탁에도 거주자 증명서 발급이 가능하도록 명확히 규정하였고, 개정 법률이 시행되는 2026년부터는 이 점에 관해서는 명확하게 정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최근 몇 년간에는 국내 투자자가 역혼성단체(reverse hybrid identity)를 통해 해외에 투자하는 경우에도 조세 조약 적용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졌습니다. 역혼성단체란, 동일한 조직에 대해 각 관할권이 서로 다른 세무상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관할권 간 과세상 불일치가 발생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과거에는 국내 세법상 외국의 펀드(예: Delaware Limited Partnership) 등 다양한 단체가 투과 과세 단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국내 세법상의 명확한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유럽연합이나 미국의 역혼성단체 방지 규정이 적용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에 대한 해외에서의 추가 과세 또는 조세 조약 혜택 불인정 위험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국내 투자자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국외 투과 단체에 대해 신청을 하는 경우, 국내 세법상으로도 투과 과세 단체로 취급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되어 2023. 1. 1. 시행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제도상 조세 조약 적용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완화되었으며, 이러한 실무는 현재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2. 미국 국세청이 발표한 GLAM의 주요 이슈
이번 GLAM은 미국에서는 법인으로 과세되지만 설립지국 또는 투자자의 거주지국에서는 투과 과세 단체로 분류되는 비미국 단체, 즉 역혼성단체를 통한 미국 투자의 경우 지점이익세(branch profits tax, 지점세) 및 조세 조약 적용 여부를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다만, Treasury Regulations 제1.884-1조 (g)항은 일정 요건을 만족하는 적격 한국 거주자(qualified residents)에 대해서는 지점세를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한국 투자자의 미국 투자에서 지점세가 실무상 주요 쟁점이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러나 이번 GLAM은 단순히 지점세 문제를 넘어, (i) 역혼성단체를 통한 미국 투자에 대한 조세 조약 적용 방법, (ii) 실질적 영업 소득(effectively connected income, ECI)에 대한 조세 조약상의 접근, (iii) 세금 신고 주체 등 한국 투자자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3. ECI와 지점세의 개념
비미국 회사가 미국 내 영업 활동(U.S. trade or business)을 상당한 정도로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수행할 경우, 그 소득은 미국 내 영업 활동과 실질적으로 연관된 ECI로 분류되어 순 소득에 대해 연방 법인세율로 과세됩니다. 여기에 추가로 지점세가 부과되는데, 이는 비미국 회사가 미국 자회사를 통하여 미국에서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 그 자회사의 모회사에 대한 배당에 과세하는 것과 형평을 맞추기 위해, 비미국 회사가 미국 지점을 통하여 미국에서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경우 지점의 본점에 대한 배당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더라도 지점세 후 잉여 이익의 증가분에 대해 30%의 세율을 적용하여 과세하는 것입니다.
한국을 비롯한 해외 투자자는 미국 내 영업 활동으로 ECI가 발생하더라도, 해당 투자자들이 직접적으로 미국 세금 신고 의무를 부담하지 않기 위해 역혼성단체를 포함한 미국 세법상 법인으로 과세되는 Blocker를 포함하는 구조를 채택해 왔습니다.
4. GLAM의 검토 결론
GLAM은 해외 투자자가 역혼성단체를 통해 미국에 투자하여 ECI가 발생한 상황에서, 해외 투자자의 거주지국과 미국 간 조세 조약에 2016년 미국 모델 조세 조약상의 투과 과세 단체 조항(FTE 조항)과 지점세 감면 조항(BPT 조항)이 있는 경우, 조세 조약 적용 여부를 검토하였습니다. GLAM은 먼저, 역혼성단체에게 아래와 같은 일반적인 세법 해석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역혼성단체 자체는 조세 조약의 혜택을 직접 받을 수 없습니다. 해당 단체가 미국과 조세 조약을 체결한 국가에 설립된 것이라 할지라도, 세법상 투과 단체인 이상 조세 조약에서 거주자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과세 의무를 질 것(liable to tax)'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 FTE 조항에 따르면, 역혼성단체에 발생한 소득 중 조세 조약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출자자 등(owner)에게 귀속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세 조약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 조세 조약 혜택 제한 조항(limitation on benefits, 이른바 LOB 조항)은 역혼성단체의 출자자 등별로 적용되어야 합니다.
■ 역혼성단체에 발생한 ECI 중 조세 조약상 (역혼성단체 혹은 그 단체의 출자자 등의) 미국 내 고정 사업장에 귀속되지 않는 사업 소득(business profits)은 해당 소득이 조세 조약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출자자에게 귀속되는 한 조세 조약상 면세될 수 있습니다.
■ FTE 조항은 소득의 귀속자, 원천 또는 소득자의 미국 세법상 지위를 변경하지 않습니다.
■ 미국 내 사업 소득을 얻는 역혼성단체는 미국 세금 신고를 하여야 하며, 지점세 및 조세 조약상 감면 내역을 함께 신고하여야 합니다.
GLAM은 위 내용을 바탕으로 조세 조약상 FTE 조항은 사업 소득에도 적용된다고 명시적으로 인정하였습니다. 즉, 역혼성단체의 사업 소득 중 (i) FTE가 포함된 조세 조약의 거주자인 출자자 등에게 귀속되어 (ii) 해당 거주지국에서 과세 대상이 되는(subject to tax) 부분에 대해서는 조세 조약 적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사업 소득 중 역혼성단체 혹은 그 출자자 등의 미국 내 고정 사업장(permanent establishment)에 귀속되는 부분에 대해서만 미국 내 과세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BPT 및 LOB 조항의 적용 요건 충족 여부도 역혼성단체의 출자자별로 판단되어야 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다만, 미국 세법상 지점세는 개인이 아닌 '회사'에 부과되는 세금임에도 불구하고, 역혼성단체의 출자자가 개인인 경우에도 역혼성단체를 회사로 보아 지점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하였습니다.
5. 한국 투자자에 대한 시사점
상기된 바와 같이 한국 거주자는 일정한 요건을 만족할 시 지점세 면제 대상이므로 지점세 자체는 실무상 큰 이슈로 여겨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번 GLAM이 제시한 몇 가지 사항은 국내 투자자의 미국 투자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첫째, 미국 투자로 인하여 ECI 발생 시 해당 소득이 사업 소득으로서 미국 내 고정 사업장에 귀속되지 않는다면 조세 조약상 미국의 과세권이 제한된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이는 역혼성단체를 통한 투자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내 투자자의 미국 내 반복적인 대출 실행(primary lending)으로 인해서 ECI 리스크가 발생한 경우에도, 관련 소득이 고정 사업장에 귀속되지 않아 조세 조약상 면세를 주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그간 실무상 취해 왔던 세무상 포지션과 일치하고 IRS가 명시적으로 이를 인정했다는 점에서의 의미가 있습니다.
둘째, 국내 투자자가 국외 역혼성단체를 통하여 미국 투자한 구조로부터 미국 부동산 지분 관련(FIRPTA) 소득 등 예상치 못한 ECI가 발생하는 경우, 해당 소득에 대한 미국 법인세 신고 의무는 해당 역혼성단체에 있으며, 이때 적격 한국 거주자인 투자자에게 귀속되는 소득 부분은 지점세가 면제될 수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여전히 다음과 같은 의문점도 남아 있습니다.
■ 이번 GLAM에서 다룬 사실관계는 조세 조약상 FTE 조항의 존재를 전제하고 있으나, 한·미 조세 조약은 별도의 FTE 조항을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한·미 조세 조약 제3조에서 조합원 또는 수탁자에게 발생하는 소득이 한국 거주자의 소득으로서 한국의 과세 대상이 되는 범위에 한하여 조세 조약상 한국 거주자로 인정된다는 내용이 존재하나, 이를 FTE 조항과 동일하게 취급할지 여부는 불확실합니다.
■ 또한, 국내 투자신탁이 거주자 증명서를 받을 수 있게 되었더라도, 국내 법인세 납세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GLAM이 제시한 과세 대상이어야(subject to tax) 한다는 요건 충족 여부에는 여전히 해석상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결국, 역혼성단체를 통한 미국 투자는 여전히 사안별로 미국 세법 및 조세 조약 해석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며, 투자 구조 설계부터 한국 세법, 미국 세법 그리고 조세 조약 해석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법무법인(유) 광장 조세 그룹은 역혼성단체를 통한 미국 아웃바운드 투자에 대한 풍부한 자문 경험을 바탕으로, 세무 실무 전반에 대한 전문적인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향후 관련 문의가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1. GLAM은 미국 국세청 본청(Office of Chief Counsel)이 내부 프로그램 책임자 및 관리자 등에게 특정 사안이나 쟁점에 대해 법적 견해를 제공하는 법률 자문 문서입니다.
2. 해당 조항은 "각 체약국의 세법상 전부 또는 일부가 세무상 투명한 단체(fiscally transparent entity)로 취급되는 단체를 통하여 발생하거나 그 단체에 의해 발생한 소득, 이익 또는 양도 차익은 해당 체약국의 거주자(resident)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간주된다. 다만, 그러한 소득·이익·양도 차익이 해당 체약국의 과세 법상 그 거주자의 소득·이익 또는 양도 차익으로 인정되는 범위에 한하여 그러하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3. 달리 말하면, 출자자가 역혼성단체와 관계없는 별도의 미국 내 고정 사업장을 형성하고 있지 않더라도, 해당 출자자에게 귀속되는 역혼성단체의 사업 소득 중 역혼성단체의 고정 사업장에 귀속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 내 과세 대상이 됩니다.
4. 단, 이러한 해석은 역혼성단체의 지점세 측면에서만 적용되는 것으로, 미국 세법상 ECI가 아닌 이자, 배당, 임대료, 연금 등 고정적이거나 확정 가능한 소득 및 기타 정기적인 소득을 의미하는 FDAP(fixed or determinable annual or periodical) 소득에는 적용되지 않음을 명시하였습니다.
5. 단, 해당 ECI가 투자자 및 역혼성단체 어느 한쪽의 미국 내 고정 사업장에 귀속된다면, 이는 조세 조약상 미국 내 과세 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6. 다만, GLAM은 미국 연방세법상 역혼성단체 관련 조항인 894(c)조 및 OECD 모델 조세 조약 주석을 언급하며 역혼성단체를 통하여 지급된 사업 소득에 대하여서도 조세 조약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의 근거로 삼고 있어, 별도의 FTE 조항이 없는 조세 조약에 대해서도 동일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은 있다고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