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지 않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에 부과한 펜타닐 관세와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는 법률상 권한을 초과하여 ‘위법’이라고 판결하였습니다.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은 주요 판결 내용과 1차적인 함의를 담아 속보를 발간하고, 추후 필요 시 후속 뉴스레터를 배포할 예정입니다.
1. 배경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1) 캐나다, 멕시코, 중국으로부터의 불법 마약(펜타닐) 유입과 (2) “대규모로 지속적인” 무역 적자에 대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제비상경제권한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 이하 IEEPA)을 근거로 다음과 같이 관세를 부과하였다:
■ 마약(펜타닐) 밀매 관련 관세: 캐나다산 및 멕시코산 대부분의 수입품에 25%, 중국산 대부분의 수입품에 10%(이후 20%로 인상)
■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 모든 교역 상대국으로부터의 전체 수입품에 최소 10% 부과, 수십 개국에 대해서는 더 높은 세율 적용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행정명령을 통해 관세율 인상을 포함하여 다수의 수정을 반복하였고, 특정 품목의 면제와 일시 중지 등도 병행하였다.
이에 대해 미국 내 소규모 기업들과 12개 주(州)가 IEEPA는 관세 부과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제기하였다.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과 국제무역법원(CIT) 모두 정부 패소 판결을 내렸고, 연방순회항소법원(Federal Circuit)도 이를 인용하였다. 다만,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결까지 동 관세 부과 지속을 허용하였는데, 이후 2026년 2월 20일 아래와 같이 최종 판결이 발표되었다.
2. 연방대법원 판시 요지
1) 미국 헌법상 “과세권은 의회에 귀속”
법정의견을 집필한 Roberts 대법원장은 미 헌법 제1조 제8항이 “세금, 관세, 교역세, 소비세를 부과하고 징수할 권한(Power to lay and collect Taxes, Duties, Imposts and Excises)”을 의회에 전속적으로 부여하고 있으며, 관세는 “명백히 과세권의 일부(very clearly a branch of the taxing power)”임을 지적하였으며, 정부 측도 대통령이 평시에 관세를 부과할 고유한(inherent) 권한은 없고 IEEPA에 근거하여 관세 조치를 취하였음을 인정하였다.
2) 중대문제법리(Major Questions Doctrine) 적용
Roberts 대법원장을 위시한 대법관 3인은 중대문제법리(major questions doctrine)를 적용하여, 대통령이 이례적인 위임 권한을 주장하는 경우 “명확한 의회의 수권(clear congressional authorization)”이 있었음을 제시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주요 고려 요소는 다음과 같다:
■ 선례의 부재: IEEPA 제정 후 약 50년간 어떤 대통령도 동 법을 근거로 관세를 부과한 적이 없다.
■ 이례적인 경제적 중대성: 정부 스스로 관세의 경제적 효과가 수조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하였으며, 이는 기존 중대문제법리 사건들의 규모를 압도적으로 초과한다.
■ 의회의 관행: 의회가 관세 권한을 위임한 경우에는 항상 “관세(duty)” 등의 명시적 문언을 사용하고, 세율 상한, 기간, 절차적 요건 등 엄격한 제한을 부과하였다.
■ 비상사태 예외 부정: 비상사태 법률이나 외교 문제에 대해서도 중대문제법리의 예외가 인정되지 않으며, “중대문제법리에 대한 중대문제 예외는 없다(There is no major questions exception to the major questions doctrine)”고 명시하였다.
3) IEEPA 조문 해석(6인 다수의견)
6인의 대법관이 문언 해석에 동의하였다. IEEPA는 “수입 또는 수출을 조사, 동결, 규제, 지시 및 강제, 무효화, 취소, 예방 또는 금지(investigate, block, regulate, direct and compel, nullify, void, prevent or prohibit … importation or exportation)”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나, 관세 권한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법원의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다:
■ 관세 또는 세금에 대한 언급 부재: IEEPA의 긴 권한 목록에서 관세(tariff), 세금(duty), 과세(taxation)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다. 의회가 그러한 권한을 위임하려 했다면 다른 관세 법률처럼 명시적으로 하였을 것이다.
■ “규제(regulate)” ≠ “과세(tax)”: 정부는 “규제”가 과세권을 포함하는 다른 어떤 법률도 제시하지 못하였다. 통상 규제권과 과세권은 “완전히 별개의 권한(entirely distinct)”이다.
■ 헌법합치해석의 원칙(constitutional avoidance): IEEPA는 “수입 또는 수출” 모두에 적용된다. “규제”가 “과세”를 의미한다면, IEEPA는 헌법(제1조 제9항 제5호)이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수출세(export tax) 부과도 허용하는 것이 되어 위헌이 된다.
■ 인접어구해석원칙(noscitur a sociis): IEEPA의 9개 동사는 모두 외국 행위자에 대한 제재 또는 대외 거래 통제와 관련된 것이며, 어느 것도 조세 수입 확보 권한을 포함하지 않는다.
■ 적성국교역법(TWEA, Trading with the Enemy Act) 선례 부정: 1975년 전문 중간항소법원의 단일 판결(Yoshida 사건)이 닉슨 대통령의 제한적 관세를 IEEPA의 전신법인 TWEA에 근거하여 인정한 것은 의회가 IEEPA에 편입한 “확립된 의미(well-settled meaning)”를 구성하지 못한다.
4) 관세 환급 판단 유보
연방대법원은 수입업자들로부터 징수한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이 판결에 따라 정부가 반환해야 하는지, 만약 반환해야 한다면 어떠한 절차로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아무런 지침도 제시하지 않았다. 연방대법원은 대통령의 권한 남용이라는 법리적 판단에 그쳤을 뿐, 이미 납부된 관세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한 것이다. 결국 환급 문제는 대법원의 명확한 지침 없이 하급심이나 관세 당국의 후속 절차로 넘어가게 되었으며, 향후 수입업체들이 CIT에 대거 환급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3. 평가
1) 무역에 대한 즉각적 영향
IEEPA에 근거하여 부과된 모든 관세, 즉 캐나다산, 멕시코산, 중국산 마약 밀매 관련 관세 및 전체 교역 상대국에 대한 상호 관세에 대해 법적 근거가 부정되었다. 이미 납부된 관세 환급에 대해서는 이번 판결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으므로 다소의 혼선이 있을 수 있으나, 수입자들은 기존 관세 환급 절차를 통해 환급을 추진하는 등 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본 판결은 다른 법률에 근거한 관세(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라 철강, 알루미늄, 구리, 자동차 및 부품 등에 부과된 품목별 관세, 1974년 무역법 제301조에 따라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된 관세, 반덤핑/상계관세법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2) 대통령의 비상권한의 한계
본 판결은 IEEPA의 광범위한 비상권한이 과세 영역까지 미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연방대법원은 “비상권한은 비상사태를 촉발하는 경향이 있다(emergency powers tend to kindle emergencies)”고 경고하며, 비상사태 법률이나 외교 문제에 대한 중대문제법리의 예외를 거부하였다. 이는 향후 대통령이 IEEPA를 일방적 관세 정책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제약할 것이다.
3) 중대문제법리의 확장
본 판결은 중대문제법리를 무역 및 외교 영역으로 확장하였다. 연방대법원은 “중대문제법리에 대한 중대문제 예외는 없다”고 명시하였으며, 진정으로 중대한 국가안보 또는 경제적 위협을 다루는 법률이라 하더라도 이 법리가 적용된다고 판시하였다.
4) 관할권 문제
연방대법원은 국제무역법원(CIT)이 통일관세율표(HTSUS) 수정에 대한 이의 제기에 대해 전속 관할권을 가진다고 확인하고,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의 판결을 관할권 부존재를 이유로 파기환송하였다. 이에 따라 향후 관세 조치에 대한 이의 제기는 CIT에 제기해야 한다.
5) 의회의 대응 가능성
본 판결은 관세 정책의 공을 의회로 되돌려 보냈다. 연방대법원은 의회가 IEEPA 또는 다른 비상 법률을 통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위임하려면, 관세/세금에 대한 명시적 언급과 함께 세율 상한, 기간, 절차적 안전장치 등을 포함하여 명시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기존 관세 권한 위임 법률에 포함된 요건과 일치한다.
4. 시사점
이번 판결은 관세 부과 권한이 미국 헌법상 의회에 귀속된 과세권의 일부로서, 명확한 법률상 수권 없이는 대통령이 행사할 수 없음을 재확인한 판결이다. IEEPA의 “수입을 규제할 권한”이라는 문언은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추진에 큰 차질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상호 관세 등에 대한 중요한 법적 문제를 정리하기는 했으나, 이미 납부한 관세의 환급 문제와 절차, 미환급 시 대응 방안 등 구체적 환급 방식에 대해서는 하급심/집행 단계 문제로 남겨 두고 있어 향후 하급심의 후속 절차 또는 관세 환급 소송이 확산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대법원의 IEEPA 관세 위법 판결이 내려질 경우 기존의 다른 법률을 근거로 관세 장벽을 밀어붙이겠다고 이미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으며, 미 의회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를 지지 또는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이번 판결이 나오자마자 백악관은 바로 “2월 24일부로 1974년 무역법 제122조에 의거 향후 150일간 모든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포고문을 발표했고, 무역대표부(USTR)는 1974년 무역법 제301조에 따른 조사를 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무역법 제122조는 미국이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긴급 세이프가드로서 발동에 일정한 요건이 있고 발동 기간도 한시적(최대 150일)이라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동 관세를 발표한 지 하루도 안 되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곧 이를 “완전히 허용되고 법적으로 검증된 15% 수준”으로 인상할 것임을 밝혔다.
앞으로 기업 및 정부 관계자들은 (1) 행정부의 대체 관세 법률 활용 상황, (2) 의회의 관련 입법 동향, (3) IEEPA에 근거하여 이미 납부한 관세에 대한 환급/소송 관련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
1. 연방대법원 판결 원문: U.S. Supreme Court JUSTIA, Learning Resources, Inc. v. Trump, 607 U.S. ___ (2026), [
https://supreme.justia.com/cases/federal/us/607/24-1287/]
2. White House, “Imposing a Temporary Import Surcharge to Address Fundamental International Payments Problems”, (2026. 2. 20), [
https://www.whitehouse.gov/presidential-actions/2026/02/imposing-a-temporary-import-surcharge-to-address-fundamental-international-payments-problems/]
3. USTR, “Ambassador Greer Issues Statement on Supreme Court IEEPA Decision”, (2026. 2. 20), [
https://ustr.gov/about/policy-offices/press-office/press-releases/2026/february/ambassador-greer-issues-statement-supreme-court-ieepa-deci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