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개정 외국환거래법의 개요
국회는 2026년 5월 7일, 가상자산의 확산에 따른 국경 간 거래 환경의 변화를 반영하고, 외환규제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외국환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의결하였습니다. 이번 개정법은 ① 가상자산 이전 업무의 등록 의무화 및 모니터링 체계 구축, ② 전문외국환업무 범위의 개편 및 등록 취소 근거 마련, ③ 지급절차 위반에 대한 제재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본 개정법률안은 공포 후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르면 올해 말 시행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이전 업무를 영위하는 가상자산거래소 등 관련 가상자산 사업자는 신설된 가상자산 이전 업무의 등록 요건을 사전에 준비하고, 전문외국환업무 취급업자는 개편된 전문외국환업무 범위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이번 개정 외국환거래법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II. 본 개정법의 구체적인 내용
1. 자본거래 정의 정비
현행 외국환거래법은 ‘해외지사 등을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경비’를 자본거래에서 제외하면서도(제3조 제1항 제19호 마목), 자본거래의 하위 개념인 ‘해외직접투자’에는 이를 포함시키고 있어(동항 제18호 나목) 법 체계상 불일치가 존재해 왔습니다. 이번 개정법은 해외지사 유지 경비가 자본거래의 정의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규정을 정비하였습니다.
2. 가상자산 모니터링 규정 신설: 가상자산 이전 업무 등록 의무 및 요건
본 개정법은 가상자산 관련 국경 간 거래를 제도권 내에서 모니터링하기 위해 관련 정의를 신설하고 가상자산 이전 업무의 등록 의무를 규정하였습니다
■ 주요 정의 규정(제3조 제1항)
| 구분 |
정의 내용 |
| 가상자산 |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에 따른 가상자산(제21호) |
| 가상자산사업자 |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따라 영업을 영위하는 자(제22호) |
| 가상자산 이전 업무 |
가상자산사업자가 가상자산의 매도·매수·교환 등을 통해 대한민국과 외국 간에 가상자산을 이전하거나 그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효과가 발생하는 것(제23호) |
■ 가상자산 이전 업무 등록 요건(제8조의2 제1항)
가상자산 이전 업무를 영위하려는 가상자산사업자는 다음의 요건을 갖추어 재정경제부장관에게 등록해야 합니다.
-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에 따른 신고를 마칠 것
- 전산망 연결: 외국환거래법 제25조 제2항에 따른 외국환거래, 지급 또는 수령에 관한 자료를 중계·집중·교환 또는 분석하는 기관과 전산망이 연결되어 있을 것
- 인적·물적 요건: 가상자산 이전 업무에 필요한 시설 및 전문 인력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출 것
3. 전문외국환업무 범위 개편 및 전문외국환업무 취급업자 등록 취소 근거 마련
개정법은 변화된 외환거래 환경에 맞추어 전문외국환업무의 범위를 재편하고, 전문외국환업무 취급업자의 위반 행위에 대한 등록 취소의 근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다만, 개정법 부칙 제3조에서 ‘이 법 시행 당시 전문외국환업무 취급업자는 제8조 제3항의 개정 규정에 따른 등록을 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어 기존 전문외국환업무 취급업자들이 별도로 해외지급결제업자로 등록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전문외국환업무 체계의 재편(제8조 제3항)
기존의 ‘환전업, 소액해외송금업, 기타 전문외국환업’으로 분류되던 전문외국환업무 범위를 다음과 같이 일반환전업과 해외지급결제업으로 재편하였습니다.
- 일반환전업: 외국통화의 매입 또는 매도, 외국에서 발행한 여행자수표의 매입(해외지급결제업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 한한다)
- 해외지급결제업: 전자적 방법으로 대한민국과 외국 간 거래에 따르는 지급 및 수령, 결제 및 외국통화의 매입·매도를 수행하는 업무를 신설하여 디지털 금융 환경을 수용하였습니다
■ 등록 취소 및 업무 정지 근거의 마련(제12조 제1항 제4호)
그동안 불분명했던 전문외국환업무 취급업자의 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 근거를 구체화하였습니다.
- 전문외국환업무 취급업자가 허용된 업무 범위 등을 위반하여 외국환업무를 영위한 경우, 당국은 등록을 취소하거나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업무 제한 또는 전부·일부 정지를 명할 수 있습니다.
4. 외환건전성부담금 관련 규정 정비: 이의신청 절차 구체화 및 존속기한 신설
■ 이의신청 절차의 명확화(제11조의3)
현행 외국환거래법은 외화건전성부담금 부과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근거만을 두고 있을 뿐, 구체적인 신청 기간이나 처리 절차를 명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개정법은 이를 구체화하고, 「행정기본법」 체계에 부합하도록 하였습니다.
- 신청 기간: 부담금 납부 고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재정경제부장관에게 신청해야 합니다.
- 통지 기간: 재정경제부장관은 이의신청을 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그 결과를 신청인에게 통지해야 합니다.
-「행정기본법」 준용: 그 외 이의신청과 관련된 일반적인 사항은 「행정기본법」의 규정을 따르도록 하여 행정의 예측 가능성과 수용성을 제고하였습니다.
■ 외환건전성부담금 존속기한 신설(안 제11조의4)
정부의 「부담금 정비 및 관리체계 강화 방안」(2024. 3.)의 후속 조치로, 외환건전성부담금에 대한 존속기한이 도입됩니다. 이에 따라 외환건전성부담금은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존속기한이 설정됩니다.
5. 사실상 폐업한 환전업자에 대한 직권 취소(제12조 제6항)
이번 개정법은 세무서장에게 폐업 신고를 하는 등 사실상 폐업한 환전업자에 대해서 재정경제부장관이 직권으로 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을 신설하였습니다. 이 경우 재정경제부장관은 관할 세무서장에게 폐업 사실에 대한 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으며, 그 요청을 받은 관할 세무서장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해당 정보를 제공하여야 합니다.
6. 지급 절차 위반에 대한 제재 강화: 형사 처벌 도입(제29조 제1항 제7호)
이번 개정법의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지급 절차 등을 위반하여 지급·수령을 하거나 자금을 이동시킨 자에 대해 5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현행 규정을 강화하여, ‘부당하게 재물이나 재산상 이득을 취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할 목적’으로 지급 절차 등을 위반하여 지급·수령을 하거나 자금을 이동시킨 자에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위반 행위의 목적물 가액의 3배가 3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목적물 가액의 3배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소위 ‘환치기’ 등 불법 외환거래를 엄단하겠다는 입법 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III. 시사점 및 대응 방안
그동안 가상자산의 국경 간 거래 방식이 다양화되고 있지만 기존 외환거래 규제 체계가 변화된 환경을 충분히 포섭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번 개정 외국환거래법은 가상자산 이전 업무에 대한 등록 의무를 마련함으로써 가상자산의 국경 간 이동 흐름을 외환당국 관리 체계 안에서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가상자산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등 건전한 외환거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입법적 시도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습니다.
이번 개정법은 공포 후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르면 올해 말 시행될 예정이므로 가상자산의 매도·매수·교환 등을 통하여 대한민국과 외국 간에 가상자산을 이전하는 업무를 영위하는 가상자산거래소 및 가상자산 보관·관리업자 등 관련 가상자산사업자는 기존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외에도 개정법에서 정하는 시설, 전문 인력 및 전산망 연결 요건을 갖추어 별도로 가상자산 이전업 등록을 준비하여야 합니다. 또한 전문외국환업무 범위를 위반한 전문외국환업무 취급업자에 대한 등록 취소 근거가 마련된 만큼, 전문외국환업무 취급업자는 자신이 영위하는 업무 범위가 관련 법령상 적법한지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이번 개정안이 등록 요건으로 규정한 ‘전산망 연결 의무’는 실무상 가장 무거운 부담 요소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현행 외국환거래규정상 외환정보집중기관이 한국은행으로 지정되어 있는 만큼, 가상자산 이전업자 역시 한국은행 외환전산망 또는 이에 상응하는 데이터 집중·보고 체계와의 연계를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체적인 연결 방식, 보고 데이터의 범위·형식·주기 등은 아직 하위 법령에 위임되어 있어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해당 요건이 확정될 경우 사업자의 IT 시스템과 거래 데이터 관리 구조 전반에 걸친 대응이 불가피합니다. 이 점에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이 특금법상 트래블룰 이행을 위해 이미 구축한 VerifyVASP 또는 CODE 시스템은 일정한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해당 시스템은 수신 VASP 식별, 거래상대방 정보 전송 등의 기능을 이미 갖추고 있어, 국경 간 이전 거래 식별·추출의 기술적 기반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트래블룰 시스템은 AML·CFT 목적에 최적화된 구조인 만큼, 외국환거래법이 요구하는 보고 항목·형식·주기 등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시스템 고도화나 연동 작업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특금법의 AML·CFT 규제 체계와 별개로, 외국환거래법상 등록·보고·자료 제출·검사 대응 의무가 추가된 만큼 내부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과 함께 IT 시스템 구축도 동시에 진행하여야 할 수 있습니다. 중소 사업자의 경우 이러한 추가 개발 비용이 등록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는 만큼, 시행령 초안 공개 전이라도 기존 트래블룰 인프라의 전용 가능성을 사전에 검토하고, IT 시스템과 내부 컴플라이언스 체계 양자 모두에 있어 필요한 보완 범위를 파악해 두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 방향입니다
그리고 이번 개정법은 가상자산의 외국환거래법상 법적 성질을 정의하지 않고, 별도의 정의 규정을 두고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등록 의무 등만을 신설하여 가상자산사업자를 중심으로 한 거래 모니터링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평가되며, 현행 외국환거래법상 가상자산과 관련한 제반 법률 이슈가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구체적으로, ① 가상자산이 외국환거래법상 지급수단이 아닌 제3의 새로운 유형으로 도입됨에 따라 가상자산의 외국환거래법상 법적 성질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이해됩니다. ② 그 연장선에서, 가상자산과 관련한 자본거래 신고, 지급 또는 수령 방법의 신고, 외국환은행 등을 통한 지급 절차 이행 등이 가능할지 여부도 법적으로 해소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실무적인 정책 방향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③ 나아가 가상자산사업자가 재정경제부장관에 등록하여 가상자산 이전업자가 된 이후에도, 외국환업무 취급기관 등의 지위를 갖지는 않는 것으로 이해되는 바, 가상자산의 국경 간 이전을 통한 채권∙채무의 결제가 외국환업무 취급기관 등을 통하지 아니한 지급 또는 수령 행위로서 별도의 신고 대상이 된다고 판단될지 여부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쟁점으로 판단됩니다. 다만 가상자산사업자가 기존의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및 특정금융정보법에 이어, 외국환거래법상으로도 국경 간 가상자산 이전 업무 취급을 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가 신설된 만큼, 가상자산사업자를 통한 자금 이전 행위의 적법성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강화된 것으로 이해됩니다.
이에 따라 현재 법원 판례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외국환거래법상 가상자산 관련 규제 및 2단계 입법에 따른 변화, 개정 외국환거래법이 이와 같은 실무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등의 활용에 있어서 국경 간 송금 등 외국환 분야가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볼 때, 가상자산 이전 업무에 관심 있는 가상자산사업자라면 그 등록 요건을 신속하게 구비할 필요가 있고, 향후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방향 등을 살펴보며 가상자산과 관련한 외국환 규제 변화에 따른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덧붙여 현재 가상자산의 국경 간 이전 업무를 수행하는 사업자의 경우, 본 개정법 시행 시점에 맞춰 등록을 준비할 필요가 있겠으나, 추가로 가상자산의 국경 간 이전에 관심 있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기존 사업자와의 차별화 등 빠른 등록을 위한 전략적인 사업 모델 발굴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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