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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31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EU 산업가속화법(IAA) 입법 동향과 한국 산업별 영향 검토- Issue Brief, 2026
2026년 3월, EU 산업가속화법(IAA) 법안이 발표되고 다섯 달이 지났습니다. 그사이 브뤼셀에서는 법안의 핵심 설계가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에 가장 유리했던 조항, 즉 한-EU FTA와 WTO 정부조달협정(GPA) 체결국이라는 이유로 한국산을 EU산과 동등하게 인정하던 구조가 ‘품목 단위’ 심사로 재편될 조짐이고, 원안에서 원산지 요건이 없던 철강에는 요건을 추가하라는 압력이 커지고 있으며, 선박·차량 등 원안에서는 대상이 아니었던 산업으로의 확장 논의도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이슈 브리프는 지난 3월 법안의 원안을 소개하였던 본원 이슈 브리프의 후속으로, 협상 과정의 변화가 한국의 산업과 기업 실무에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산업별로 정리하였습니다.  
목차
  1. 1. 남은 넉 달이 규칙을 정한다
  2. 2. 주목해야 할 쟁점들
  3. 3. 시사점: 앞으로 넉 달, 무엇을 할 것인가
 

1. 남은 넉 달이 규칙을 정한다

    EU 산업가속화법(IAA, Industrial Accelerator Act) 법안은 EU가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탈탄소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i)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같은 에너지 집약 산업, (ii) 자동차, 그리고 (iii) 배터리, 태양광, 히트펌프, 원자력 등 탄소중립 기술 산업을 ‘전략산업’으로 묶어, EU의 공공조달과 보조금, 나아가 기업 대상 인센티브까지 ‘Made in EU’ 요건과 저탄소 요건에 연동시키는 법안이다.1) 2026년 3월 4일 EU 집행위원회가 법안을 발표했고, 지금은 이사회와 유럽의회가 각자 수정안을 만드는 단계이다. 이사회는 9월 24일 EU 경쟁력 이사회(COMPET, Competitiveness Council)에서 회원국 간 정치적 합의를 목표하고 있고, 유럽의회는 같은 달 30일까지 수정안을 받아 12월 14일 본회의 표결을 잠정 계획하고 있다. 대체로 집행위, 이사회 및 유럽의회 간 연내 합의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2) 따라서 2026년 9월부터 12월까지가 최종 규칙이 결정되는 구간이고, 기업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의 창은 그보다 먼저 닫힐 수 있다.  

2. 주목해야 할 쟁점들

    1) 판이 바뀐다: ‘어느 나라 제품인가’에서 ‘어떤 품목인가’로

        원안에서는 한국이 사실상 전적으로 수혜를 받는 구조였다. 한국은 한-EU FTA 체결국이자 WTO 정부조달협정(GPA) 가입국이므로, 한국산 콘텐츠는 공공조달에서든 지원 제도에서든 EU산과 동등하게 취급될 수 있는 위치였다. 그런데 7월 말 이사회 의장국 아일랜드가 회람한 이사회 수정안은 이 구조를 변경하였다. 동 수정안에 따라 ‘partner origin’이라는 새 범주가 만들어졌고, 이에 따라 단순히 협정을 맺었는지가 아니라 그 협정에서 EU가 해당 품목에 대해 실제로 조달 개방을 약속했는지를 품목 단위로 따져 동등성이 정해진다. EU 집행위가 Access2Markets 포털에 국가별·품목별 인정 리스트를 관리하고, 발주기관은 그 리스트에 따라 조달하면 면책된다.3) 리스트에 오른 품목에게 EU 시장으로의 진입이 열리고, 오르지 못한 품목은 닫힌다. 넓게 보면 80개국이 수혜국이 될 수 있다는 회원국들의 우려에 대해, 스테판 세주르네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대상이 20개국 수준으로 좁혀질 수 있다고 답했다.         이 전환이 한국 기업에게 뜻하는 바는 간명하다. ‘우리 회사 제품이 EU의 대한국 조달 약속에 들어 있는가’를 품목별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함정이 하나 있다. EU는 GPA에서 유틸리티 부문, 즉 전력·식수·항만·철도 조달에 관해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 유보를 두고 있다.4) IAA에 의해 관리될 그리드 기기, 에너지 저장장치(ESS), 재생에너지 기자재가 품목 단위 체계에서는 이 영역이 동등성 인정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 철강: 무풍지대에서 최전선으로

        원안에서 시멘트, 알루미늄에는 저탄소 요건과 EU 원산지 요건을 동시에 만족해야 하는 한편, 철강에는 ‘사용량의 25% 저탄소’ 요건만 있을 뿐 원산지 요건은 존재하지 않았다.5) 저탄소 기준만 충족시키면 한국산 철강도 EU 공공조달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러나 현재, 그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 유럽 철강연합(EUROFER)은 EU 역내에서 조강된(melted and poured) 철강만 인정하라는 취지와 함께 저탄소 비율도 50%로 높일 것을 요구했고, EU 자문기구인 유럽경제사회위원회(EESC)도 철강을 시멘트, 알루미늄과 동등히 취급하라는 수정안을 냈으며, 이사회 수정안은 철강 원산지 판정에 조강 기준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6)         한국 철강산업에게 있어서 이는 절대 무관하지 않다. EU는 한국 철강 수출의 13.8%, 연 388만 톤을 받아주는 시장이고 그중 311만 톤이 이미 7월 1일부터 시행된 EU의 새 철강 수입 규제(쿼터 축소, 초과분 50% 관세, 조강 증빙) 대상이다.7) 수입 규제에서 시작된 조강 요건이 IAA와 함께 공공조달·보조금 영역까지 확산되면, 제3국 소재를 들여와 역내에서 가공하는 우회로는 물론, 한국 철강사의 EU 하공정(압연, 가공) 투자 전략도 다시 계산해야 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현재 한국 정부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수입 철강재에 조강국 정보와 품질검사증명서(MTC) 제출을 의무화하는 제도가 행정예고를 거쳐 확정 수순에 있다.8) 우회 수입 차단이라는 목표를 EU와 공유한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한국이 ‘믿을 수 있는 파트너’임을 보이는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  

    3) 자동차·부품: 70%의 산수

        전기차에 대한 요건은 명료하다. EU 안에서 조립할 것, 배터리를 뺀 부품 가액의 70%를 EU산으로 채울 것, 배터리는 단계별로 핵심 부품을 역내산으로 바꿔갈 것, 시행 3년 뒤부터는 전기 파워트레인과 주요 전자 시스템도 각 역내산 50%를 채울 것의 4가지이다. 이 요건들은 EU의 공공조달 전기차, 기업 법인차 인센티브, 완성차 업체의 CO2 크레딧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모두 적용된다. 한편 완성차 관점에서는 EU 역내 생산분과 역외 생산분의 취급이 위 각각의 측면에서 달라질 수 있고, 품목 단위 체계에 따를 경우 관세동맹국(예: 튀르키예) 생산분의 인정 범위도 다시 산정해야 한다.         부품업계는 위 수치적 요건이 곧 영업과 직결된다. 유럽 완성차 업체가 70%와 50%를 채우는 계산에서 한국산 부품이 EU산과 동등하게 산입되느냐가 수주 경쟁력을 좌우한다. 동등하게 인정되면 한국 부품사는 기존 공급망을 지킬 수 있고, 인정되지 않으면 유럽 현지사와의 경쟁에서 출발선이 달라질 수 있다.  

    4) 에너지·원전: 두코바니의 교훈

        2025년 6월 4일 한국수력원자력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의 최종 계약을 수주하였다. 프랑스 EDF와 미국 웨스팅하우스를 제친 수주였고, EDF는 경쟁당국과 법원을 오가며 끝까지 불복했다.9) 이 거래는 한국 기업이 EU 회원국의 대형 공공발주를 역내 기업과 겨뤄 이길 수 있다는 것과 함께, 그때 역내 우선주의의 반격이 얼마나 집요한지를 보여주었다. IAA는 바로 이런 유형의 거래에 규칙을 덧붙인다. 개정되는 탄소중립산업법(NZIA, Net-Zero Industry Act)에 따라 원자력은 배터리, 태양광, 히트펌프, 풍력, 수전해 설비 등과 함께 공공조달 원산지 요건의 적용 대상이 되고, 원전 건설 지원에는 제조 원산지 요건이 별도로 추가된다. 즉, 다음 EU 원전 수주전은 원산지 요건 아래에서 치러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재생에너지 경매에는 숨통이 하나 트여 있다. 원산지 요건은 회원국별 연간 경매 물량의 40%(또는 8GW)에만 적용된다. 즉, 최대 60%는 원산지 요건이 적용되지 않는 물량이므로, 입찰 전략상 적용 물량과 미적용 물량을 구분해 관리할 여지가 있다. 반면, 사이버보안을 위한 고위험 공급자 배제는 경매 물량의 100%에 적용된다. 중국계 공급망을 겨냥한 장치이지만, 한국 기업에도 인증·소명 부담과 반사이익이 함께 따라온다.  

    5) 선박·철도차: 현재 미적용의 의미와 향후 확장 가능성

        선박과 철도차량은 현재 IAA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법안은 재검토 조항에서 선박과 철도차량에 대한 EU 원산지 요건 도입 필요성을 특별히 살피도록 명시해 두었고, 이사회에서는 이미 6개 회원국이 선박, 철도차량 및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적용 대상에 넣자고 주장했으며, EU 집행위는 2차 입법을 통한 확장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AI, 클라우드, 방산으로의 확장과 바이오 분야 별도 규정도 거론된다.10) ‘아직 대상이 아니다’는 ‘앞으로도 아니다’가 아니다. 앞서 본 GPA 유틸리티 유보에 철도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까지 겹치면, 철도차량은 확장될 경우 이중의 제약을 받을 수 있는 품목이다. 관공선 및 해상풍력 지원선 같은 EU 조달 연계 수요를 겨냥하는 한국 조선업계로서는, 확장 논의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지금이 모니터링 체계와 대응 논리를 준비할 적기이다.  

    6) FDI 사전심사: 예외에는 조건이 있다

        IAA의 외국인투자 사전심사는 배터리, 전기차, 태양광 및 핵심 원자재 부문에서 세계 제조 역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나라의 투자자가 1억 유로를 넘겨 투자할 때 작동한다. 이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설계이고, FTA 체결국인 한국의 투자는 원칙적으로 사전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적용 제외에는 조건이 있다. 적용 제외는 협정에서 ‘관련 약속이 이루어진 범위’로 한정되고, EU 자회사를 거친 투자에는 우회 방지 목적의 조건이 부과될 수 있으며, 유럽 철강업계는 심사 대상을 풍력·전기강판 부품으로 넓히자고 요구하고 있다. 이사회 수정안은 승인 요건을 ‘EU 근로자 50% 고용은 필수, 나머지 다섯 조건 중 셋은 선택’ 구조로 다듬었다.11) 다시 말해, 중국 경쟁사의 EU 진출에 합작, 기술이전 및 고용 조건이 붙는 구조는 EU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상대적 경쟁 여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산업별 체크포인트
 

3. 시사점: 앞으로 넉 달, 무엇을 할 것인가

    첫째, 품목 커버리지 확인이 모든 것에 앞선다. ‘partner origin’ 체계가 현실화되면 한국 기업의 EU 시장 접근은 ‘한국 기업인가’가 아니라 ‘이 품목에 대해 EU가 한국에 조달을 약속했는가’로 결정된다. 자사 주력 품목이 EU의 대한국 GPA/FTA 조달 약속에 포함되는지, 유틸리티 유보에 해당하는지를 지금 미리 확인해 두어야, 체계가 마련될 때 해당 품목의 포함 여부에 대해 요구를 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둘째, 저탄소 데이터는 원산지 못지않은 ‘통행증’이다.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와 그 수요 제품은 저탄소 판정 방법론이 위임입법으로 구체화될 예정이므로, 제품 단위 배출 데이터와 검증 체계를 EU 탄소배출권거래제도(ETS),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보고와 정합되도록 정비해 둘 필요가 있다. 방법론 설계 단계의 의견 개진 기회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셋째, 우리 기업의 이익을 대변할 목소리를 낼 시한이 정해져 있다. 즉, 유럽 경쟁력 이사회 합의 목표일(9.24.)과 유럽의회 수정안 제출 기한(9.30.) 이전이 실질적인 기회이다. 유럽 진출 한국기업 단체(KBA Europe)와 무역협회는 이미 올해 1월 EU 집행위에 개방성 유지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제 상대는 집행위가 아니라 유럽의회와 이사회다. 정부와 업계가 산업별 데이터, 즉 한국의 조달 개방 실적과 대EU 투자·고용 기여를 들고 함께 움직일 때 설득력이 생긴다.     넷째, 현지화 판단에는 EU 내 논의 동향을 놓치지 않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철강 원산지 요건의 추가 여부, 자동차 부품 비율, 배터리 단계 요건의 최종 수위가 확정되는 국면마다 EU 현지 생산·소싱 전환의 손익분기가 달라진다. EU 입법 동향을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판단을 갱신하는 기업과, 최종 관보가 나온 뒤 대응에 나서는 기업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이하 각주> 1) COM(2026) 100 final (2026. 3. 4.), 절차번호 2026/0068(COD). 원안의 조문별 상세는 광장국제통상연구원, 「EU 산업가속화법안의 주요 내용과 국내 산업계 시사점」(2026. 3. 18.) 참조. 2) EP Legislative Observatory, 2026/0068(COD) (2026. 8. 12. 열람); AmCham EU, Policy Flash: Industrial Accelerator Act (2026. 7.); Agence Europe Bulletin (2026. 6. 30.); EPRS Briefing PE 789.300 (2026. 5.). 3) POLITICO, "EU countries recast ‘Made in Europe’ around products, not countries" (2026. 8. 3.); MLex, “’‘Partner origin’ category in Industrial Accelerator Act proposed” (2026. 8. 3.). 아일랜드 의장국 수정안은 공개 문서가 아니어서 이하 관련 서술은 보도에 근거한 것이며, 최종 문안은 협상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다. 4) COM(2021) 100 final. 유보의 현행 정확한 문언·범위는 EU GPA Appendix 5) COM(2026) 100 final, Annex II Part I; 6) EUROFER, Position Paper on the Industrial Accelerator Act (2026. 5. 5.); EESC 의견 INT/1119 (2026. 7. 15. 채택, 찬성 177·반대 5·기권 5), Amendment 7. 7) 2025년 기준. EU의 신규 철강 수입조치(2026. 7. 1. 시행)는 무관세 쿼터를 연 1,835만 톤으로 축소하고 초과분에 50% 관세를 부과하며 조강(melt and pour) 원산지 기준과 품질검사증명서(MTC) 증빙을 도입하였다. 산업통상부 보도참고자료(2026. 6. 30), 「EU, 新 철강조치 관련 국가별 쿼터 물량 최종 발표」 참조. 8)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장벽과 불공정 수입에 따른 철강산업 위기에 범부처 총력 대응」 보도자료(2025. 3. 19.); 산업통상부 「수출입공고」·「대외무역관리규정」 일부개정안 행정예고(2026. 6. 15.~7. 6.); 비상경제본부회의 결과(2026. 7. 8.) 등 참조. 9) NucNet, “Czechs Sign Dukovany Nuclear Deal With KHNP After Court Gives Go-Ahead” (2025. 6. 4.); World Nuclear News. "KHNP sets out plans for USD 18.6bn Czech nuclear project" (2025. 6. 5.). KHNP는 2024. 7.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고, EDF의 경쟁당국·법원 불복 절차를 거쳐 2025. 6. 4. 발주사 EDU II(ČEZ 자회사)와 최종 계약을 체결하였다. 10) CLECAT Newsletter, “INDUSTRIAL ACCELERATOR ACT MOVES THROUGH EU INSTITUTIONS” (2026. 5. 29.); AmCham EU, ”Policy Flash - flash - The EU Industrial Accelerator Act (IAA)“ (2026. 7. 29.); COM(2026) 100 final, Article 29. 11) Council of the EU, doc. ST 11237/26 (2026. 6. 26., Chapter IV 부분 의장국 수정안). <지난 이슈브리프 더보기>   Trump 관세의 실체: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과 한계(2026. 7. 27.) → 주요국의 외국인투자심사제도 강화 동향: 특징, 리스크 및 대응 방향(2026. 7. 22.) → AI · 사이버전장의 시대, 한미 방산협력의 새길(2026. 7. 16.) → 국제통상질서 재편: 「턴베리 체제」와 통상 리스크 - 미국의 양자 무역합의 확산과 도전(2026. 6. 23.) → 미· 중 정상회담 결과: ‘전략적 안정’ 합의와 통상· 투자위원회 설치(2026. 5. 27.) → 2026 베트남 대전환: 신지도부 경제전략과 우리 기업의 대응 방향(2026. 5. 14.) → 2026년 미국의 국별 무역장벽(NTE) 보고서(2026. 4. 8.) → 미국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와 그 함의(2026. 4. 3.) → EU 산업가속화법안의 주요 내용과 국내 산업계 시사점(2026. 3. 18.) → 미국제무역법원(CIT), IEEPA 관세 전면적 환급명령(속보) (2026. 3. 11.) → 상호관세 등에 대한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속보) (2026. 2. 23.) → 미국의 양자 무역· 투자합의 분석과 전망(2026. 2. 11.) → 한· 미 간 조선· 해운협력과 도전과제(2026. 1. 14.) → 『광장국제통상연구원』(원장: 최석영)은 글로벌 경제안보의 급부상과 무역체제의 변화 등 새로운 국제통상질서에 대응하기 위해 「법무법인(유)광장」이 설립한 연구기관입니다. 기업경영 및 정부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통상·경제안보 이슈를 면밀히 분석하여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국내외 전문가들의 지식과 경험을 소통하고 공유하는 열린 토론의 장으로 발전하고자 합니다. 게재된 글의 저작권은 『광장국제통상연구원』에 있으며, 무단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저자 최석영 원장, 임채민 고문, 이태호 고문, 박정현 변호사, 허난이 연구위원, 김사라 연구원, 김나경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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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7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Trump 관세의 실체: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과 한계- Issue Brief, 2026
지난 7월 2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도입 이래 1세기 가깝게 사용된 적 없는 1930년 관세법 제338조를 발동하여, 캐나다산 물품에 대해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였습니다. 이로써 1962년 무역확장법 제232조, 1977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1974년 무역법 제122조, 1974년 무역법 제301조, 1930년 관세법 제338조 등 미국 대통령이 동원할 수 있는 관세 카드는 사실상 전부 테이블 위로 올라왔습니다. 이번 이슈 브리프는 이들 관세 부과 근거 조항별로 규정 요지, 실제 발동 사례와 관련 판례 등을 살펴보고, 향후 통상 정책과 기업 대응에 대한 시사점을 정리하였습니다. 1. 서론 - 96년 만에 깨어난 조항     [ 관세법 제338조 발동 ]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7월 20일 1930년 관세법 제338조(19 U.S.C. §1338, 이하 ‘제338조’)에 근거하여 200억 달러 상당의 캐나다산 물품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3건의 포고에 서명하였다. 제338조는 1930년 제정 이래 지난 96년간 실제 관세 부과에 사용된 적이 없는 조항이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취임 이래 미국 대통령이 의회의 개별 입법 없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 조항들이 사실상 모두 실전에 투입된 셈이 되었다.     지난 반년의 전개는 한 편의 드라마에 가깝다. 미 연방대법원은 2026년 2월 20일 Learning Resources v. Trump 판결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관세를 무효화했다. 행정부는 같은 날 1974년 무역법 제122조(19 U.S.C. §2132, 제122조) 관세로 대체하였으나, 그 조치도 법정 시한 150일이 만료된 7월 24일 종료되었다. 공백은 준비되어 있던 다음 카드가 메웠다. 한국 포함 60개국을 상대로 한 1974년 무역법 제301조(19 U.S.C. §2411, 제301조) 강제노동 관세가 확정되어 7월 24일 발효되었고, 그 직전에는 제338조가 캐나다를 상대로 최초 사용되었다. 본 이슈 브리프는 이 흐름을 조항별로 정리하고 평가와 시사점을 제시한다.  
[ 한눈에 보는 관세 권한 근거 규정 ]
2. 1962년 무역확장법 제232조 - 사법적으로 가장 견고한 축     1962년 무역확장법 제232조(19 U.S.C. §1862, 제232조)는 국가 안보를 근거로 한 품목별 관세 권한으로, 세율·기간 상한이 없다. 연방대법원이 1976년 수단 선택의 폭을 넓게 인정한 이래 트럼프 1기와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면서 비위임 원칙, 법정 기한, 사법 심사 범위, 파생상품 확장에 관한 도전이 모두 실패하여, 판례는 일관되게 대통령의 광범위한 재량을 인정하고 있다. 1)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철강 25%, 알루미늄 10%의 제232조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도 제232조를 기반으로 철강·알루미늄 50%, 자동차 25%, 구리 50%, 목재, 트럭, 반도체(일부 품목 25%)로 확대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의 행정명령·포고만 해도, 포고 제11021호(4. 6. 발효)는 철강·알루미늄·구리 관세를 1차 금속 50%, 파생상품 25%, 금속 집약 설비 15%(2027년 말까지)의 3단계 구조로 개편하면서 과세 기준을 금속 함량 가액에서 물품 전체 가액으로 전환했고, 포고 제11032호(6. 8. 발효)는 파생상품 품목을 추가하고 한국·일본·EU 등에 대한 국가별 세율 체계를 도입했으며, 의약품 관세(원칙 100%, 한국 15%)가 7월 31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다만 복제약은 2년간 시행 유예). 한편, 민항기·제트 엔진과 핵심 광물 수입에 대해서는 제232조 조사 결과, 이들 물품의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인정하면서도 관세 대신 180일 협상을 지시했다(핵심 광물의 경우 7. 13. 협상 시한 도과). 이 밖에 무연탄 신규 조사가 개시되었고(7. 7.), 폴리실리콘·무인기 등의 조사 결과 후속 결정이 임박해 있다. 3. IEEPA – 몰락한 주력     1977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 IEEPA)은 절차 요건이 없어 트럼프 대통령의 2025년 관세 정책의 동력이었다. 펜타닐 관세(캐나다·멕시코·중국, 2025. 2.)와 전 세계 상호 관세(기본 10% + 국가별 추가 관세, 2025. 4.)가 모두 IEEPA에 기반했다. IEEPA가 관세 부과 근거로는 처음 동원된 것이다. 그러나 법문에 ‘관세(duties)’라는 명시적 문언이 없다는 약점이 치명타가 되었다. 국제무역법원(CIT)과 연방순회항소법원(CAFC) 전원합의체의 위법 판단 2)에 이어, 연방대법원은 6:3으로 IEEPA 관세 부과의 무효를 확정했다. 3) 다수의견은 의회가 IEEPA를 통해 대통령에게 위임한 "regulate importation" 권한에 과세권은 포함되지 아니하며, 수조 달러 규모의 조치에는 명확한 의회 수권이 필요하다고 보았다(중대 문제 원칙). 이에 따라 약 1,660억 ~ 1,790억 달러 규모의 환급 절차가 진행 중이며, CIT의 재청산 명령은 소송 당사자가 아닌 수입자에게도 적용된다. 4. 1974년 무역법 제122조 - 150일짜리 가교, 예정대로 소멸     IEEPA 관세 무효화 판결 당일 트럼프 행정부는 제122조를 사상 최초로 발동하여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대해 10%의 일률 관세 부과로 공백을 메웠다. 제122조의 조치는 관세의 형태로 부과되는 한시적 수입 추가세(import surcharge)로, 상한 15%, 기간 150일의 제약이 있다. 그러나 CIT는 2026년 5월 7일, 이마저 위법으로 판단했다. 즉, 제122조의 '국제수지 적자'는 1970년대 입법 당시의 특정 지표를 의미하고, 무역수지·경상수지 적자로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4) 항소심에서 CIT 판결 집행정지 결정으로 징수는 유지되었으나, 의회의 연장 조치 없이 법정 시한 만료로 7월 24일 종료되었다. 다만 이야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위법성에 관한 항소심은 계속 중이고, CIT 판결의 구제 효력이 원고에 한정된 탓에 약 5개월간 납부된 관세의 환급을 원하는 수입자는 2년 내 개별 제소가 필요하다. 종료된 관세의 환급 소송이 앞으로의 쟁점이다. 5. 1974년 무역법 제301조 - 'Plan B'의 주력     제301조 관세는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미 무역대표부(USTR) 조사 기반 조치로, 법적 안정성이 최근 재확인되었다. 1기 트럼프 행정부가 제301조 조사에 기반하여 취한 대중국 관세 목록의 적법성을 다툰 소송은 CAFC의 조치 유지 판결에 이어 연방대법원의 상고 기각(2026. 6. 15.)으로 종결되었다. 5) IEEPA 무효 판결에 이은 제122조 관세 조치를 도입한 3주 뒤 USTR은 사상 최대 규모의 두 갈래 직권 조사에 착수했다. 한국을 포함한 16개국(EU 포함) 대상 '구조적 과잉 생산' 조사와 60개국(미국 수입액의 99.4% 포섭) 대상 강제 노동 조사가 그것이다. 이 중 강제 노동 트랙은 7월 24일부터 60개 경제권 전체 물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이어졌다. 6) 세율은 세 갈래다. (i) 강제 노동 물품 수입 금지 제도를 도입했거나 상호무역협정(ART)상 관련 약속을 이행한 캐나다·멕시코·인도·영국 등 17개국에는 일률 10%가 적용되고, (ii) EU·대만에는 품목별 MFN 세율과의 합계가 10%를 넘지 않는 상한형 세율이, 일본·한국·스위스에는 같은 방식의 12.5% 상한형 세율이 적용되며(MFN 세율이 상한 이상이면 추가 관세 0), (iii) 그 밖의 조사 대상 국가에는 일률 12.5%가 적용된다. 원자재 등 공급망 필수 품목과 기존 제232조 대상 물품은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방글라데시·캄보디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에는 미국산 면화·섬유 수입과 연계한 3년 기한의 관세율 할당(TRQ)이 예정되어 있다. 구조적 과잉 생산 트랙은 어떠한 세율과 형태의 관세 부과로 귀착될지 아직 미지수이다. 이와는 별도의 사유로 브라질에는 7월 15일 25% 관세가 확정되었다. 이로써 무효화된 상호 관세의 실질이 제301조라는 합법적 틀 안에서 재현된 셈이며, 과도기적 조치(제122조 관세)의 자리를 조사 기반의 항구적 관세가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구조적 의미가 크다. 6. 1930년 관세법 제338조 - 마지막 카드, 전면적 시험대로     [규정]     제338조는 외국이 미국 통상(commerce)을 차별(discriminate)하거나 부당하게 불리하게 대우한다고 대통령이 인정하는 경우, 포고로써 해당국 물품에 최대 50%의 신규·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하고, 차별이 지속·심화되는 경우 수입 배제(exclusion)까지 가능하도록 규정한다. 사전 조사 절차와 기한에 관한 규정이 없어 대통령의 '인정(finding)'만으로 발동되는 구조이며, 요건의 실체(차별)는 명시되어 있으나 절차적 관문이 없다.     다만, 제338조가 96년간 단순한 사문(死文)으로 잠자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제338조는 1922년 관세법(Fordney-McCumber Tariff Act) 제317조(제317조)를 승계하여, 1923년 미국이 무조건부 최혜국 대우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상대국의 차별을 억지하고 대우의 평등을 관철하기 위한 집행 장치로 설계된 조항이고, 1930년대에는 발동 '위협'만으로 상대국의 차별 철회를 끌어낸 사례가 있다. 7) 이번 발동은 그 억지 기능이 위협 단계를 넘어 실제 부과로 나아간 첫 사례라는점에 의미가 있다.     [대캐나다 관세]     2026년 7월 20일 서명된 3건의 포고는 ① 자동차(캐나다가 미국산 자동차에만 관세·쿼터를 부과하는 차별로 인한 미국의 대캐나다 자동차 수출 22%(56억 달러) 감소 주장), ② 주류(캐나다 주(州)별 미국산 주류 판매 중단으로 인한 수출 81%(5.8억 달러) 감소 주장) 8), ③ 유제품(EU 대비 차별적인 치즈 관세율 할당 운용 주장)을 차별 행위로 적시했다. 세율은 법정 상한인 50%, 대상 무역액은 약 200억 달러이며, 발효는 서명 30일 후인 8월 19일경이다. 에너지, 포타쉬, 수산물, 핵심 광물, 기존 제232조 대상 물품은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나 USTR의 조사 절차는 선행되지 않았다.     [예상 쟁점]     제338조를 본안에서 해석한 판례는 확인되지 아니하므로, 관련 소송이 있을 경우 백지 상태의 다툼이 될 것이다. 행정부에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IEEPA와 달리 법문에 "new or additional duties"라는 문언이 명시되어 있어, 관세 위임에 명시적 문언을 요구한 Learning Resources의 해석론을 정면으로 통과한다. 반면 96년간 사용되지 않은 권한의 갑작스러운 행사는 중대 문제 원칙 심사를 자극할 수 있고, 절차 없는 대통령 단독 결정으로 국가 단위 50% 관세를 부과하는 구조는 비위임 원칙 논쟁을 부를 수 있다. 다만, 50% 상한과 '차별'이라는 실체 요건이 내재적 한계로 인정될 수 있고, 대통령이 취한 통상 조치에 대해 전통적으로 제한적인 사법 심사 기준이 적용된 점을 고려할 때 차별 인정 자체를 다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국제법 차원에서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나 WTO 최혜국 대우 위반이 문제될 수 있으나 미국 국내법원에서 이를 직접 원용하기는 어렵다. 강제 노동 관세가 일률 기본 관세의 역할을 이어받은 지금, 제338조는 그 위에 얹는 ‘국가 표적형’ 카드로서 캐나다 이외 국가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바, 이것이 트럼프 관세 정책의 향방 관련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7. 평가 및 시사점     미 연방대법원의 IEEPA 관세 무효화 판결 이후 5개월의 흐름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행정부는 관세 권한이 법문에 명시된 조항들로 이동하였고, 제338조 발동으로 그 이동이 완결되었다. 법적 안정성의 서열은 제232조가 가장 견고하고, 제301조가 그 뒤를 이으며, 판례가 전무한 제338조는 예측이 어렵고, 제122조는 일몰 후 환급 쟁송 국면이다. 당면한 의약품 제232조 관세 시행(7. 31., 복제약은 2년 유예), 제338조 대캐나다 관세 발효(8. 19.)와 그 전후의 소송 제기 여부, 강제 노동 관세의 후속 운용(제외 품목, TRQ 고시 등), 한국이 포함된 과잉 생산 조사 결과의 조치 설계, 제122조 기납부 관세 환급 소송의 전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첫째, 한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지형은 '품목별 제232조 + 제301조 강제 노동 관세(MFN 합산 12.5% 상한) + 진행 중 과잉 생산 조사'의 3층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한시적이던 제122조 관세가 조사 기반의 항구적 제301조 관세로 대체된 것이 핵심 변화다. 한국에 대한 강제 노동 관세는 품목별 MFN 세율과의 합계가 12.5%를 넘지 않도록 설계되어(MFN 세율이 12.5% 이상인 품목은 추가 관세 0), 품목별 실효 관세 부담이 MFN 세율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포고 제11032호의 국가별 세율 체계와 의약품 관세의 한국 세율(15%)에서 보듯 제232조 체계 안에서도 국가별 차등이 확대되고 있으므로, 품목별 세번(HS) 분류, 원산지, 가액 구조 등에 따른 정밀한 노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종료된 관세의 환급·쟁송 기회 보전이 시급하다. IEEPA 관세는 전체 수입자 대상 재청산이 진행 중이므로 미 관세국경보호청(CBP) 절차와 이의 신청 기한(180일) 관리가 필요하다. 반면 7월 24일 종료된 제122조 관세는 CIT 위법 판단의 효력이 소를 제기한 당사자(원고)에 한정되므로, 약 5개월치 기납부분의 환급을 위해서는 2년 내 개별 제소가 필요하다.     셋째, 제301조 조사는 의견서 제출·청문 참석 등 참여 통로가 열려 있는 절차다. 한국이 대상인 과잉 생산 조사에 대하여는 산업별 공동 대응을 포함한 절차 참여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제338조는 '차별' 인정만으로 발동되는만큼, 정부는 미국이 문제삼을 수 있는 우리 제도 및 관행을 선제 점검하고 대미 수출 기업들은 계약상 관세 분담 조항을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하 각주] 1) FEA v. Algonquin SNG, Inc., 426 U.S. 548 (1976)(수수료 등 금전적 부과 가능); America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Steel, Inc. v. United States(Fed. Cir. 2020. 2. 28., 상고 기각)(비위임 원칙 합헌); Transpacific Steel LLC v. United States, 4 F.4th 1306 (Fed. Cir. 2021)(법정 기한 도과 후 수정 가능); USP Holdings, Inc. v. United States, 36 F.4th 1359 (Fed. Cir. 2022)(APA 자의 금지 심사 배제); PrimeSource Building Products, Inc. v. United States(Fed. Cir. 2023. 2. 7., 상고 기각)(파생상품 확장 유효). 2) V.O.S. Selections, Inc. v. United States, CIT Slip Op. 25-66 (2025. 5. 28.)(3인 재판부); V.O.S. Selections, Inc. v. Trump, No. 25-1812 (Fed. Cir. 2025. 8. 29.)(전원합의체, 7:4). 항소심은 집행정지로 상고심 계속 중 관세 징수를 유지시켰다. 3) Learning Resources, Inc. v. Trump, No. 24-1287 (U.S. 2026. 2. 20.). Roberts 대법원장 집필의 다수의견에 Gorsuch, Barrett 대법관이 중대 문제 원칙 부분까지 합류하였고, Kagan 대법관 등 3인은 중대 문제 원칙 원용 없이 법문 해석만으로 결론에 동조하였으며, Kavanaugh 대법관 등 3인은 외교 영역에 대한 중대 문제 원칙 적용 예외를 주장하며 반대하였다. 4) Oregon v. United States 및 Burlap and Barrel, Inc. v. United States (CIT 2026. 5. 7.). 구제의 효력은 직접 수입자인 원고들에게 한정되었다. 5) In re Section 301 Cases (HMTX Industries LLC v. United States), No. 23-1891 (Fed. Cir. 2025. 9. 25.)(제307조 수정 권한의 광범위한 해석 인정), cert. denied (U.S. 2026. 6. 15.). 보복 품목 리스트 운용에 관한 USTR의 재량은 Gilda Industries, Inc. v. United States, 446 F.3d 1271 (Fed. Cir. 2006)에서부터 넓게 인정되어 왔다. 6) USTR, Notice of Actions in Section 301 Investigations of Acts, Policies, and Practices of Various Economies Related to the Failure of Each Economy to Impose and Effectively Enforce a Prohibition on the Importation of Goods Produced with Forced Labor, Docket Nos. USTR-2026-0265, USTR-2026-0266 (2026. 7. 23. 자 대통령 각서에 따른 USTR 조치 고시). 관세는 미국 동부 시간 2026. 7. 24. 00:01 이후 소비 목적으로 반입되는 물품에 적용되며, 그전에 최종 운송 수단에 선적되어 운송 중인 물품이 7. 28. 전에 반입되는 경우는 제외된다. 7) 제338조는 1922년 관세법 제317조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문언을 승계한 조항이다. 미국은 1923년 조건부 최혜국 대우에서 무조건부 최혜국 대우 정책으로 전환하였는데, 제317조 및 제338조는 이 '대우의 평등(equality of treatment)' 원칙을 상대국에 관철하기 위한 제재적 담보 장치로 이해되었다. 실제로 1932년 프랑스의 대미 수입 쿼터 차별에 대하여 국무부가 제338조 발동 가능성을 경고하자 프랑스가 무조건부 최혜국 대우 보장에 합의하였고, 이 사례는 제338조가 "미국의 통상 이익 보전을 위해 성공적으로 원용된" 것으로 평가된다. 1935년에는 독일·호주의 차별이 인정되었으나 관세 부과 대신 무역협정법상 권한이 활용되었고, 스페인(1932), 일본(1938~39) 등에 대하여도 발동이 검토된 바 있다. 이후 GATT 체제에 무차별 원칙이 내재화되고 제301조 등 대체 수단이 등장하면서 실제 원용 없이 잊혀졌다. 상세는 John K. Veroneau & Catherine H. Gibson, Presidential Tariff Authority, 111 Am. J. Int'l L. 957 (2017) 참조. 8) 캐나다가 미국 자동차 및 주류에 대해 취한 조치는 이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이 취한 대캐나다 관세 조치에 대한 보복의 일환으로 취해진 성격이 강하다. 지난 이슈 브리프 더보기 - 주요국의 외국인 투자 심사 제도 강화 동향: 특징, 리스크 및 대응 방향(2026.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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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2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주요국의 외국인투자심사 제도 강화 동향: 특징, 리스크 및 대응방향 - Issue Brief, 2026
최근 EU, 미국 및 중국 등 주요국은 경제 안보의 일환으로 외국인 투자 심사(FDI Screening) 제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EU는 간접 투자를 심사 대상에 포함하고 전 회원국의 심사 제도 도입을 의무화했으며, 일본도 심사 대상을 확대하고 부처 간 협의 체계를 신설하였습니다. 미국은 적대국 투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 심사 위원회(CFIUS) 심사를 강화하는 한편, 동맹·우호국 투자에 대해서는 절차 간소화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중국, 캐나다, 영국 등도 유사한 동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본 이슈 브리프는 이러한 주요국의 최근 동향과 특징을 비교·분석하고 우리 기업의 투자 리스크와 대응 방향을 검토하고자 합니다. 1. 배경과 특징     최근 외국인 투자 심사 강화는 경제 안보, 공급망 안정, 첨단 기술 보호 및 지정학적 경쟁이 결합된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취약성에 대한 인식과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하면서, 핵심 기술·인프라·데이터에 대한 외국 자본의 접근은 단순한 투자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 차원의 위험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특히 역외 지주회사나 다단계 지분 구조 등 종래 심사 제도를 우회할 수 있었던 간접 투자 구조를 규제 대상에 포함하려는 움직임을 공통으로 보이고 있고, 중국도 독자적인 투자 심사 제도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2. EU: 외국인 투자 심사 규정 전면 개정     1) EU 외국인 투자 심사 체계와 개정 경과         [ 분산형 체계의 조화 및 일관성 강화 ]         외국인 투자 심사 권한은 원칙적으로 27개 개별 회원국에 있으며, EU 차원에서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회원국 간 정보 공유와 협력을 조정하고 특정 투자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나, 개별 거래를 직접 승인하거나 금지할 권한은 보유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기존 규정(2019년 Regulation (EU) 2019/452)은 회원국의 심사권을 유지하면서도 역내 외국인 투자 심사의 일관성을 제고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최근 기존 규정을 대체하여 채택된 규정(Regulation (EU) 2026/1386)은 회원국이 외국인 투자 심사 절차를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하는 한편, 심사 체계에 적용되는 최소 기준(공통 의무 심사 분야, 절차 기한 등)을 설정하고 회원국 간 정보 공유·협력·조정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         [ 입법 경과 및 적용 일정 ]         새로운 EU 외국인 투자 심사 제도는 2024년 경제 안보 패키지의 일환으로 기존 규정의 개정안의 형태로 제출되어 2026년 7월 16일 발효했으며, 회원국의 심사 제도 수립 의무 등 주요 조항들은 2028년 1월 17일부터 적용된다. 회원국은 그 이전까지 국내 심사 제도를 최소 기준에 맞게 정비해야 한다. 2) 다만 경과 규정에 따라, 신규 규정의 적용일 당시 이미 심사가 진행 중이거나 완료된 투자에 대해서는 기존 규정(Regulation (EU) 2019/452)이 계속 적용되며, 신규 규정은 적용일 후 새롭게 개시되는 심사부터 적용된다.     2) 주요 개정 내용         [ 간접·우회 투자 포섭과 공통 의무 심사 분야 설정 ]         신규 규정은 심사 대상을 종래의 직접 투자에서 간접 투자까지 확대하여, EU 역내 자회사를 통한 우회 투자도 최종 투자자와 대상 기업 사이에 지속적·직접적 유대가 인정되면 심사 대상에 포함한다. 또한 27개 전 회원국에 국내 심사 제도 도입을 의무화하고, 이중 용도 품목, 방산 물자·기술, 첨단 기술, 핵심 인프라, 전략 원자재, 핵심 금융시장 인프라 및 선거 인프라 등 7개 분야를 공통적으로 최소한 갖춰야 할 의무 심사 대상으로 규정한다. 다만, 그린필드 투자를 이 최소 기준에 포함할지 여부는 각 회원국의 재량에 맡겨져 있어, 회원국별 제도 편차는 여전히 남아있다.         [ 2단계 심사 정착과 직권 심사 확대 ]         회원국의 심사 절차는 초기 심사(45일 이내)와 심층 조사(기간 미정)의 2단계 구조로 표준화된다. 아울러 회원국은 미신고 투자에 대해서는 거래 완료 후 최대 5년까지, 당초 심사 대상이 아니었으나 안보 우려가 제기된 투자에 대해서도 최소 24개월까지 직권으로 심사에 착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27개 회원국은 위험 투자자, 진행 중인 심사, 안보 영향이 확인된 투자에 관한 정보를 상호 공유해야 한다.         [ 심사 요소의 구체화와 승인·철회 명령 체계 정비 ]         회원국은 심사 시 핵심 기술·지식재산권, 데이터, 언론 자유, 공중 보건, 식량 안보 등 10개 요소를 의무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자금 세탁, 제재 연계 및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 투자자 위험 요소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 심사 결과에 따라 회원국은 투자를 금지하거나 이미 취득한 지분의 철회를 명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지배구조 변경, 의결권 제한, 데이터 역내 처리 등의 완화 조치를 조건으로 승인하거나, 완화 조치 이행 여부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3. 일본: FEFTA 개정-'일본판 CFIUS'의 등장     1) 일본 외국인 투자 심사 체계와 개정 경과         [ 사전 신고와 부처 공동 심사 ]         일본은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FEFTA) 3)에 따라 외국 투자자가 지정 업종의 일본 기업 주식 등을 취득하는 경우 사전 신고를 요구하고, 국가 안보·공공 질서·공공 안전 등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한다. 재무성과 사업 소관 부처가 공동으로 심사하며, 필요시 투자 조건 부과, 투자 변경 또는 중지 권고·명령 등을 할 수 있다. 4)     ​​​​​​​    [ 2026년 개정 경과 및 시행 일정 ]         2026년 1월 관세·외환 등 심의회의 제도 개선 권고를 토대로 마련된 FEFTA 개정법은 같은 해 5월 29일 국회를 통과하여 6월 5일 공포되었다. 부처 간 협의 체계 관련 조항은 공포 즉시 시행되었으며, 나머지 대부분의 조항은 공포일부터 1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정령(政令)으로 정하는 날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5)     2) 주요 개정 내용     [ 외국인 투자 규제 범위의 확대 ]         개정법은 일본 기업에 출자한 해외 법인의 의결권 50% 이상을 취득하는 거래와 임원 선임 관련 의결권 행사를 사전 신고 대상에 포함하여, 역외 기업 간 간접 취득까지 규제 범위를 확대했다. 또한 계약, 외국법, 가족·고용 관계 등 지속적인 경제 관계에 기초한 투자도 외국인 투자자 규정의 적용 대상에 새롭게 포함했다.     [ 위험 경감 조치의 법제화와 사후 집행 권한 강화 ]         종래 심사 실무에서 국가 안보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투자자가 제시해 온 위험 경감 조치 6)를 법률에 명문화하고, 사전 신고 시 그 내용을 제출하도록 하며 이후 변경이 발생하면 변경 신고를 요구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시정 명령이나 매각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아울러 당초 신고 대상이 아니었던 거래에 대해서도 완료 후 최대 5년간 정보 제출을 요구하고, 긴급한 경우 신규 간접 투자 제한 등 잠정 명령을 발동할 수 있다.     [ 경제 안보 중심의 범정부 심사 체계 구축 ]         기존에는 재무성·소관 부처 중심의 심사가 이루어졌으나 총리실, 외무성, 국가안보국 등이 참여하는 부처 간 협의 체계가 신설되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외국인 투자 심사는 개별 부처 중심 구조에서 범정부적 경제 안보 심사로 전환되는 성격을 가지며, 일본 정부도 이를 ‘일본판 CFIUS’의 창설로 설명하고 있다. 7) 4. 미국의 CFIUS 운영 방식 변화 8)     [ 적대국 규제·우호국 우대의 이중 트랙 ]     미국의 외국인 투자 심사 위원회(CFIUS)는 1975년 대통령 행정명령에 의해 최초로 설치되었으며 1988년 「국방생산법」(DPA) 제721조에 의해 법제화되었고, 그 후 2007년 「외국인 투자 및 국가 안보법」(FINSA)과 2018년 「외국인 투자 위험 심사 현대화법」(FIRRMA)에 근거하여 권한이 강화되었다. 9) 최근 CFIUS 제도는 중국 등 적대국 10)에 대한 투자에는 심사·집행을 강화하고 동맹·우호국 투자에는 절차를 간소화하는 이중 트랙 방식으로 재편되고 있다. 적대국을 대상으로 한 심사·집행은 점차 강화되고 있는데, 특히 중국계 자본의 반도체·첨단 기술 분야 투자를 엄격히 심사하고 있으며, 불허(rejection)나 강제 매각 명령이 내려지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11) 즉 CFIUS는 단순한 안보 심사 제도를 넘어 적대국과 우방국을 가르는 지정학적 필터로 기능이 확장되고 있다.     [ 동맹·우호국 투자에 대한 패스트트랙과 완화 조치 방식의 전환 ]     이와 대비되는 흐름으로, 2025년 공포된 ‘미국 우선주의 투자 정책’(America First Investment Policy) 12)은 동맹·우호국 투자에 대한 신속 심사 도입을 지시하였다. 이에 따라 재무부는 반복 신고 투자자의 정보를 사전에 수집하여 심사를 효율화하는 ‘알려진 투자자 프로그램’(Known Investor Program, KIP)을 추진하고 있으나, KIP 참여가 승인 자체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동시에 장기적·포괄적 약정 대신 이행 기한과 구체적 조치를 명시하는 방식으로 완화 조치 운용을 전환하려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는데, 이 역시 신뢰 가능한 투자자에게는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는 조치로 이해된다. 5. 기타 주요국 동향     [ 영국·캐나다 ]     영국은 2026년 3월 「국가안보투자법」(NSIA)에 따른 의무 신고 분야를 상수도, 반도체·핵심 광물 등을 포괄하도록 확대하는 한편, 저위험 AI 단순 이용 기업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캐나다는 2025년 3월 「국가안보심사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대상 기업의 규모, 혁신 생태계 내 위상, 공급망 영향 등 경제 안보 요소를 심사 기준으로 새롭게 도입하였다.     [ 중국 ]     중국도 적대국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외국인 투자 심사 강화 움직임에 대응하여 「외상투자 안전심사 방법」에 따라 국방·군수 및 실질적 지배권 취득 13) 거래를 중심으로 핵심 인프라·에너지·금융·IT·핵심 기술 등에 대한 안보 심사를 실시하며, 2026년 3월 시행된 개정 「대외무역법」을 통해 수출 통제, 공급망 의무, 국경 간 데이터 이전, 반제재 조치의 법적 근거를 확대·정비하였다. 14) 6. 평가 및 시사점     1) 평가         [ 간접 투자·우회 구조 규제 강화 ]         주요국의 최근 제도 개편은 몇 가지 뚜렷한 공통분모를 갖는다. 무엇보다 간접 투자·우회 지주 구조에 대한 규제 공백을 해소하려는 문제의식이 두드러진다. EU는 간접 투자 개념을 새로 도입하였고, 일본은 해외 지주회사 지분 취득을 규제 대상에 포함하였으며, 중국 역시 역외 지주회사·변동지분실체(VIE) 구조를 통한 투자도 심사 대상임을 명확히 하였다. 아울러 심사 대상 분야는 반도체, AI, 양자 컴퓨터, 핵심 광물, 데이터 인프라 등을 중심으로 확대·세분화되는 한편, 일부 국가들은 저위험 거래를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범위를 정밀화하는 등 규제 강화와 부담 완화를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    [ 집행 강화와 이중 트랙 확산 ]         집행 측면에서는 완화 조치의 법제화·공식화, 사후 모니터링 및 직권 심사 권한의 확대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이는 투자 거래가 일단 종결되더라도 정부 개입 가능성이 이전보다 훨씬 커졌음을 의미한다. 동시에 우호국 및 신뢰 투자자에 대해서는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는 반면, 적대국 및 고위험 투자자에 대해서는 심사를 한층 강화하는 이중 트랙 접근이 확산되고 있다.     ​​​​​​​    [ 제도적 수렴을 넘어선 경제 안보 진영화 ]         국가별로 심사 개시 기준, 심사 기간, 사후 심사 가능 기간, 집행 기관 구조, 완화 조치 운영 방식 및 처벌 수위 등에는 여전히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EU·미국·일본·영국·캐나다가 정보 공유와 동맹국 간 협력을 바탕으로 투자 심사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중국도 이에 대응하여 독자적인 외국인 투자 안보 심사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변화는 단순한 국제적 규제 수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오히려 미·중 전략 경쟁과 경제 안보의 부상이 심사 대상과 규제 범위를 확대하고, 민감 기술·핵심 인프라·공급망·데이터 분야에서 우호국과 고위험국을 구별하는, 이른바 ‘피아식별’을 더욱 선명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외국인 투자 심사 제도가 강화되고 있다고봐야 한다. 이에 따라 향후 다자간 협력도 보편적인 국제 공조보다는 동맹국·우호국 간 정보 공유와 심사 협력, 그리고 경쟁 진영 간 상호 대응 체계가 병행되는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2) 시사점과 대응     ​​​​​​​    [ 거래 구조 및 우회 취득 리스크 점검 ]         주요국에 투자를 추진하는 기업은 외국인 투자 심사 제도의 변동 동향을 면밀하게 파악하여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거래 구조를 설계하는 단계에서는 종전과는 달리 역외 지주회사나 특수목적법인(SPC)을 활용한 우회 취득 전략의 실효성이 전반적으로 약화하고 있음에 유의하여, 최종 실질 투자자 기준의 사전 검토가 필수적이다. 15) 여러 국가에서 동시 신고가 필요한 투자의 경우, EU·미국·영국 등 주요국의 심사 기간을 고려한 일정 관리와 완화 조치 협상 전략의 사전 수립이 요구된다. 거래 종결 이후에도 사후 모니터링·시정 명령 리스크에 대비하여 완화 조치의 이행 체계와 내부 통제 절차를 사전에 구축해 둘 필요가 있다. 16)         [ 우리나라 제도의 정비 방향 ]         「외국인투자 촉진법」, 「대외무역법」, 및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등을 중심으로 한 현행 제도는 여전히 지분율 및 업종 중심의 정태적 기준에 의존하여, 역외 SPC·펀드 구조를 통한 간접 취득이나 실질적 지배력 이전을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경제 안보·공급망 영향 등 정성적 심사 요소와 국가 안보 위험이 높은 국가 또는 투자자를 식별하기 위한 ‘적대국’ 개념도 명확히 제도화되어 있지 않아, 투자자의 국적·외국 정부와의 관계·우회 지배 가능성에 따른 위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향후에는 실질 투자자와 최종 지배자 확인 절차를 명확히 하고, 특정 국가의 명시적 지정에만 의존하지 않으면서 외국 정부의 영향, 우회 투자 구조, 기술·데이터 접근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고위험 투자자를 선별하는 위험 기반 심사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신뢰 투자자에 대한 절차 간소화와 고위험 투자자에 대한 심사 강화·사후 관리를 병행하는 이중 트랙 방식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하 각주] 1) Regulation (EU) 2026/1386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17 June 2026 on the screening of foreign investments in the Union and repealing Regulation (EU) 2019/452, OJ L, 2026/1386, 2026. 6. 26. 2) 종전에는 크로아티아와 키프로스가 국내 외국인 투자 심사 제도를 두지 않은 회원국으로 분류되었으나, 크로아티아는 2025년 11월, 키프로스는 2026년 4월 각각 심사 제도를 시행하였다. 따라서 2026년 7월 현재 27개 전 회원국이 외국인 투자 심사 제도를 법제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3) 일본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Foreign Exchange and Foreign Trade Act), 1949년 법률 제228호 (外国為替及び外国貿易法, 昭和24年法律第228号). 일본 정부 e-Gov 법령 검색 및 일본 법령 외국어 역 데이터베이스 참조. 4) Ministry of Finance Japan, “対内直接投資審査制度について” [대내 직접 투자 심사 제도에 관하여]. 5) House of Councillors, National Diet of Japan, “外国為替及び外国貿易法の一部を改正する法律案”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 일부 개정 법률안]. 6) 위험 경감 조치(リスク軽減措置)란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 심사 과정에서 국가 안보상 우려를 제거하거나 낮추기 위해 약속하는 경영·운영상의 제한을 말한다. 완화 조치라고도 불린다. 종전에는 투자자가 기존 신고를 철회한 뒤 이러한 조치를 반영하여 다시 신고하는 방식으로 운용되었다. 일본 재무성은 그 예로 외국 정부 등의 영향을 받아 국가 안보 관련 사업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약속 등 외국인 투자자의 경영 관여 방식을 제한하는 조치를 제시하고 있다. 7) 일본 재무성은 동 개정을 “일본판 CFIUS의 창설을 비롯한 대내 직접 투자 심사 제도의 고도화”로 설명하였다. 일본 재무성, 「大臣挨拶要旨(令和8年4月22日)」, 2026. 4. 22. 8) CRS, 「Committee on Foreign Investment in the United States (CFIUS)」 IF10177 (Updated 2026. 4. 28.) 9) CFIUS 제도 관련 자세한 내용은 광장국제통상연구원(2023), “미국 외국인 투자 심사 제도(CFIUS) 가이드북” 참조, [https://www.leeko.com/upload/news/newsLetter/960/20230526094907961.pdf] 10) CFIUS 관련 법령은 ‘적대국(foreign adversary)’을 별도의 법정 심사 범주로 규정하지 않으며, 외국인의 국적·외국 정부와의 관계 및 거래의 국가 안보 위험을 사안별로 심사한다. 다만 2025년 ‘America First Investment Policy’는 중국 등 ‘외국 적대국’ 관련 투자를 정책상 중점 관리 대상으로 제시하였다. See 50 U.S.C. §4565; 31 C.F.R. Parts 800, 802; The White House, “America First Investment Policy,” Presidential Memorandum, Feb. 21, 2025. 11) 일례로, 2026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계 HieFo Corporation에 대해 EMCORE의 디지털 칩 및 인화인듐 웨이퍼 사업 자산을 180일 내 매각하도록 명령하였는데, 이는 CFIUS가 자진 신고되지 않은 거래를 사후 적발한 사례이다. 2024년에도 전체 통지의 과반이 조사 단계로 넘어가고 다수의 거래에 완화 조치와 위반 제재가 부과되는 등 높은 심사 강도가 유지되었다. 다만 닛폰스틸의 US스틸 인수처럼 골든셰어, 대규모 신규 투자 등 국가 안보 협정을 조건으로 승인한 사례도 나타난다. 12) The White House, “America First Investment Policy,” Presidential Memorandum, Feb. 21, 2025. 동 문서는 법률이나 행정명령(Executive Order)이 아니라 국가 안보 대통령 각서(National Security Presidential Memorandum, NSPM)로서,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과 미국 연방법상 권한에 기초하여 관계 행정기관에 투자 정책의 집행 방향을 지시한 문서이다. 13) 역외 지주회사나 VIE를 통한 간접 투자도 실질적 지배권 취득에 해당하면 심사 대상이 될 수 있으나, '실질적 지배' 판단 기준과 민감 분야 세부 범위가 불명확하여 당국의 재량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14) 国家发展和改革委员会·商务部令第37号, 《外商投资安全审查办法》(2020. 12. 19. 공포, 2021. 1. 18. 시행), 제4조(심사 대상 범위) 및 제5조(실질적 지배 취득의 판단 기준). 15) 특히 일본·EU·중국을 상대로 한 M&A의 경우 해외 SPC의 지분 변동 단계부터 간접 취득 트리거 해당 여부를 점검해야 하고, 일본의 경우 다단계 지주 구조·펀드 구조에 대한 적용 범위, 상장기업의 지분율 기준, '지속적 경제 관계'의 구체적 정의 등 하위 법령에 위임된 사항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영국·캐나다를 상대로 한 거래 역시 반도체·핵심 광물 등으로 확대된 의무 신고 분야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EU를 상대로 한 거래에서는 역내 지주회사 활용을 통한 심사 회피가 더 이상 유효한 전략이 되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 등 국가와 연계된 투자자에 대한 심사도 한층 엄격해지고 있다는 점을 함께 유의해야 한다. 16) 또한 EU의 하위 이행 법령, 일본의 각의령·성령, 미국 KIP의 시행세칙, 영국 NSIA 하위 입법, 캐나다 ICA의 추가 개정, 중국의 후속 규정 등 주요국의 후속 입법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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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6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AI·사이버 전장의 시대, 한미 방산협력의 새 길 - Issue Brief, 2026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은 대규모 소모전, 무인 체계 확산, 사이버·전자전의 일상화와 방산 공급망의 취약성을 드러내며 방산 협력의 기존 공식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의 유일한 동맹국이자 제1의 방산 협력국인 미국과의 협력도 단순한 무기 구매와 기술 이전을 넘어, 피지컬 AI·사이버 보안을 중심으로 공동 개발·공동 생산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제5세대 공동 생산 동맹’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이슈 브리프는 한미 방산 협력의 발전 과정과 향후 법적·제도적 과제를 살펴봅니다. 이 글은 법무법인 광장 방산팀의 강은호 고문이 한미 경제연구소(KEI)에 기고한 「The Future of U.S.-South Korea Defense Industry Cooperation on AI and Cybersecurity」를 기반으로 축약·재구성하였습니다. 1) 1. 현대전의 변화와 한미 방산 협력의 새로운 과제     [ 현대전의 양상 변화 ]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이 보여준 가장 큰 교훈은 현대전의 양상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오늘의 전장은 더 이상 육·해·공이라는 전통적 구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우주·사이버·전자전이 하나의 전장으로 통합되고, 저가 드론이 고가 전차와 방공 체계를 압박하는 ‘비용 비대칭’이 일상화되고 있다. 스타링크와 인공지능 기반 정보 분석처럼 민간 기술이 전장에 직접 투입되고, 사이버 공격과 전자전은 물리적 타격에 앞서 상대의 지휘 체계와 무기 체계를 무력화하는 선행 수단이 되고 있다. 전쟁은 더 길어지고, 더 소모적이 되며, 더 깊이 디지털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의 전력 증강 방향뿐 아니라 한미 방산 협력의 틀 자체를 다시 짜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 한국의 복합 안보 환경 ]       한국이 직면한 안보 환경은 매우 복합적이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위협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선 파병을 통해 실전 경험까지 축적하며 드론, 전자전, 사이버전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다. 우리 내부적으로는 병역 자원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과거와 같은 병력 중심 군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무기 체계의 전자화가 심화될수록 공급망과 사이버 취약성은 치명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악성코드가 무기 체계와 지휘 통제 체계에 침투할 경우, 물리적 전력이 온전하더라도 개전과 동시에 전투력이 무너질 수 있다.     [ 미래 전형 전력으로의 전환 ]       여기에 미국이 동맹국의 자발적 역할 확대와 방위 역량 강화를 요구하는 흐름까지 겹치고 있다. 결국 한국은 동맹을 유지·강화하는 동시에 AI 기반 지휘 통제, 유무인 복합 체계, 다층 방공망, 사이버 킬체인 등 미래 전형 전력으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 2. 한미 방산 협력의 발전과 제5세대 공동 생산 동맹     [ 한미 방산 협력의 발전 세대 ]       지금까지의 한미 방산 협력은 대체로 네 세대를 거쳐 발전해 왔다. 제1세대는 1970년대 미국의 지원 아래 한국 방산 기반을 형성하던 시기였고, 제2세대는 1980~1990년대 미국 무기 도입과 절충 교역(offset trade) 2)을 통해 기술을 축적하던 성장기였다. 제3세대는 2000년대 초반 국산화와 독자 체계 개발의 시기였으며, 제4세대는 2010년대 후반 이후 한국이 주요 방산 수출국으로 부상하면서 공급망과 공동 시장 문제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온 시기라고 할 수 있다.     [ 제5세대 협력의 필요성 ]       그러나 기존 협력은 공통적으로 한국이 미국의 기술과 체계를 도입·흡수하거나, 그 연장선에서 생산과 수출 역량을 확대하는 구조였다. 드론·피지컬 AI·사이버전·장기 소모전의 시대에는 기술과 생산, 소프트웨어와 공급망, 설계와 유지 체계가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 한미 방산 협력은 이제 단순한 무기 구매나 제한적 공동 개발을 넘어 양국의 강점을 하나의 생태계로 결합하는 ‘제5세대 협력’으로 발전해야 한다.     [ 공동 생산 동맹과 프로덕션 웹 ]       제5세대 협력의 핵심은 신뢰를 기반으로 양국의 장점을 하나로 묶는 ‘공동 생산 동맹’이다. 미국은 AI, 첨단 연구 개발, 시스템 설계 및 운영 개념 발전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반면, 한국은 제조업, 조선업, 반도체 기반, 신속한 양산과 납기, 우수한 플랫폼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양국은 처음부터 공동 설계·공동 생산·공동 유지의 구조로 결합하는 ‘프로덕션 웹(Production Web)’을 구축해야 한다. 한미 방산 협력의 중심도 이제 “무엇을 사올 것인가”에서 “무엇을 함께 설계하고, 만들고, 유지할 것인가”로 이동해야 한다. 3. 제5세대 방산 협력의 중점 추진 분야     [ 피지컬 AI 협력 ]       제5세대 협력은 구체적인 성공 사례를 만드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우선 피지컬 AI 분야에서 공동 연구·공동 실증·공동 생산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자율 드론, 무인 지상 차량, 무인 수상정 및 유무인 복합 체계의 개발을 위해서는 알고리즘뿐 아니라 데이터, 반도체, 센서, 플랫폼 통합 및 지휘 통제 체계 연동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     [ 방산 사이버 보안 협력 ]       사이버 보안 협력도 방산 협력의 핵심 축으로 격상해야 한다. 미래 무기 체계는 곧 소프트웨어 체계이며, 공급망의 작은 취약점도 전체 전력의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한미는 CMMC 3)와 연계한 방산 사이버 보안 체계, 공동 대응 센터 및 공급망 보안 기준을 함께 구축해야 한다.     [ 방산 조선 협력 ]       이와 함께, 방산 조선 협력 역시 전략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조선 역량과 함정 건조 기반 부족은 한국에 새로운 기회인 동시에 동맹국으로서의 역할을 제시한다. 양국은 유지 보수 정비(MRO)를 넘어 AI 기반 함정 건조·유지 체계와 수상함·잠수함 분야의 전략적 협력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4. 법적·제도적 과제와 향후 방향     [ RDP-A 등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 ]       협력을 구조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양국 간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수적이다. 특히 미국이 다수의 우방국과 체결한 RDP-A(상호방위조달협정, Reciprocal Defense Procurement Agreement) 4)가 한국과도 체결된다면 제5세대 협력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한국 내 조선소에서 미 전투 함정의 건조가 가능하도록 관련 번스-톨레프슨 수정법(Byrnes-Tollefson Amendment) 5) 등 미국 법상 제한을 완화하고, 자유무역지대 활용 등 국내외 법적 근거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 공동 방산 생태계로의 진화 ]       결국 한미 방산 협력의 미래는 무기 거래의 확대가 아니라 산업·기술·데이터·공급망을 결합한 공동 방산 생태계의 구축에 달려있다. 한국은 더 이상 단순한 무기 수요국이 아니라 미국과 함께 차세대 전장을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성장하였다. RDP-A의 조속한 진전, 피지컬 AI 공동 연구 체계 구축, CMMC 연계 공급망 제도화 및 MRO를 넘어선 함정 신조 협력이 제5세대 공동 생산 동맹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 전문적 법률 자문의 필요성 ]       이러한 과제는 방산 조달, 기술 보호, 수출 통제, 보안 인증 및 통상 규범이 복합적으로 연계된 전문적인 법률 영역이다. 따라서 정책 당국과 방산 업계는 방산 분야의 전문성과 자문 경험을 축적해 온 전문 법무법인의 자문을 활용하여 법적 취약성 보완 및 분쟁 예방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하 각주] 1) Eun-ho Kang, “The Future of U.S.-South Korea Defense Industry Cooperation on AI and Cybersecurity,” Korea Economic Institute of America (KEI), 2026.07.02, [https://keia.org/publication/the-future-of-u-s-south-korea-defense-industry-cooperation-on-ai-and-cybersecurity/] 2) 절충 교역(Offset Trade): 무기 및 방산 물자를 해외에서 구매할 때, 판매국(수출국)이 구매국에 대해 기술 이전, 부품 국산화, 공동 생산, 수출 지원 등 반대급부를 제공하도록 하는 거래 방식이다. 구매국 입장에서는 단순 완제품 구매에 그치지 않고 자국 방위 산업의 기술력 확보 및 산업 기반 구축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을 비롯한 다수의 무기 수입국이 대형 방산 구매 계약 시 절충 교역 조건을 부과해 왔다. 3) Cybersecurity Maturity Model Certification(사이버 보안 성숙도 모델 인증). 미국방부가 국방 공급망(방산 협력 업체) 내 통제 비밀 정보 보호를 위해 도입한 인정 체계를 지칭한다. 4) RDP-A(Reciprocal Defense Procurement Agreement, 상호방위조달협정): 미국이 동맹·우방국과 체결하는 협정으로, 방위 산업 물자·서비스 조달 시 상대국 제품에 대해 자국산과 동등한 대우(내국민 대우)를 부여하고, 관세·비관세 장벽을 완화하여 상호 조달 시장 접근을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 20여 개국이 미국과 체결하고 있으며, 한국은 아직 체결하지 않은 상태다. 5) 번스-톨레프슨 수정법(Byrnes-Tollefson Amendment): 미국 연방법(10 U.S.C. §8679)으로, 항공모함을 포함한 주요 전투 함정(major combatant vessel)은 원칙적으로 미국 내 조선소에서만 건조하도록 규정한 조항이다. 1941년 도입된 이래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쳤으며, 이 조항으로 인해 외국 조선소에서 미 해군 전투 함정을 건조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한국 조선소가 미 해군 함정 건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법 개정 또는 예외 인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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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3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국제통상질서 재편: 「턴베리 체제」와 통상 리스크 - 미국의 양자 무역합의 확산과 도전 - Issue Brief, 2026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WTO 중심의 다자 통상 체제를 무시하며 무역 상대국별로 차등적 관세를 부과하고, 비관세 장벽 철폐 압박 및 대미 투자·미국산 구매 약속을 관세와 연동시키는 새로운 통상 질서(이른바 ‘턴베리 체제: Turnberry System’)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미 연방 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 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결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임시 조치로 무역법 122조에 따라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무역법 301조라는 더 견고한 토대로 갈아타며 정책 기조를 구조화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으로서는 변화하는 국제 통상 질서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바, 이번 이슈 브리프는 턴베리 체제의 실체와 영향, 대응 방안을 정리하였습니다. 1. 통상 질서 재편 배경     국제 통상 질서 재편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서 출발하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직후 고율 관세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뒤 이를 지렛대로 삼아 주요국과 개별 협상을 추진하였고, 2025년 7월 EU와의 합의를 계기로 그리어 미 무역대표(USTR)가 이를 ‘턴베리 체제’로 명명하였다. 1) 미국은 WTO에 기반한 다자간 통상 체제를 무력화하면서 자신 주도하 양자 합의로 사실상 새 질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요컨대 미국이 지향하는 질서의 키워드는 상호성·경제 안보·관리 무역으로 집약할 수 있다.     ■ 다자 체제 불신: 무조건적 최혜국 대우(MFN)가 각국과의 무역 관계 최적화를 막는다고 주장하면서, WTO의 MFN 원칙 재고와 상호주의에 입각한 폐쇄형 복수국 협정을 추진     ■ 무역 적자 축소와 제조업 회귀: 관세를 미국 제조업 진흥과 경쟁력 향상, 나아가 경제 안보 강화의 지렛대이자 상대국의 대미 투자 및 미국산 구매 확대를 이끌어내는 압박 수단으로 활용     ■ 대중국 견제: 원산지 강화·환적 차단, 우려국 기술·투자 배제 등을 통해 공급망에서 중국을 분리하려는 노력 강화 2. 통상 질서의 재편: 「턴베리 체제」의 형성과 법적 근거     미국은 EU, 일본, 한국, 인도와의 기본 합의(Framework Agreement)에 더하여,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에콰도르, 대만과 상호 무역 협정(Agreement on Reciprocal Trade, ART) 9건을 빠르게 체결하였다. 2) 이는 단편적이고 독립적인 협정이 아닌 아래 다섯 요소가 결합된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세에 그치지 않고 대미 투자 압박, 미국산 구매 확대, 상대국의 비관세 장벽 제거 등을 함께 포괄한다.  
[표1]「턴베리 체제」의 5대 핵심 요소 
    핵심 작동 원리는 상대국의 합의 불이행 시 미국이 합의 전 일방적으로 선언한 고율 관세로 원상 복귀시키는 ‘스냅백(snapback)’ 장치이다. WTO식 사후 분쟁 해결에서 벗어나,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관세 우대를 즉시 정지하거나 재부과하는 사전적 준수 관리 장치(trigger governance)를 합의에 내장한 것이다. 이로써 관세는 고정된 권리가 아니라 언제든 회수될 수 있는 조건부 혜택이 된다.  
[표2] 관세부과 법적 근거의 전환: IEEPA → 무역법 301조(19 U.S.C. §2411(c))
    턴베리 체제의 관세 합의는 본래 IEEPA에 따른 상호 관세 부과 행정명령(EO 14257)을 토대로 설계되었다. 연방대법원 판결로 그 근거가 소멸되자 미국은 USTR의 조사, 조사 대상국과의 협의, 공청회 및 의견 수렴 등 절차를 거쳐 법문에 관세 부과 권한을 명시한 무역법 301조로 법적 근거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과거 트럼프 1기 대중국 301조 관세를 둘러싼 일련의 국내 소송에서도 그 권한이 대체로 유지되어 온 만큼, IEEPA보다 법적으로 견고한 것으로 평가된다 3). 다만 301조는 미국 입장에서 일방적 조치의 국내법적 근거가 될 수 있으나, 과거 모든 교역국에 보편적으로 적용된 사례는 없어 분쟁의 소지가 남아있다.     한편 IEEPA 관세 무효화 이후에도 미국의 무역 상대국들은 기존 ART의 무효를 주장하기보다, 미국이 어떤 국내법적 근거로 정당화하든지 기존 합의 유지 입장을 취함으로써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을 회피하는 쪽을 선호하였다. 이는 IEEPA(위법) → 무역법 122조(임시) → 무역법 301조(영구화)로 이어지는 미국 국내법적 근거 전환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무역 상대국 간 양자 합의의 골격이 유지되는 배경이 된다. 3. 영향과 평가     턴베리 체제는 개별 산업을 넘어 글로벌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수출 통제 강화, 미·중 갈등의 격화와 협상의 병행, 각국 보호주의의 확산과 기존 통상 협정(예: USMCA)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턴베리 체제는 관세, 비관세 및 투자와 구매를 포괄하고 있는바, 본고에서는 우리 산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관세와 대미 투자 약속에 따른 영향에 주목하고자 한다.     3월 개시된 강제 노동·과잉 생산 301조 조사 결과에 따른 관세의 영향은 산업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한국은 양 조사에 모두 포함되었다. 강제 노동 301조 조사에서는 외국에서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물품을 수입 금지하는 제도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12.5% 관세 부과 대상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과잉 생산 301조 조사에서는 자동차·전자·철강·조선·석유화학 등 주목 부문에 대한 조사 결과가 변수로 될 것이다. 부문별로 유의할 점은 아래와 같다.     ■ 반도체         향후 반도체에 232조 관세가 부과될 경우 보장 조건의 비교 기준에 따라 실익이 달라질 수 있다. 일본이 ‘다른 어떤 국가보다 높지 아니한’ 세율(사실상 최혜 보장)을 약속받은 반면, 한국의 기준은 ‘한국 이상의 반도체 무역량을 갖는 경제체’로 한정되어 사실상 대만 정도만 비교 대상이 된다. 따라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대만 ART 조건을 모니터링하고, 동등하거나 보다 나은 대우 확보를 추진해야 한다.     ■ 자동차·전자         한미 합의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부품의 232조 관세가 15%로 인하되었으나 일본·EU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대미 수출 관련 한미 FTA 무관세 우위는 사실상 소멸하였다. 제작사별 미국 안전 기준 준수 차량 수입 한도(5만 대) 폐지까지 더해져 대미 수출과 국내 시장의 경쟁 환경이 함께 바뀌며, 과잉 생산 301조 조사의 주목 부문인 만큼 조사 결과와 조치안의 향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철강·조선·석유화학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32조 관세는 영국을 제외하고 어느 합의에서도 인하되지 아니한 별도 관세선으로 유지된다. 철강·조선·석유화학은 모두 과잉 생산 301조 조사의 주목 부문이므로,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사업 계획을 점검하고 조사 결과와 조치안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 한편 IEEPA 관세 무효화 이후에도 미국의 무역 상대국들은 기존 ART의 무효를 주장하기보다, 미국이 어떤 국내법적 근거로 정당화하든지 기존 합의 유지 입장을 취함으로써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을 회피하는 쪽을 선호하였다. 이는 IEEPA(위법) → 무역법 122조(임시) → 무역법 301조(영구화)로 이어지는 미국 국내법적 근거 전환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무역 상대국 간 양자 합의의 골격이 유지되는 배경이 된다.     ■ 동남아 생산 기지         말레이시아·캄보디아 등 ART의 우회 차단·제 3국 차단 조항은 현지 법인의 대미 수출에 직접 적용된다. 중국산 투입재 비중이 높은 공급망이라면 원산지 및 환적 관리와 함께 위구르 강제 노동 방지법(UFLPA) 등 미국 법상 요구되는 강제 노동 관련 증빙을 선제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 대미 투자         우리나라는 3,500억 달러 투자 약정에 대해 상업적 합리성 확보 원칙, 연 200억 달러 한도, 한미 전략 투자 공사 설립 등을 골자로 한 한미 전략 투자법 4)이 최근 발효되었다. 금액·기한·고용 등 투자 핵심 성과 지표(KPI) 미달은 관세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발동 근거가 IEEPA에서 301조로 옮겨가는 만큼 관세 재부과 메커니즘의 불확실성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미 투자와 직접 연계된 반도체·조선·배터리 부문은 투자 이행과 관세가 맞물려 있어 영향이 클 수 있다. 4. 향후 전망 및 대응     미국이 주도하는 턴베리 체제는 근본적으로 미·중 간 구조적 및 전략적 갈등을 기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국제 통상 질서 형성의 구조적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앞서 살펴본 공급망 재편, 수출 통제 강화의 흐름이 심화되는 한편, 비차별 원칙(MFN)에 기반한 다자 질서는 상호성 및 관리 무역 중심의 차등적 질서로 점차 대체될 전망이다. 다른 교역국들도 유사한 양자 레버리지·관리형 합의를 모방할 경우 통상 규범의 파편화와 상호 보복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로서는, 대응 과제의 중심이 ‘관세율을 얼마나 낮출 것인가’에서 ‘새 질서 안에서 어디에 설 것인가’(투자 약속, 공급망 원산지, 규제 정합성 등)로 이동하고 있다.     조만간 도래할 122조 관세의 150일 시한(7월 24일)이 1차 분기점으로, 해당 기한 만료 전후 강제 노동·과잉 생산 301조 조치(관세)가 그 공백을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60개국·제조업 전반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조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301조 관세는 법문에 행정부의 관세 권한이 명시되어 있는 만큼, 행정 절차법(APA)·중대 쟁점 원칙(Major Questions) 차원에서 벌어지는 미국 국내 법정 다툼의 인용 및 집행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또한 WTO 차원에서 분쟁 해결 절차에 회부될 수 있으나, WTO의 집행력도 제한된 상태이다. 11월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단기적 변수가 될 수 있으나, 관세 권한의 상당 부분이 행정부에 위임되어 있고 다자주의에서 지역주의·양자주의로의 이행이 이미 구조적 흐름으로 자리 잡은 점에 비추어, 턴베리 체제의 기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기업으로서는 단기적으로 IEEPA 관세 환급 적격 검토(2025. 4. ~ 2026. 2. 통관 엔트리·납부액 점검) 및 2건의 301조 조사 조치안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 활용을 검토(강제 노동 7. 6. 의견 접수 마감)해야 한다. 또한 상시적으로 ① 품목별 통합 관세표 작성(HTSUS·원산지·232조·301조·122조·ART 예외)과 시나리오별 영향 분석, ② 주요국의 무역·투자 정책 및 입법 변화 모니터링, ③ 대외 무역·투자 시 법률 자문 등을 통한 통상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또한, 장기 공급 계약에 관세 변동, 가격 조정, 법령 변경, 불가항력 조항을 정비하고, 관세·비관세 한미 합의 사항 전반에 대한 사내 모니터링 체계 구축과 한미 FTA 권리 보전, 반도체 보장 조항 해석 확보, 강제 노동 수입 금지 제도 정비 등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기업 간 긴밀한 정보 공유와 협조 체계 구축과 운영이 필요하다. [이하 각주] 1) ‘턴베리(Turnberry)’는 2025년 7월 미국과 EU가 무역·투자 합의를 타결한 스코틀랜드의 지명이다. 그간 다자주의를 고수해 온 EU가 미국의 압박 속에 양자적 합의를 수용한 상징적 장면으로, 일방주의·보호주의적 경제 압박을 정당화하는 체제라는 함의를 담고 있다. 그리어 미 무역대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200일이 되던 2025년 8월 New York Times에 게재한 “우리가 세계 질서를 다시 만든 이유(Why We Remade the Global Order)” 제하의 기고문에서 브레튼우즈 체제의 WTO 원칙이 새로운 정치·경제적 현실에 대한 적실성을 상실하였다고 선언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으로 형성된 새로운 체제를 ‘턴베리 체제’라고 불렀다. 2) 한편, 중국과는 2025년 4월 ‘미국 해방의 날’ 이후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촉발된 상호 보복 관세 부과와 상호 간 수출 통제 강화(반도체, 희토류)로 갈등이 고조되었으나 작년 10월 말 경주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 계기 휴전을 합의하면서 협상을 계속해왔다. 금년 5월 북경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현안을 포괄적으로 타개하지 못하여 통상 갈등이 잠재된 상황에서 국면을 관리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3) 특히 미국이 과잉 생산과 강제 노동을 근거로 301조를 발동하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종래 통상 규범은 최종 제품의 특성을 바꾸지 않는 공정 및 생산 방법(PPM)에 대한 규제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았으나, 턴베리 체제하에서 미국이 이를 직접 규율함으로써 사실상의 역외 적용을 통해 상대국 정책에 개입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4)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 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시행 2026. 6. 18., 법률 제21486호, 2026. 3. 17.,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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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7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미·중 정상회담 결과: ‘전략적 안정’ 합의와 통상·투자 위원회 설치 - Issue Brief, 2026
2026년 5월 14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은 작년 4월 ‘해방의 날’ 관세 이후 격화된 양국 무역 갈등을 해소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양측 간 본질적인 입장 차이로 획기적인 타결은 없었지만 통상·투자위원회 신설, 농산물·항공기 구매 확대, 핵심 광물 공급 우려 해소, 비관세 장벽 완화 등에 합의하였습니다. 다만, 향후 이행 문제와 양국 간 전략적 관계 안정화 문제 및 대만, AI 거버넌스 등 민감 의제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지 못하여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이번 이슈 브리프는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합의 내용과 시사점, 우리 기업의 대응 방향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1. 회담 배경과 의제         회담 개요     2026년 5월 13~15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국빈 방문하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미 대통령의 방중이 2017년 11월 이후 약 8년 6개월 만이고 미·이란 종전 협상이 현안으로 남아 있는 시점이라 회담 결과에 세계적 관심이 집중되었다. 중국은 “세기적 대변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기존 강대국과 신흥 강대국 간 충돌이라는 이른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피할 것”을 주문하고, 1) 미국은 양국 간 “건설적 전략적 안정(constructive relationship of strategic stability) 관계 구축”에 합의하였다고 밝혔다. 2) 양국은 또한 2026년 하반기 G20 정상회의(미국 주최)와 APEC 정상회의(중국 주최)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하였다.     개최 배경     2025년 4월 이후 미국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하여 중국산 제품에 최대 14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였고,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125% 보복 관세 부과와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로 맞대응하면서 양국 교역은 급격히 위축되었다. 양국은 2025년 5월 제네바 합의와 10월 부산 APEC 계기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단계적 관세 인하와 희토류 통제 1년 유예에 합의하였고, 11월에는 각각 30%·10%로 관세를 추가 인하하였다. 3) 이번 베이징 회담은 이러한 ‘임시 휴전’을 보다 지속 가능한 거버넌스로 전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외교·안보 의제     양 정상은 △이란 핵보유 불용 및 호르무즈 해협 안전 항행 확보, △북한 비핵화 공동 목표 재확인, △중동·우크라이나 정세에 대한 의견 교환 등 주요 국제·지역 의제에 관해서도 협의하였다. 양측은 공동 문서 발표 없이 각자 회담 결과를 자국 관심사 위주로 발표하였다. 중국 측은 대만 이슈가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서 미국 측에 각별히 신중한 대응을 요청하였다. 4) 반면, 백악관은 회담 후 발표된 팩트시트에 대만 이슈에 대한 논평을 싣지 않았다. 2. 통상·투자 분야 합의 요지     통상·투자위원회 신설     양측은 「통상위원회(U.S.-China Board of Trade)」와 「투자위원회(U.S.-China Board of Investment)」의 신설 합의를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구체 성과로 꼽았다. 5) 통상위원회는 비민감 분야의 교역 관리와 특정 품목의 관세 인하를 논의하고, 투자위원회는 투자 관련 현안을 협의하는 채널로 가동될 예정이다. 회담 후, 중국은 통상위원회를 통해 호혜적 관세 인하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반면, 6) 미국은 투자위원회가 비전략·비민감 분야의 투자만을 다룰 것이라 언급함으로써 동 위원회의 운영 방식에 대한 이견을 노출했다. 7)     상호 물품 구매 약속     중국은 2025년 10월 부산 회담에서 합의한 대두(soybean) 구매 외에 2026년(잔여 기간 안분), 2027년, 2028년에 연간 최소 17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약속하였다. 또한 중국은 미국산 쇠고기 및 가금류 수입을 확대하고 보잉 민항기 200대 구매를 1차로 승인(2017년 이후 첫 발주)하는 한편, 추가 구매 및 항공기 엔진 450대 구매 가능성도 언급하였다. 8) 미국은 2008년부터 시행해 온 중국산 유제품 자동 억류 조치를 해제하고 일부 중국 수산물과 분재 제품 수입 제한 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9)     희토류·핵심 광물 공급망     중국은 이트륨·스칸듐·네오디뮴·인듐 등 희토류·핵심 광물의 공급 부족 문제와 희토류 생산·처리 장비·기술의 판매 금지·제한과 관련된 우려도 다루기로 하였다. 10) 이는 세계 희토류 생산의 60%, 희토류 자석 가공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는 중국이 2025년 10월 실시한 희토류 수출 허가제와 해외 생산 희토류 자석에 대한 통제 조치가 단계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관세 인하 이슈     이번 회담에서 추가적 관세 인하는 공식적으로 합의되지는 않았다. 2026년 2월 미 연방 대법원이 IEEPA 기반 관세를 위법 판결한 이후 미국은 10% 일률 관세를 잠정 시행 중으로서 대중 관세의 최종 수준은 현재 진행 중인 1974년 무역법 제301조에 따른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11) 중국은 향후 양국이 통상위원회 산하에서 각각 300억 달러(약 45조 원) 이상 규모 상품에 대한 관세 인하 체계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2) 3. 평가와 한계     긍정적 평가     이번 정상회담은 전략적 안정 관계를 지향하면서 2025년 한 해 동안 격화된 미·중 무역 전쟁의 재발 방지를 위해 협의 채널을 신설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통상·투자위원회 신설은 과거 ‘1단계 합의(Phase One Deal, 2020)’가 일회성 구매 약속에 그쳤던 한계를 보완하여, 지속적인 양자 협의의 ‘틀’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또한 농산물·항공기·핵심 광물 등 양국 산업·고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서 제한적 성과가 도출되었고, 양 정상이 G20·APEC 등 다자 무대에서의 협력 의지를 재확인함으로써 글로벌 공급망과 무역 시스템에 단기적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계와 불확실성     그러나 이번 회담은 한계도 노정하고 있다. 첫째, 양국 발표 내용이 상이한 점이다. 미국은 통상·투자위원회 신설, 농산물·항공기 구매, 희토류 공급 해소 등 거래의 성과에 치중한 반면, 중국은 ‘전략적 안정 관계’ 비전과 대만 문제 등 정치·안보 의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 13) 둘째, 양국 간 첨예한 대립이 이어져 온 반도체 수출 통제, 인공지능(AI) 거버넌스, 대만 문제 등 기술·안보 핵심 의제에 대해서는 구체적 합의가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로이터 통신 등은 엔비디아 H200 등 첨단 AI 반도체의 대중 수출 허용 또는 관련 논의 가능성을 보도했으나, 14) 해당 사안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셋째, 과거 중국이 약속한 추가 2,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상품 구매를 이행하지 않은 전례에 비추어, 이번 농산물·항공기 구매 약속의 실제 이행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4. 시사점과 대응 방향     금번 미·중 정상회담은 미·중 관계가 ‘완전한 디커플링’이 아닌, ‘관리된 경쟁(managed competition)’ 또는 ‘선별적 디리스킹(de-risking)’ 체제로 정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미국은 비민감 분야의 거래에 방점을 찍은 반면, 중국은 대만 및 첨단 기술 등 이슈를 강조함으로써 보다 전략적 이해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비민감 분야의 상호 의존을 유지·확대하면서, 첨단 기술·국가 안보 분야에서는 수출 통제·투자 심사 등 제한을 지속하는 ‘이중 트랙(dual-track)’ 구조를 고착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향후 미국과 중국 간에는 핵심·민감 분야의 대립과 비민감 분야의 제한적 협력 구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언제든지 통상 갈등이 분출될 수 있어 국제 무역에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제3국에 불편한 선택을 강요할 수 있다. 중국과 서방의 배타적 법규 정충돌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잉 생산, 강제 노동과 환경 규제를 비롯하여 해외 투자 규제와 개시(disclosure) 의무 준수에 대한 미국과 EU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면 시장 접근이 제한되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중국의 견제와 제재 대상이 될 우려가 있다.     우리 기업으로서는 갈등하는 강대국 간의 충돌과 거래 동향을 면밀히 관찰하고 선제적 대응을 해 나가야 한다. 또한 특정 시장을 타깃으로 한 분야별·품목별 차별화된 대응 전략을 전략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강대국 간 경쟁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당연히 특정 시장의 규칙을 지배하는 법규범과 정책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전문적인 법적·정책적 자문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하 각주] 1) Ministry of Foreign Affairs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President Xi Jinping Holds Talks with U.S. President Donald J. Trump’ (14 May 2026), [https://www.mfa.gov.cn/eng/xw/zyxw/202605/t20260514_11910330.html] 2) The White House, ‘Fact Sheet: President Donald J. Trump Secures Historic Deals with China, Delivering for American Workers, Farmers, and Industry’ (17 May 2026), [https://www.whitehouse.gov/fact-sheets/2026/05/fact-sheet-president-donald-j-trump-secures-historic-deals-with-china-delivering-for-american-workers-farmers-and-industry/] 3)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The U.S.-China Trade Relationship: What’s Behind the Competition?’ (updated 13 May 2026), [https://www.cfr.org/backgrounders/contentious-us-china-trade-relationship] 2025년 4월 미국이 부과한 최대 145% 대중 관세와 중국의 125% 보복 관세는 2025년 5월 제네바 합의로 일시 완화되었고, 10월 부산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30%(미국)·10%(중국) 수준으로 인하하기로 합의하였다. 4) Ministry of Foreign Affairs of China, 위 자료(주1). 시 주석은 “‘대만 독립’과 양안 평화는 물과 불처럼 양립할 수 없으며, 대만 해협의 평화·안정 수호는 중미 양국의 최대 공약수”라고 발언하였다. 5) WSJ, ‘China Says It Has Agreed With U.S. to Set Up Trade and Investment Bodies’ (15 May 2026). 6) China’s Ministry of Commerce statement as reported in South China Morning Post, ‘China and US agree to establish trade and investment councils after Xi-Trump summit’ (16 May 2026), [https://www.scmp.com/economy/global-economy/article/3353840/china-and-us-agree-establish-trade-and-investment-councils-after-xi-trump-summit] WSJ, ‘China Says It Has Agreed With U.S. to Set Up Trade and Investment Bodies’ (15 May 2026). 7) 베센트 재무장관은 투자위원회가 ‘비전략·비민감 분야’의 중국 투자를 다룰 것이라고 밝혔으며, 엔비디아 H200 등 첨단 반도체의 대중 수출 허용 보도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Deseret News, ‘What really happened at the Trump-Xi summit? An expert appraisal’ (15 May 2026), [https://www.deseret.com/opinion/2026/05/15/trump-xi-summit-takeaway-china-us-relations/] 8) South China Morning Post, 위 자료(주6), 미국은 또한 GE의 항공기 엔진 및 부품의 대중 공급을 보장하고, 양측은 관련 분야 협력을 지속하기로 하였다. 9) 중국 상무부, 「상무부 미대사 책임자, 중미 경제무역협상 초기 성과 해석」, 2026. 5. 20., [https://www.mofcom.gov.cn/syxwfb/art/2026/art_3e89743a8d5d4a95bccdda685830afbd.html] 10) 이트륨, 스칸듐, 네오디뮴, 인듐 등이 명시되었다. The White House, 위 자료(주2). 11)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위 자료(주3). 12) 중국 상무부, 위 자료(주9). 13)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위 자료(주3); Al Jazeera, ‘Trump-Xi summit: China, US disagree on what they agreed on’ (15 May 2026), [https://www.aljazeera.com/news/2026/5/15/trump-xi-summit-china-us-disagree-on-what-they-agreed-on] 14) Reuters, “Exclusive: US clears H200 chip sales to 10 China firms as Nvidia CEO looks for breakthrough,” 2026. 5. 14., [https://www.reuters.com/business/retail-consumer/us-clears-h200-chip-sales-10-china-firms-nvidia-ceo-looks-breakthrough-202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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