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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정우영 변호사, 손이 발처럼 변한 연습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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メディア
- Published on
- 2005.07.28
매일경제 2005년7월28일
◆나의 골프이야기 / 정우영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上)◆
필자는 골프를 시작하기 전에는 꽤 유명세를 탔던 돌돔 낚시꾼이었다.
모 낚시 잡지의 일면을 장식해 보았고 국영 TV 특집 프로에도 출연했다. 굳이 유명세까지는 아니라
해도 낚시 마니아라고 불리는 데 부족함이 없으리라.
북풍한설에 방파제 끝자락에서 칼날처럼 시린 파도를 뒤집어써 보기도 했다. 또 갯바위 절벽에 매달
려 집채만한 노을 파도에 낚시 장비가 쓸려가는 모습을 마냥 쳐다볼 수밖에 없었던 기억도 난다.
사정이 이러하니 낚시가는 것을 집사람이 좋아할 리 만무하다. 위도 낚싯배 사 건이 있고 난 후 얼마
되지 않아서다. 낚시 장비 챙기는 모습을 우두커니 쳐다 보던 집사람이 "낚시 계속하려면 보험을 들
든 이혼을 하든 선택하라"며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나에게 최후통첩(?)을 했다.
무심코 흘린 이 말이 출조 내내 귓가에 맴돈다. 여간해선 속내를 드러내지 않 던 사람인데….
돌아오는 길로 골프연습장에 등록을 했다. 따지고 보면 내 골프 인생은 결국 집사람의 은근한 공갈
(?)로 시작되었던 것 같다. 마침 초등학교 동창이 미국에 서 살다가 이혼하고 귀국해서 인근에 실내
골프장을 막 개업한 참이기도 했다.
골프에 미쳐 이혼했다나? 누군 이혼하고 골프 연습장 차리고, 누군 이혼당하기 싫어 골프를 시작하
고. 아이러니다.
시작하면 뿌리를 뽑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지라 첫해 365일 중 300일쯤은 연습장에 갔던 기억이
난다. 그것도 매일 공 400개씩 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한창 연습에 재미를 붙일 무렵이다. 국내외 금융기관과 굴지의 선박회사가 참 여한 금융계약 체결을
위한 제법 성대한 서명식이 있었다. 로펌 변호사로서도 한참 일할 때고, 주 담당 변호사로 취급하였
던 사건이기도 해 제법 점잔을 떨 며 많은 참석자들과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모 금융기관 부장과 악수를 하는데 짐짓 놀라는 듯 큰소리로 "발인 줄 알았네" 하는 것 아닌가. 하긴
계속된 연습으로 손이 부르터 부은 데다 오른손 왼손 할 것 없이 굳은살이 박혔으니. 민망스러움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로펌 변호사들은 거의 매일 밤을 새며 일한다고 알려지던 시절인데…. 그 뒤론 맨손으로 연습해도 오
른손에는 절대 굳은살이 생기지 않게 한다. 그 덕택에 스 윙이 부드럽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어니 엘
스를 좋아하는 것도 그의 군더더기 없는 부드러운 스윙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