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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파라미터 발명에서 명세서 기재요건의 중요성을 강조한 판결 선고

Published on
2024.02.19

최근 대법원이 파라미터 발명에 관하여 명세서 기재 요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불충분한 기재를 가진 파라미터 발명에 대하여 특허권을 무효화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1. 사안 요약
    “다결정 실리콘의 제조 방법”이라는 명칭의 특허(이하, 대상 특허)의 권리자인 독일 소재 A사는 국내 B사를 상대로 2017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B사를 대리한 법무법인(유) 광장은 A사의 특허침해 주장은 권리남용이라고 주장하면서 별도로 특허심판원에 등록무효심판을 제기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에서 대상 특허에 대하여 등록무효 취지의 판결을 내림으로써 약 7년여에 걸친 특허 분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무효심판 절차에서는 대상 특허가 파라미터 발명으로서 명세서 기재 요건을 적법하게 구비한 발명인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는데, 대법원은 통상의 기술자가 발명의 설명에 기재된 사항에 의하더라도 파라미터로 특정된 생산 방법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구 특허법 제42조 제3항 제1호), 측정 방법이 명확하지 않은 파라미터를 포함하는 청구 범위는 발명이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점(구 특허법 제42조 제4항 제2호)을 근거로, 대상 특허의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고 판결(대법원 2024.1.11. 선고 2020후10292 등록무효(특) 판결)함으로써 파라미터 발명은 명세서 기재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등록이 무효로 됨을 선언하였습니다.

2. 대상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의 경과 – 대법원, 파라미터 발명의 명세서 기재 요건의 중요성에 대하여 판단  
    ‘파라미터 발명’이란, 출원인이 발명을 표현하기 위해 새롭게 창출한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특성값을 이용하거나, 복수의 변수 사이의 상관관계를 이용하여 발명의 구성 요소를 특정한 발명을 말합니다. 대상 특허는 (i) 다결정 실리콘의 제조에 적용되는 공정 온도, 가스 유량 등 다양한 공정 변수를 조합한 ‘아르키메데스 수’라는 수식 형태의 파라미터를 정의하여 발명의 구성 요소에 포함시키고, (ii) 해당 파라미터의 상한값과 하한값으로 권리 범위를 한정한 소위 “수치 한정된 파라미터 발명”이었습니다.

    대상 특허의 파라미터를 구성하는 공정 변수들은 통상적인 다결정 실리콘 제조 공정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서, 공정 온도, 가스 유량 등 각각의 공정 변수와 그 적정 수치 범위는 업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각각의 공정 변수가 반영된 수식 형태의 파라미터 자체와 그 수치 범위 자체를 개시하는 선행 문헌이 명확히 존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신규성 부정 또는 진보성 부정에 의한 무효 주장은 곤란하였습니다. 또한, 대상 특허는 발명의 설명에 나름의 실시예 및 비교예를 기재하고 있어서 뒷받침 요건(특허법 제42조 제4항 제1호) 미비에 의한 무효 주장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법무법인(유) 광장은 파라미터 발명에 해당하는 대상 특허가, (i) 파라미터를 구성하는 일부 공정 변수의 측정을 위한 기준, 방법 및 조건이 불명확하여 통상의 기술자가 발명을 용이하게 실시할 수 없다는 점, (ii) 이러한 불명확한 공정 변수로 구성된 파라미터는 역시 불명확하므로 청구 범위가 명확하고 간결하게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주된 무효 사유로 주장하였습니다.

    한국 특허 실무상 명세서 기재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점(기재 불비)만을 이유로 등록 특허를 무효로 판단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은 바, 법무법인(유) 광장은 대상 특허의 파라미터의 경우 기술 공개서로서의 명세서 기재에 관한 충분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주장한 한편, 이를 기술적으로 입증하기 위하여 충실한 기술 설명, 전문가 진술의 제시, 증인 신문의 실시 등 제반 입증 수단을 적극 활용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파라미터 발명의 영역에 존재하는 다양한 쟁점에 관하여 쌍방 간에 치열한 공방이 있었고, 담당 심판부 및 재판부에 의한 심도 있는 집중 심리가 진행되었습니다.

    위와 같은 법무법인(유) 광장의 증거에 바탕을 둔 충실한 변론의 결과, 특허심판원, 특허법원은 물론 대법원 역시 대상 특허가 파라미터 발명의 명세서 기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등록이 무효가 되어야 한다고 최종 판단하였습니다. 해당 대법원 판결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대법원 2024. 1. 11. 선고 2020후10292 등록무효(특) 판결 ]
    (1) 구 특허법 제42조 제3항 제1호
        이 사건 특허 발명은 반응 중 서로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는 각 공정 변수의 연동된 조절을 통해 반응기 내 유동 조건인 파라미터가 정해진 범위 내에 존재하도록 공정을 수행함으로써 공정이 최적화되는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기술적 특징으로 하므로, 반응 중 공정 변수의 값이 이 사건 특허 발명의 실시에 중요한 기술적 의미를 가진다.

        이 사건 특허 발명의 명세서에는 파라미터를 결정하는 일부 공정 변수의 측정 방법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이 사건에서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통상의 기술자가 이 사건 특허 발명의 우선일 당시의 기술 수준에서 위 각 공정 변수의 측정 방법이나 값을 쉽게 알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통상의 기술자가 우선일 당시의 기술 수준으로 보아 과도한 실험이나 특수한 지식을 부가하지 않고서는 발명의 설명에 기재된 사항에 의하여 파라미터로 특정된 생산 방법을 사용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특허 발명 명세서의 발명의 설명은 이 사건 특허 발명을 쉽게 실시할 수 있도록 명확하고 상세하게 기재되었다고 볼 수 없다.

    (2) 구 특허법 제42조 제4항 제2호
        발명이 명확하게 적혀 있는지 여부는 통상의 기술자가 발명의 설명이나 도면 등의 기재와 출원 당시의 기술 상식을 고려하여 청구 범위에 기재된 사항으로부터 특허를 받고자 하는 발명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 특허 발명은 파라미터를 구성하는 일부 공정 변수의 측정 방법이 명확하지 않아서 청구 범위에 발명이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시사점 – 향후 파라미터 발명의 명세서 기재 요건에 관한 법리를 숙지하고 실무에 적용할 필요
    법무법인(유) 광장이 이끌어낸 이번 대법원 판결은 그동안 논란이 많던 파라미터 발명에 있어서 명세서 기재 요건의 중요성을 법리로 더욱 명확하게 제시하였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최근 실무상 기존에 통상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제조 공정에 관하여 특허 등록을 받기 위하여, 해당 제조 공정에 적용되는 공정 변수를 적절히 조합한 파라미터의 형태로 특허를 출원하는 경향이 있고, 해당 파라미터가 신규하다는 이유로 특허 등록을 받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 판결의 판시에 따라 파라미터 발명에 있어 기재 요건의 중요성이 커졌는바, 비록 신규한 파라미터를 도입한 것 자체에 기술적 의의가 인정되는 경우라도, 명세서에 파라미터를 구성하는 개별 공정 변수의 기술적 의미, 측정 방법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면 명세서 기재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등록이 무효로 될 수 있다는 점을 특히 유의하면서, 관련 특허 출원 실무 및 특허 소송 실무를 운영하여 나가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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