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는 2026년 2월 전면 개정된 「효율적인 상호합의절차 매뉴얼(Manual on Effective Mutual Agreement Procedures, MEMAP) 2026」을 발간하였습니다. MEMAP 2026은 2007년 이후 약 19년간 MAP 실무를 수행해 온 50개 이상의 과세당국과 다수 납세자(기업)의 의견을 반영하였고 분쟁 예방·단계별 절차·권한당국 조직·납세자 권리 등 주제로 MAP 전 과정에 걸쳐 59개의 모범사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MEMAP 2026의 핵심 내용을 분석하고 실무상 시사점을 정리하였습니다.
1. 배경
1) MEMAP 개정의 배경
상호합의절차(Mutual Agreement Procedure, MAP)는 OECD 모델 조세조약 제25조에 근거하여, 납세자가 조세조약에 위반되는 과세를 받았거나 받게 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경우, 양국 권한당국(Competent Authority)이 정부 간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절차입니다. 2007년 초판 MEMAP 발간 이후 BEPS 행동계획 14(Action 14)의 실행, MAP 통계 보고 체계 도입, 동료 검토(Peer Review) 절차 등 국제 조세 환경이 크게 변화함에 따라, OECD의 국세청장 회의체인 조세행정포럼(FTA)은 2023년 개정 작업에 착수하여, 2024년 2월부터 50개 이상 권한당국 및 기업 단체의 의견을 수렴한 끝에 이번 개정판을 공표하였습니다.
2) BEPS Action 14와의 관계
OECD는 BEPS Action 14(분쟁해결제도의 효율성 강화)는 각 회원국들이 납세자의 MAP 접근권 보장을 골자로 하는 최소한의 기준을 준수하는 것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MEMAP 2026은 이들 최소 기준의 내용보다 구체화된 실무 지침서로서, BEPS Action 14의 내용과 충돌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무적 모범사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MEMAP 자체는 법적 구속력이 없으나, 현시점 가장 권위 있는 참고자료로서 각국 과세당국의 MAP 실무 운영에 사실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국가들이 MEMAP을 국내법상 MAP 지침 작성 시 참고하고 있으며, OECD Action 14에 따른 동료 검토 과정에서도 MEMAP의 모범사례 이행 여부가 사실상의 평가 기준으로 고려됩니다.
2. 개정 전후 MEMAP의 비교
2007년 초판 이후 19년 만에 전면 개정된 MEMAP 2026은 단순한 업데이트를 넘어 더욱 복잡해진 국제 조세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실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으며, MEMAP 2007과 다음과 같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1) 실무 중심의 시간 순서에 따른 구성
MEMAP 2007이 MAP의 소개를 중심으로 한 특정 주제와 모범사례(Best Practice)를 나열하는 백과사전식 구조였다면, MEMAP 2026은 납세자가 MAP의 필요성을 인지하는 단계부터 권한당국에 대한 상담 → 신청 → 협상 → 종결 및 이행에 이르는 실제 실무 절차 순서대로 내용을 전면 재배치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MAP에 관여된 실무자들은 분쟁 해결의 흐름에 따라 필요한 내용을 편리하게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MEMAP 2026은 MAP을 일방 단계(Steps 1~4)와 양자 단계(Steps 5~7)로 구분하여 각 단계별 모범사례와 이상적 처리 기한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Step 4의 일방적 구제는 권한당국이 납세자의 이의제기가 정당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상호합의를 시작하기 전에 단독으로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하며, 상호합의가 진행됨으로써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 구분 |
단계 |
일방 단계
(Unilateral Phase) |
Step 1. 상호합의 신청서 제출
(Submission of MAP Request) |
Step 2. 상호합의 신청의 적격성 검토
(Checking the eligibility of a MAP request) |
Step 3. 납세자 주장의 합리성 검토
(Determination whether the objection is justified) |
Step 4. 일방적 구제
(Unilateral Relief) |
양자 단계
(Bilateral Phase) |
Step 5. 사건 해결을 위한 노력, 의견서 제출 및 협의
(Endeavors to resolve the case, position papers and discussion) |
Step 6. 상호합의의 종결 및 이행
(Finalisation and implementation of MAP agreements) |
Step 7. 상호합의 중재
(MAP arbitration) |
2) BEPS Action 14 최소 기준(Minimum Standard)의 반영
MEMAP 2007은 BEPS 프로젝트 이전의 지침으로, 국가 간 분쟁 해결의 강제성이나 통일된 기준이 부족했으나, MEMAP 2026은 2015년에 발표된 BEPS Action 14의 권고안과 그간의 Peer Review 결과를 반영하였습니다. 특히, ‘납세자의 접근성 확대’와 ‘평균 24개월을 기준으로 하는 적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의무 사항이 명시되어 과세 당국의 책임성이 한층 강화되었습니다.
3) 중재(Arbitration) 및 다자간 MAP 절차의 구체화
MEMAP 2026에서는 최근 증가하는 다국적 기업의 복합적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다자간 MAP(Multilateral MAP) 절차와,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한 중재(Arbitration) 프로세스를 상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MEMAP 2007이 양자 간 협의 위주의 기초적인 가이드를 제공한 것에 비해 중재 신청 요건과 패널 구성 등 분쟁의 최종적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도구들을 대폭 마련하였습니다.
4) 모범 사례(Best Practice)를 통한 예측 가능성 제고
MEMAP 2007에서도 25개의 모범 사례를 제시하고 있었으나 일반적인 권고 수준에 불과했다면, MEMAP 2026은 전 세계 과세 당국의 최신 사례를 수집하여 총 59개의 모범 사례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과세 당국 간의 해석 차이를 줄이고, 납세자에게는 자신의 사례가 어떻게 처리될지에 대한 높은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여 불필요한 행정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MEMAP 2007의 모범 사례 21에서는 MAP의 진행 중 과세 당국의 징수 조치를 유예하거나 연기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MEMAP 2026의 모범 사례 30에서는 MAP이 진행되는 동안 MAP 신청의 대상이 된 조정 또는 과세 처분에 대해 징수 절차를 중단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하게 권고하면서 징수 유예 기간, 과세 당국의 적절한 담보 제공 요구, 징수 유예의 철회 사유 예시 등을 포함 등 구체적인 실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3. 시사점
우리나라는 이전가격 및 이중 거주자 관련 MAP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MAP을 통한 사전적 분쟁 해결 절차인 Advance Pricing Agreement(APA)의 경우 2024년까지 처리된 Bilateral APA(BAPA)가 579건, 2024년 말 현재 진행 중인 BAPA 또한 230건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활발한 MAP/APA의 운영에는 한국의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국조법)과 관련 규정상 MAP의 신청과 절차, 타결 시의 효과 등이 자세히 규정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MEMAP 2026의 특징 중 하나는 50여 개 과세 당국과 여러 기업들이 제시한 의견에 MAP 실무상 겪게 되는 제도적인 보완을 위한 필요 사항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보완 사항 중 상당 부분이 국조법에 이미 반영되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부분입니다. 다만, 사건의 복잡화로 인해 MEMAP에서 권장하는 처리 기간 24개월과 비교하여 MAP 평균 처리 기간이 30개월을 초과하는 점, 일방적 구제(Unilateral Relief)가 그 취지와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국세청 산하기관 간의 완전한 기능 분리, 세무 조사 및 전심 절차를 거친 결과에 대해 권한 당국이 재조사할 수 있는 범위의 제약 등의 이유로 아직 법제화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은 과제로 남아 있으며, 이번 MEMAP 2026에서 강조하는 절차 간소화와 중재 절차 보강 등이 한국의 MAP 실무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됩니다.
법무법인(유) 광장 조세 그룹은 국세청, 재정경제부 등 정부와 민간에서 이전가격, 고정 사업장 등 과세 및 이에 대응하는 상호 합의 절차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에 대한 700억 상당 납세 고지에 대해 상호 합의 개시 및 단시일 내에 이례적인 납부 유예 승인을 이끌어낸 경험이 있습니다. 앞으로 조세 조약상 상호 합의 절차와 관련하여 도움이 필요하신 경우 언제든지 법무법인(유) 광장 조세 그룹으로 연락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