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 이후 4주 동안 다수의 대통령 행정 조치를 통해 적국, 동맹 국가를릴 것 없이 전 세계를 겨냥하여 국가별 관세, 품목별 관세, 상호 관세 등 관세 위협을 쏟아내었습니다. 미국은 ‘자유무역의 수호자’로서 과거 세계 무역 장벽을 낮추는 데 중점을 두었으나 이제 ‘미국 우선주의’에 기초한 보호무역주의적 통상 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대폭 수정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이나 마약 문제 등을 내세워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큰 주요 교역국들에 대해 관세 부과 조치 계획을 발표하는 한편, 그간 일부 국가들에게 쿼터 등 예외를 허용하였던 철강, 알루미늄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과 함께 교역 상대방의 관세 및 비관세 수준에 상응한 관세 부과를 예고함으로써 글로벌 공급망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본 뉴스레터에서는 그간 통상 정책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조치들을 살펴보고, 이에 따른 우리 기업에 대한 영향과 시사점을 살펴봅니다.
1.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관련 행정조치
■ 미국 우선 통상 정책 각서: 트럼프 2.0 관세 부과 근거 확보를 위한 범정부적, 전방위적 조사 실시
현재까지 발표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는 취임 당일(1월 20일)에 발표한 ‘미국 우선 통상 정책(America First Trade Policy)’ 각서(memorandum)에서 이미 예고된 바 있습니다. 이 각서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미국의 대규모 무역 적자를 야기한 불공정∙불균형 무역과 대중국 견제 그리고 국가 안보에 대한 고려입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각 행정부처에 오는 4월 1일까지 자신에게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한 기초 조사를 통해 각종 관세 부과의 근거가 확보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1월 24일자 광장 뉴스레터 ‘미국 우선 통상 정책 행정 명령의 주요 내용’ 참조 ( 바로가기 → )
■ 국제 비상 경제 권한법(IEEPA) 관세 부과 행정 명령: 2월 4일부터 캐나다, 멕시코 각 25%, 중국 10% 추가 관세 부과(단, 멕시코/캐나다 시행 1개월 유예)
지난 2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체류자와 펜타닐 마약 유입 방지를 위한 협조를 요구하며 2월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 수입품에 대해 각 25%,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시행 전날(2월 3일) 멕시코와 캐나다가 국경 경계 강화를 약속하면서 이들에 대한 시행은 한 달간 유예되었고,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는 개시되었습니다. IEEPA를 관세 부과의 근거로 삼은 것은 USTR 조사나 입법 등 별도 절차 없이 즉각적으로 효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활용 협상 전술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 무역확장법 제232조 관세(이하, 232조 관세) 부과 포고: 3월 12일부터 철강, 알루미늄 및 파생 제품에 25% 관세 추가 부과(품목별 보편 관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0일 포고(proclamation)를 통해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제232조 관세 조치 강화를 선포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일본 및 영국에 대한 쿼터, 저율 할당 관세(TRQ) 등 예외 조치가 모두 종료되고, 오는 3월 12일부터 모든 국가로부터의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 제품 수입에 25%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입니다. 다만, 미국 내에서 조강된(melted and poured) 철강이나 미국 내에서 제련·주조된(smelted and cast) 알루미늄을 가공한 파생 제품의 경우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앞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가 불법 이민, 마약 밀수 등 문제와 관련한 협상 도구로 사용된 ‘징벌적 관세’라면, 철강, 알루미늄 등에 대한 232조 관세는 ‘구조적, 장기적 관세’로서 실제 부과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품목별 보편 관세 부과 대상은 자동차, 의약품, 반도체, 석유, 가스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 상호주의 무역 및 관세 각서: 국가별 조사(협상) 거쳐 이르면 4월 상호 관세 부과 예정(국가별 상호 관세)
트럼프 대통령은 2월 13일 발표한 각서를 통해 향후 교역 상대국에게 상호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이를 위해 상무부와 USTR이 교역 상대국들의 비상호적 무역 조치에 대해 조사할 것을 명령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주요 교역 상대국에 대해 관세뿐 아니라 부가가치세 및 미국 기업에 대한 디지털 서비스세를 포함하는 조세, 보조금이나 기업 규제 정책, 환율 정책, 지식재산권이나 디지털 무역, 경쟁 정책 등 비관세 장벽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조사가 무역 적자 규모를 감안한 우선순위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각서에서 상호 관세 부과의 구체적인 방법이나 시기 등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상무부는 미국 우선 통상 정책 각서에 따른 통상 정책 보고서의 제출 기한인 4월 1일까지 이번 조사도 함께 마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이르면 4월 2일부터 대통령이 해당 조사 결과에 기초하여 상호 관세 등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상호 관세의 법적 근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통상법 제301조와 무역확장법 제232조, 국제 비상 경제 권한법(IEEPA), 관세법 제338조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각서에서 명하면서 상호 관세를 면제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으며, 교역 상대국들의 관세 인하보다는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의 생산 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4월 1일 이전 미측과의 협상이 있을 경우 비관세 장벽 철폐와 함께 추가적인 대미 투자가 협상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2. 우리 기업에 대한 영향
■ 자동차 및 부품 산업: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 각서에 서명하면서 이르면 오는 4월 2일 자동차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언급하여, 당장 관세 부과 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이는 철강, 알루미늄의 경우와 같이 제232조 관세 형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멕시코에 대한 IEEPA 관세가 시행될 경우 멕시코 생산 기지 활용 기업들의 대미 수출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미국 내 생산 확대 등 대책 마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 철강 산업: 연간 263만 톤의 무관세 쿼터가 종료됨에 따라, 대미 수출에 있어 25% 관세 부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라는 위기 요인과 함께 물량 제한이 해소됨에 따른 기회 요인이 함께 예상됩니다. 한편, 환율 변화, 미국 내 판매 가격 인상 등으로 가격 경쟁력 손실이 일부 상쇄될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 반도체 산업: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 언급,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 재검토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멕시코 생산 기지를 활용하고 있는 전자 제품 산업의 경우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시행 시 공급망 재편을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 배터리 산업: 전기차 배터리가 이번 조치들에 따른 관세 부과의 직접 대상이 되지는 않았으나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선언, 미국 에너지의 해방 등 관련 행정 명령을 통해 전기차의 의무화 폐지, 화석 연료 우대 조치 등이 시행되고 IRA 세액 공제 혜택의 폐지/축소가 예상됨에 따라 타격이 불가피하고 불확실성 또한 확대되고 있습니다.
3. 대응방향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초기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관세 조치들을 조기에 이행함으로써 국내적 지지 기반을 확고히 하고, 향후 주요국과의 협상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보호무역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합니다.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는 관세 면제 협상 및 산업별 대미 로비 활동 강화에 주력하되, 중장기적으로는 공급망 및 생산 기지 다변화와 미국 내 투자 확대 등 구조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미측은 그간 비관세 장벽으로 지적해 온 우리나라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시도, 전기차 보조금 제도, 약가 제도 등을 상호 관세 협상에서 문제 삼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관련 기업들은 위 협상 결과에 따른 기업 규제 정책, 국내 보조금 등의 변화 및 국내 관련 시장에 대한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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