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제11조는**, 근로기준법을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 적용하고(제1항),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제2항), 사업장의 상시 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를 달리 규율합니다. 해당 법령의 적용에 있어서는 특히 해외 기업의 국내 영업소에 근로기준법이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해서 실무적으로 논란이 많았습니다. 해당 쟁점에 대하여 대법원은 위 근로기준법 제11조의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는 판결들을 연이어 선고하였습니다(대법원 2024.10.25. 선고 2023두46074 판결, 이하, 대상판결 1 / 대법원 2024.10.25. 선고 2023두57876 판결, 이하, 대상판결 2).
1. 대상판결 1: 국내 사용 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함
■ 사안의 개요
원고는 미국에 본사를 둔 A사(피고 보조 참가인 1)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대한민국에서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그런데 A사는 기존에 대한민국 내 별도의 법인이나 영업소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계열회사인 B사(피고 보조 참가인 2)의 한국 영업소가 사용하는 사무실을 임차하여 해당 사무실에서 원고가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습니다. 원고는 A사의 유일한 대한민국 내 근로자였으며, A사 본사 및 B사의 한국 영업소에는 5인 이상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A사가 원고에게 근로계약 기간 만료 통지를 하였고, 이 통지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자신의 사용자가 A사가 아닌 B사이고, 만약 사용자가 A사라고 하더라도 상시 근로자 수 산정에 있어 A사 본사 근로자 수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원심은 원고의 사용자는 B사가 아닌 A사이나, 원고가 근무한 사업장의 상시 근로자 수를 산정함에 있어 A사 본사 근로자 수를 포함하여야 하며, 따라서 해당 사안에 근로기준법이 전면 적용됨을 전제로 부당해고를 인정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3.6.8. 선고 2022누44493 판결).
■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외국 기업이 국내에서 사업활동을 영위하며 근로자를 사용하는 국제 근로 관계에서는 원칙적으로 ‘국내에서 사용하는 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근로기준법이 전면적으로 적용되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면서, 그 이유로 ① 근로관계의 각종 규율이 통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적, 사회적 활동 단위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하나의 사업장을 구성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 제11조의 사업장은 대한민국 내에 위치한 사업장을 말한다고 봄이 타당한 점, ② 외국 기업이 외국에서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국의 노동관계법령이 적용될 뿐이므로 대한민국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외국에서 사용하는 근로자 수를 합산할 수 없다는 점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위 법리에 따라 A사가 국내에서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가 원고 1명인 이상 A사가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이 정한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원심을 파기 환송하였습니다.
2. 대상판결 2: 법인격이 다르더라도 하나의 사업장으로 판단될 수 있음
■ 사안의 개요
원고는 호주에 본사를 둔 다국적 관광기업인 C사를 최상위 지배기업으로 하는 한국 법인으로 상시 근로자가 5인 미만인 사업장이었고, E 영업소는 C사를 최상위 지배기업으로 하는 해외법인 D사의 한국 영업소로 상시 근로자가 5인 이상인 사업장이었습니다.
원고와 E 영업소는 ① 모두 C사의 사업을 위한 호텔판매업을 영위하였고, ② 같은 사무실 내에서 공간의 분리 없이 근무하였으며, ③ E 영업소의 조직도에는 E 영업소 지사장을 최상위 관리자로 하여 원고의 직원들과 E 영업소의 직원들이 하나의 팀으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는 원고 소속 회계 담당자인 참가인을 해고함에 따라 이후 쟁송에서 부당해고 여부가 다투어졌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원심은 비록 원고와 E 영업소의 법인격이 다르더라도 상시 근로자 수 산정에 있어 원고와 E 영업소의 국내 근로자 수를 합산해야 하고, 원고는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이상인 사업 또는 사업장임에도 근로기준법의 해고 규정을 준수하지 아니하였다면서 부당해고를 인정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3.9.22. 선고 2022누65919 판결).
■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의 적용 단위가 되는 같은 법 제11조 제1항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 함은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적, 사회적 활동 단위를 의미한다. 법인격의 분리 여부가 독립된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우선적인 기준이 되므로 법인격이 다른 기업조직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을 구성할 수 없음이 원칙이다. 다만,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여러 개의 기업조직 사이에 단순한 기업 간 협력관계나 계열회사, 모자회사 사이의 일반적인 지배 종속 관계를 넘어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적, 사회적 활동 단위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경영상의 일체성과 유기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들을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때 복수의 기업조직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는 업무의 종류, 성질, 목적, 수행 방식 및 장소가 동일한지, 업무지시와 근로자의 채용, 근로조건의 결정, 해고 등 인사 및 노무 관리가 기업조직별로 구분되지 않고 동일한 사업주체 내지 경영진에 의하여 통일적으로 행사되는지, 각 단위별 사업활동의 내용이 하나의 사업목적을 위하여 결합되어 인적·물적 조직과 재무·회계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운영되는지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설시하였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위 법리에 따라 근로기준법 제11조의 상시 근로자 수 산정에 있어 원고와 E 영업소의 국내 근로자 수를 합산하여야 하고, 근로기준법의 해고 규정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3. 시사점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인 사업장의 경우 근로기준법 제11조에 따라 해고의 제한, 주 52시간제, 연차휴가 관련 규정 등 다수의 근로기준법 규정들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 소규모 지사나 영업소를 설치하여 사업을 진행하는 외국계 기업의 상시 근로자 수와 관련한 분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 대상판결들은 이러한 분쟁에 관한 중요한 법적 가이드라인을 최초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위 대상판결들을 종합하여 보면, 외국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근로기준법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상시 근로자 수 산정에서 제외되겠으나, 계열회사 등을 통해 한국 내에 여러 개의 지사나 영업소들이 존재하는 경우라면 계열회사 간 법인격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서는 해당 지사나 영업소들이 하나의 사업장으로 판단되어 한국 지사나 영업소들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숫자를 모두 합산하여 상시 근로자 수를 산정해야 할 가능성이 있게 됩니다.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자 하거나 영위하고 있는 외국계 기업들은 이번 대상판결의 내용을 바탕으로 사업장의 상시 근로자 수를 명확히 파악·점검해 둠으로써 근로기준법 준수 여부에 관한 분쟁을 사전에 예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저희 법무법인(유) 광장은 한국에 사업장을 둔 외국계 기업의 인사/노무 이슈에 관한 다양한 자문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상판결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쟁점과 효율적인 대응방안에 관하여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법무법인(유) 광장 노동그룹의 담당 변호사에게 연락하여 주시면 각 기업별 상황에 맞는 최적의 법률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