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사채 발행 시에는 투자 유인을 제고하기 위해 리픽싱 등을 활용하기도 하고 발행사의 이익을 위해 콜옵션이 부가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콜옵션이 최대주주의 편법적 지분 확대 수단 등으로 활용된다거나 리픽싱 조건이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방향으로 악용된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전환사채 시장 건전성 제고 방안”을 발표(24.1.23.)하고,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이하, 규정)을 개정(24.5.28. 규정 변경 예고)하여, 연내 시행 예정입니다. 전환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 그러한 기업의 기존 주주와 투자자들 모두에게 주목할 만한 개정 사항이므로, 이 뉴스레터에서 안내해 드리고자 합니다.
1. 전환사채의 발행 및 유통 공시 강화
전환사채를 발행한 기업은 콜옵션을 통해 사채를 조기 상환할 수 있습니다. 이 콜옵션을 발행회사가 지정한 제3자가 행사할 수 있도록 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2021년 10월에 최대주주의 콜옵션 행사 한도를 제한하는 제도 개선이 이루어졌으나(21.10), 일반 투자자들은 여전히 콜옵션 행사자에 대한 정보 파악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개정 규정에서는 회사가 콜옵션 행사자를 지정하거나, 콜옵션을 제3자에게 양도한 경우 주요사항보고서를 통해 공시하도록 하였습니다. 이에 투자자들은 잠재적인 콜옵션 행사자 및 그의 전환권 행사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공익권 행사 또는 투자 판단에 반영할 여지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개정 규정은 주권 상장 법인이 자기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만기 전에 취득한 때에도 주요사항보고서를 통해 공시하도록 정하였으며 금융감독원은 처리 계획 관련 정보가 공시되도록 기업 공시 서식을 개정할 예정입니다. 발행회사가 만기 전 취득한 전환사채를 최대주주에 재매각한 후 주식으로 전환하는 등 사실상 주식을 신규 발행하는 상황에서는 규제 준수를 위해 그 취득 사유와 향후 처리 방법 등의 정보를 기존 주주에게 제공하여야 함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전환가액의 하향 조정 관련 규제 강화
■ 리픽싱 한도에 대한 주주총회 특별결의
현행 규정은 시가 변동에 따른 전환가액 리픽싱 한도를 발행 당시 전환가액의 70%로 제한하고 있으나 정관 또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이 한도 미만의 조정가액을 정할 수 있는 예외 사유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초 예외를 허용했던 취지(경영 정상화 등 불가피한 사유)와는 달리, 정관에서 자금조달∙자산 매입 등 일반적인 사유가 존재할 시에도 이 최저 한도 제한을 회피할 수 있도록 정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였으며, 과도한 전환가액 하향 조정으로 투자자의 이익이 침해된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이에 개정 규정은 정관에서 전환가액 조정에 관한 사항을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로 정하도록 규정함을 전제로, 발행 시마다(건별)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서만 이러한 예외가 적용될 수 있도록 정하였습니다. 상장사 소수 지분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정관상 포괄적인 리픽싱 사유를 근거로 다른 투자자에게 유리한 전환가액의 하향 조정이 이루어져 지분이 희석될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며, 건별 주주총회에서 리픽싱에 대한 반대 의결권 행사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 희석방지(Anti-dilution) 산식 의무화
현행 규정에 따르면 증자∙주식 배당 등 주식 가치 하락 사유 발생 시 발행회사는 이사회 결의로 제한 없이 전환가액 조정 방법을 정할 수 있어 기존 주주 관점에서는 지분 희석에 따른 불측의 이익 침해 여지가 존재하였습니다. 이에 개정 규정은 전환가액 하향 조정 시에도 그 가액이 최소한 위 희석 효과를 반영한 가액이 되도록 의무화하였습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희석 효과 반영 산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조정 전 전환 가격 대비 조정 후 전환 가격의 비율이 기존 시가 대비 변경 후 주가*의 비율과 같아야 전환 가격이 공정하다고 평가될 수 있을 것이며, 아래 산식은 이를 풀어 정리한 것입니다.
* 기존 시가와 신발행 주식의 주당 발행 가격을 기발행 주식수와 신발행 주식수로 가중평균한 값
3. 사모 전환사채의 전환가액 산정 기준일 명확화
현행 규정은 주권 상장 법인이 발행한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을 이사회 결의일 전일을 기산일로 하여 원칙적으로 1개월∙1주일∙최근일 가중 산술 평균 주가의 산술 평균가액, 최근일 가중 산술 평균 주가, 청약일 전 제3거래일 가중 산술 평균 주가 중 높은 가액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청약일이 없는 경우에는 납입일을 기준으로 할 수 있는데, 시장에서 많이 활용되는 사모 전환사채의 경우, 특별히 청약일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기업은 청약일을 이사회 결의일로 정하면서 주가가 오를 때까지 채권의 납입을 미뤄 결의일 기준의 낮은 시가가 반영되도록 하였고, 이는 납입일 직전의 정당한 시가가 반영되는 것을 방해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개정 규정은 사모 전환사채의 경우 이사회 결의일부터 납입일까지의 기간이 1개월 이상 지연될 시 이사회 결의일이 아닌 실제 납입일 기준 시가를 반영하도록 정하였으며, 이사회 결의일부터 납입일까지 기간이 1개월 미만일 경우에는 청약일 또는 납입일 기준의 주가를 아예 산정에 반영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4. 시사점
본 건 개정안은 2021년부터 금융위원회가 마련하여 온 전환사채 시장 건전성 제고 방안(콜옵션부 전환사채의 콜옵션 행사 한도 제한, 사모 발행의 경우 전환가액 상향 조정 의무화 등)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이로써 금융위원회가 전환사채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기존 주주의 이익 침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다년간 추진하여 온 세부 과제가 마무리되었다고 평가됩니다.
금번에 전환사채에 관하여 개정된 규정 중 공시에 관한 내용은 전환주식에 준용됨은 물론 신주인수권부사채에 대하여도 준용됩니다. 또한 리픽싱 등에 관한 내용은 전환주식에 준용됩니다. 기업의 여러 자금 조달 수단 활용에 있어 그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시 관련 개정 사항은 금융감독원의 기업 공시 서식 개정 또한 수반할 예정이므로 콜옵션부 전환사채를 활용한 기업은 해당 개정 내용 또한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투자자는 투자 대상 기업이 사모 전환사채를 활용함에 따른 불측의 지분 희석 가능성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게 된 점과 주주로서 과도한 하향 리픽싱을 제어할 수 있게 된 점에 주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법무법인(유) 광장 자본시장그룹은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의 자본시장에 대한 영향, 개정안 미준수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발행회사 제재의 추이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할 예정이며, 추가적으로 파악되는 정보 또한 신속하게 제공하여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