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2월 10일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FCPA)의 집행을 중단하고, 미국 법무장관에게 새로운 집행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였습니다. 이 행정명령은 현재의 FCPA의 집행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예측 가능성이 낮아 미국의 경쟁력과 국가 안보에 해가 된다고 밝히면서 미국 법무부 장관에 대하여 FCPA 수사 및 집행을 중단하고 새로운 정책 및 가이드라인의 제정을 요구하고 있는 바, 이와 같은 미국 정부의 FCPA 정책 변화는 향후 미국의 법 집행 우선순위와 기업 컴플라이언스뿐만 아니라 미국을 넘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2. 행정명령의 구체적 내용
1) 미국 법무부 장관은 행정명령일로부터 180일 동안 FCPA의 수사와 집행에 관련한 기존 가이드라인 및 정책을 검토해야 하며, 그 검토 기간 동안 다음의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 개별적 예외가 인정되지 않는 한, 새로운 FCPA 수사 또는 집행의 개시를 중단한다.
■ 기존의 모든 FCPA 수사 또는 집행을 상세히 검토하고, FCPA 집행을 적절한 범위로 복원하고 대통령 외교 정책 특권을 보존하기 위하여 그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 외교 수행 및 미국 국익 우선을 위한 대통령의 권한을 적절히 제고하고, 다른 국가에 대한 미국의 경쟁력 향상 및 법 집행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업데이트된 가이드라인 또는 정책을 발표한다.
2) 미국 법무부 장관은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검토를 위하여 추가로 180일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3) 개정된 가이드라인 또는 정책이 발표된 이후 개시되거나 계속된 FCPA 조사 및 집행에는 개정된 가이드라인 또는 정책이 적용되어야 하고, 미국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인 승인을 받아야 한다.
4) 개정된 지침 또는 정책이 발표된 후, 미국 법무부 장관은 부적절한 과거 FCPA 조사 및 집행과 관련된 구제와 관련된 적절한 조치를 취하거나, 필요한 경우 대통령에게 그러한 조치를 권고해야 한다.
3. 시사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 행정명령은 기존 미국 정부의 FCPA 집행이 미국인/기업이 해외에서 사업을 수행함에 있어서 미국인/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고 불평등한 경쟁 상황을 조성하여 왔다는 인식하에 발표된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점은 행정명령의 구체적 내용과 발표 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에서도 드러나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그동안 미국 정부의 FCPA 집행은 단지 미국인/기업에 대해서만 적용되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FCPA 관할권을 넓게 해석하여 세계 여러 나라의 외국 기업에 대해 더욱 많이, 그리고 강력하게 적용되어 왔던 점에 대한 고려가 간과되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한편, 미국 법무부 장관이 이 행정명령에 따라 제정하게 될 새로운 가이드라인이나 정책에 포함될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단계에서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미국 국익적 요소가 상당히 고려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 기업의 입장에서는 (i) 이 행정명령은 FCPA의 집행에 대한 미국인/미국 기업에 대한 정책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지 FCPA가 완전히 폐지된 것은 아닌 점, (ii) 새로이 제정될 FCPA 집행에 대한 가이드라인 또는 정책에서 해외 기업에 대한 집행이 여전히 존재할 수 있으며, 특히 미국 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는 외국 기업에 대해서는 더욱 강력하게 FCPA가 선별적으로 집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 (iii) 미국 법무부와 FCPA 집행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한 민사적 집행이 여전히 가능할 수 있는 점, (iv) FCPA에 상응하는 한국의 국제 상거래에서 있어서 외국 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의 적용을 받는 점 등 여러 시사점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단계에서는 향후 FCPA에 대한 미국 법무부 장관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여전히 기업 내의 반부패 등 컴플라이언스에 대한 변함없는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