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상 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최근 분양계약서에 “매수인은 매도인의 귀책 사유로 인해 ‘매도인 및 시공사가 계약의 중요한 사항을 위반하거나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제9조에 따른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 제10조에 따라 벌금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제12조에 따른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은 경우’ 본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둔 것은, 단순히 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법정 해제권을 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매수인에게 특유의 약정 해제권을 부여한 것이므로, 위반 사항의 경중이나 그 위반 사항이 당사자의 계약 체결 의사, 계약의 목적 달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여 해제권의 발생 여부를 따져 보아야 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하여 전국 각지에서 다수의 분양계약 해제 및 취소와 관련한 소송이 진행 중인데,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하여 건축물 분양법의 적용을 받는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 생활형 숙박시설에 관한 분양계약의 해제와 관련된 분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진행 중인 분쟁에서도 주요 쟁점이 약정 해제권의 인정 여부로 이동할 수밖에 없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됩니다.
2. 주요 쟁점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건축물 분양법)은 「분양사업자가 분양 대상 건축물과 관련하여 건축물 분양법 제9조에 따른 시정명령, 제10조에 따른 벌금형 이상의 형, 제12조에 따른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은 경우 분양받은 자가 분양계약을 해약할 수 있다는 사항」을 분양계약서에 포함하도록 하고 있고(건축물 분양법 제6조 제4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9조 제1항 제11호 각목; 이 사건 해제 조항), 위 규정을 위반하여 분양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형사 처벌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건축물 분양법 제10조 제2항 제3호).
이 사건 해제 조항의 해석과 관련하여, 종래 다수의 하급심 판결은 분양계약서에 이 사건 해제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건축물 분양법 위반 사항의 구체적인 내용을 고려할 때 위반 사항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게 하거나 수분양자가 이러한 위반 사실을 알았더라면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한 것인 경우에 한하여 수분양자의 해제권이 인정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주류적인 경향이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지난 2025. 7. 3. 주류적 견해와 달리 이 사건 해제 조항을 분양계약의 특유의 약정 해제권으로 해석하여 분양자가 건축물 분양법 위반으로 약식 명령을 받았다면 계약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할 정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수분양자가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본 원심 판결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판시하였으나(대법원 2025. 7. 3. 선고 2024다204986 판결), 당시 대법원의 입장이 분명하게 표명되어 있지는 아니하여 여전히 해석의 여지가 있었으므로,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 사건 해제 조항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첫 번째 사례로 귀추가 주목되고 있었습니다.
3. 시사점 및 파급 효과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향후 다음과 같은 논란이 예상되고, 건축물 분양법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주택 또는 지식산업센터 등의 경우에도 분양계약서에 유사한 해제 조항이 포함되었는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건축물 분양법을 준수하여 작성된 분양계약에서는 건축물 분양법 위반에 따른 시정명령 부과, 벌금형 이상의 형 선고, 과태료 부과 중 하나의 사유가 발생하면 그 위반 사유의 경중을 불문하고 수분양자는 이 사건 해제 조항에 근거하여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판단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사건 해제 조항은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에 대한 제한이 없으므로, 시정명령이나 벌금형 등이 입주 이후에 확정되는 경우에도 해제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에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의 경우 수분양자가 약정 해제 사유를 확보하기 위하여 민원, 고소, 고발 등을 추가로 제기할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라 분양계약 해제 및 취소와 관련한 민사 소송도 장기간 지연될 우려가 있습니다. 아울러 이미 입주가 완료되거나 진행 중인 사업장에서도 계약 해제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둘째, 분양계약에 이 사건 해제 조항을 포함하도록 하는 건축물 분양법 규정을 강행 규정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서울고등법원 2019. 8. 22. 선고 2019나2012808 판결 등), 건축물 분양법을 위반하여 분양계약에 이 사건 해제 조항을 포함하지 않은 경우에는 수분양자가 분양계약을 곧바로 해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건축물 분양법이 적용되는 분양계약에 이 사건 해제 조항을 포함하지 않으면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건축물 분양법 제10조 제2항 제3호),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정성을 잃은 약관으로 무효로 판단되거나 법률에 따른 고객의 해제권의 행사를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약관으로 무효로 판단될 여지가 있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조치를 받게 될 여지도 있는바, 향후 분양 예정인 사업의 경우 분양계약서 작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무법인(유) 광장의 건설 부동산팀은 분양계약 관련 분쟁을 비롯한 건설·부동산 분야의 각종 분쟁의 해결에 관하여 오랜 실무 경험을 축적하였고, 이를 통해 실체적, 절차적인 면에서 뛰어난 소송 수행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설·부동산 산업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분양계약 관련 분쟁에 대해서도 다양하고 풍부한 자문 경험을 갖추고 있는바, 상기 이슈와 관련하여 도움이 필요하실 경우 언제든지 법무법인(유) 광장의 건설 부동산팀에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