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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2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청구와 공사대금 압류 경합
하도급 대금의 직접 지급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과 「건설산업기본법」에 각각 규정되어 있어 해석상 혼란이 있어 왔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2025. 4. 3. 선고 2021다273592 판결 및 2026. 4. 30. 선고 2025다220659 판결에서 하도급법과 건설산업기본법의 관계 및 직접 지급 청구의 효력에 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특히 최근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하여 수급인 또는 하수급인의 채권자들의 압류 또는 가압류와 직접 지급 청구가 경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위 판결들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도급 대금의 직접 지급 청구와 관련하여 실무상 유의하여야 할 사항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발주자의 대금 지급 채무의 소멸 시점     하도급법 제14조 제2항은 ‘직접 지급 사유가 발생한 경우’ 원사업자에 대한 발주자의 대금 지급 채무와 수급사업자에 대한 원사업자의 하도급 대금 지급 채무가 그 범위에서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3항은 ‘직접 지급 사유가 발생하여 발주자가 하수급인에게 하도급 대금을 직접 지급한 때’에 비로소 그 채무가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하도급법과 건설산업기본법 간에 채무 소멸 시기에 관하여 명시적인 차이가 존재합니다. 한편 양 법률은 공히 발주자·원사업자·수급사업자 또는 발주자ㆍ수급인ㆍ하수급인 간의 합의를 직접 지급 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건설산업기본법에 근거한 직불 합의의 경우에도 하도급법과 동일하게 합의 시점, 즉 직접 지급 사유가 발생한 시점에 발주자에게 하수급인이 시공한 부분에 해당하는 하도급 대금을 해당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고, 그 범위에서 발주자의 수급인에 대한 대금 지급 채무가 소멸하며, 발주자가 직접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수급인의 발주자에 대한 공사대금 채권은 동일성을 유지한 채 하수급인에게 이전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직접 지급 청구를 받은 경우 실무상 유의사항     1) 공사대금 채권에 대한 보전처분과의 경합 문제         발주자의 채무 소멸 시점이 실무상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하도급 대금 직접 지급이 문제되는 대부분의 사안에서 자력이 부족한 수급인의 다른 채권자들이 공사대금 채권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직접 지급 청구권과 (가)압류 결정의 우열은 직접 지급 청구권의 발생 시점과 (가)압류 결정의 송달 시점 중 어느 것이 앞서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채무 소멸이 먼저라면 이후의 (가)압류는 효력이 없고, (가)압류 송달이 먼저라면 해당 금액에 대한 직접 지급 청구권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직접 지급 청구와 (가)압류가 경합하는 경우에는 집행 공탁 또는 혼합 공탁을 활용하여 이중 지급 위험을 방지할 수 있으나, 공탁 금액의 범위 등은 개별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2) 직접 지급 의무의 발생 범위         직접 지급 의무는 하수급인이 실제로 시공한 부분(기성고)에 상당하는 하도급 대금에 한정되며, 발주자가 이미 지급한 해당 하도급 공사 부분의 기성 공사대금은 공제됩니다. 따라서 발주자는 하도급 대금 전액이 아닌 미지급 잔액 범위 내에서만 직접 지급 의무를 부담합니다.     3) 노무비에 대한 특칙         건설산업기본법 제88조에 따라 공사대금 채권 중 근로자 임금에 상당하는 노임 채권 부분은 압류가 금지됩니다. 따라서 공사대금 채권에 (가)압류가 이루어진 이후에도 노임 채권 상당액에 대해서는 직접 지급이 이루어져야 하므로, 공탁 또는 직접 지급 시 그 범위를 정확히 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압류가 금지되는 노임 채권의 범위 산정은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4) 근로기준법상 특칙         근로기준법 제44조의3에 따라 하수급인의 근로자가 직상수급인 또는 원수급인에게 임금 직접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경우에도, 실제 지급 전에 압류·가압류와의 경합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하도급 대금의 직접 지급 청구가 있는 경우, 적용 법률의 판단, 직접 지급 청구권 발생 시점의 특정, 압류·가압류와의 경합 처리, 공탁 전략 등 복합적인 법적 쟁점이 얽혀 있습니다. 특히 최근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관련 법리가 정비되고 있으나,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직접 지급 청구를 받은 발주자로서는 초기 단계부터 면밀한 법률 검토가 필요합니다. 법무법인(유) 광장의 건설부동산그룹은 하도급 대금 직접 지급 청구와 관련한 다수의 소송 및 자문 경험을 바탕으로, 각 단계에서 최선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전문적 검토나 지원이 필요하신 경우, 법무법인(유) 광장의 건설부동산그룹으로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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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7
서울중앙지방법원, 「건설감정실무」 2026년 개정
서울중앙지방법원(오민석 법원장) 건설소송실무연구회는 최근 「건설감정실무」의 개정 작업을 완료하였습니다. 이번 개정은 지난 2016년 개정 이후 10년 만에 이루어진 개정으로, 그간의 변화된 법령 및 다수 소송을 통해 축적된 법원 판결례 등을 토대로 건설감정의 기준을 보완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지난 10년간 「건설감정실무(2016년 개정판)」는 건설소송에서 표준적인 감정의 기준이자 감정서 작성의 가이드라인으로 기능하며 소송 실무상 널리 활용되어 왔습니다. 향후 건설소송 및 관련 감정절차 전반에 있어서도 이번에 개정된 내용이 핵심적인 참고자료 및 표준으로서 기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 주요 개정 내용     이번 「건설감정실무(2026년 개정판)」는 2016년 개정판 이후로 개정된 법률, 관련 예규 및 기준 등을 반영하였고, 하자 판단의 기준과 함께 다수 소송에서 많은 다툼이 있어 온 주요 개별 하자 항목에 대한 내용을 신설∙변경∙보강하였으며, 일위대가 및 표준품셈의 기준 시점 등 실무상 일부 이견이 있던 쟁점을 정리하였고, 그 밖에 감정인이 유의하여야 하는 사항을 보강하는 등, 아래와 같은 사항을 비롯하여 다수의 내용을 추가·보완하였습니다.   2. 시사점     하자소송 및 공사비 소송 등 건설클레임 사건에서 법원의 감정절차는 소송의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장 핵심적인 증거방법입니다. 특히 이번 개정판은 지난 10년간 개정되지 아니하였던 「건설감정실무」를 개정한 것이므로, 건설클레임 소송 및 관련 감정실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건설업계 및 관련 기업들은 향후 진행될 소송에서 개정된 기준이 자사의 책임 범위나 손해배상 규모에 미칠 영향을 선제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고, 특히 감정 신청 단계에서부터 개정된 실무 지침에 부합하는 정교한 전략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법무법인(유)광장 건설부동산그룹은 한국주택협회와의 협력을 통해 이번 개정을 위한 각계의 의견 수렴 과정에 참여하였고, 서울중앙지방법원 건설소송실무연구회가 주최한 개정 세미나에 참석(윤장희 변호사, 장재윤 변호사)하여 '타일 뒤채움 및 부착 강도 부족 하자' 등 실무상 이견이 많은 항목에 대해 의견 발표 및 토론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저희 법무법인은 이러한 독보적인 실무 경험과 분석력을 바탕으로, 개정된 「건설감정실무」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여 개별 사건의 특성에 최적화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자소송 및 공사비 소송 등 클레임 분쟁을 비롯하여, 건설 및 부동산 분야의 각종 분쟁 및 자문 업무에 있어 도움이 필요하실 경우, 언제든지 법무법인(유)광장 건설부동산그룹에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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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3
법무법인(유) 광장, 터너앤타운젠드코리아와 업무협약 체결
법무법인(유) 광장(대표변호사 김상곤)은 지난 12일 오후 3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광장 신관 1층 세미나실에서 건설 분야의 글로벌 사업비 관리(Cost Management) 전문기업 인터너앤타운젠드코리아(Turner & Townsend Korea, 대표이사 박장식)와 상호 업무 역량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공사비 증액 등 복잡한 건설 클레임 이슈에 대해 로펌의 법률적 전문성과 글로벌 전문기업의 정밀한 공사비 분석 역량이 결합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번 협약은 법무법인(유) 광장과 터너앤타운젠드코리아의 고유 업무 영역과 특장점을 토대로 상호 협력을 추진함으로써, 양사의 업무 역량을 제고하고 건설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법무법인(유) 광장과 터너앤타운젠드코리아는 △공동 세미나(웨비나) 개최, △건설 분야의 분쟁, 중재, 소송 관련 제반 업무의 공동 수행, △상호 간 교육 지원 등 업무 전반에 걸쳐 긴밀히 협력할 예정입니다. 건설 분쟁이 점차 대형화·고도화됨에 따라 법리적인 쟁점은 물론, 공사대금이나 공기 연장 등에 관한 기술적 분석의 중요성 역시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법무법인 내 전문가들의 역량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터너앤타운젠드코리아와의 유기적인 파트너십을 결합함에 따라, 건설 클레임 또는 소송 사건 수행 시 개별적으로 외부의 전문 용역기관을 별도로 선임하여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었던 소통의 시차를 혁신적으로 줄이고 법률과 기술적 대응의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법리와 기술 분석의 경계를 허무는 유기적인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터너앤타운젠드코리아는 터너앤타운젠드(Turner & Townsend)와 한미글로벌(HanmiGlobal)이 설립한 합작법인이며, 건설·부동산, 인프라, 에너지, 천연자원 개발 사업 영역에서 특화된 사업비 관리, 클레임 관리, 발주, 입찰 및 계약 관리, 자문 서비스를 독립적으로 제공하는 전문기업으로서, 법무법인(유) 광장은 터너앤타운젠드코리아와의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업을 통해 건설 분쟁 해결을 위한 기술적 업무를 고도화함으로써 전문성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법무법인(유) 광장의 건설부동산팀은 건설·부동산 분야의 각종 분쟁 해결에 관하여 오랜 실무 경험을 축적하였고, 이를 통해 실체적·절차적인 면에서 뛰어난 소송 수행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설·부동산 산업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분양 계약 관련 분쟁에 대해서도 다양하고 풍부한 자문 경험을 갖추고 있는바, 상기 이슈와 관련하여 도움이 필요하실 경우 언제든지 법무법인(유) 광장의 건설부동산팀에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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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8
SOPA 절차와 이행보증증권의 행사에 관한 최근 싱가포르 법원 판결
아시아 지역에서 수행하는 다수의 해외 건설 프로젝트의 경우 아시아의 국제금융허브인 싱가포르에 위치한 금융기관으로부터 건설 계약 체결에 필요한 각종 보증 및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중요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시공자는 계약상 발주자에게 공사이행보증(performance bond)을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보증을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보증과 관련하여 시공자와 발주자 간에 부당한 청구(unlawful call)를 포함한 다양한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공자의 입장에서는 보증 청구를 당하게 되면 이를 회수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이는 시공자의 cash flow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증에 적용되는 준거법에 따른 유의사항 등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보증계약과 관련하여서는 통상 국제상공회의소의 Uniform Rules for Demand Guarantees(URDG 758) 규정이 적용되는 바, 보증계약 자체에 대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URDG 758 제34조 제a항에 따라 보증을 발급한 금융기관이 소재한 곳의 준거법이 적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싱가포르에 위치한 금융기관으로부터 보증 증권을 발급받는 경우, 해당 보증계약과 관련한 분쟁 발생 시 싱가포르법이 준거법으로서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본 뉴스레터에서는 이행보증 청구에 관한 싱가포르 법제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특히 소위 백차지(back-charges)를 청구하기 위해 이행보증증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된 최근 싱가포르 고등법원 항소심(Appellate Division of the High Court) 판결의 내용과 그 시사점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이행보증 관련 싱가포르 법제       통상 이행보증계약은 보증인(guarantor), 보증의뢰인(applicant), 그리고 수익자(beneficiary) 간에 체결되는 계약으로서, 보증의뢰인인 주계약자가 계약상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수익자인 발주자가 보증서를 보증인인 금융기관에 제시함으로써 보증인이 수익자에게 보증금액을 지급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합니다. 이때 건설계약에서 통용되는 이행보증증권(performance bond)은 수익자인 발주자가 보증금액을 청구하는 경우 무조건적으로(unconditional), 별도의 채무불이행 사실에 대한 증빙 없이 단순한 청구만으로 보증인인 금융기관으로부터 보증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on-demand bond의 형태로 발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on-demand bond 성격의 무조건부 이행보증증권은 그 특성상 수익자에게는 유리하나, 보증의뢰인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여러 국가의 법원들은 on-demand bond임에도 불구하고 예외적인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수익자의 보증금 지급 청구 또는 금융기관의 지급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보증의뢰인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 및 홍콩 법원은 보증금 지급을 막을 수 있는 사유를 ‘사기(fraud)’ 또는 계약상 명백한 금지 조항이 있는 경우로 두고 있는 한편, 싱가포르 법원의 경우 영국법보다 다소 완화된 기준에 해당하는 ‘불공정성(unconscionability)’이라는 사유를 별도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법원들이 이러한 예외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통해 판단합니다. 싱가포르 법원 또한 보증의뢰인이 다음과 같은 사유를 소명(show a prima facie case)하는 경우에만 ‘불공정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 수익자의 청구 금액이 과도한 것을 넘어, 수익자의 예상 손해액을 훨씬 초과하는 경우.     ■ 보증의뢰인이 계약을 이행하지 못한 원인이 수익자에게 있는 경우.     ■ 수익자가 ‘부정한 행위(unclean hands)’를 통하여 손해액을 부풀리거나 선택적이고 불완전한 정보를 근거로 보증금을 청구한 경우.     ■ 수익자가 기초 계약과 무관한 목적(ulterior motives)으로 보증금을 청구하거나, 수익자의 청구가 이전에 수익자가 취했던 입장과 모순된 경우. 2. 최근 싱가포르 고등법원 항소심 판결     이와 관련하여 최근 싱가포르 고등법원 항소심 재판부는 무조건부 이행보증증권에 기한 수익자의 보증금 청구를 불공정하다고 보아 금지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포함한 판결을 내렸습니다(Ee Hup Construction Pte Ltd v China Jingye Engineering Corp Ltd (Singapore Branch) and another [2025] SGHC(A) 3). 이에 대해 아래에서 좀 더 상세하게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사실관계         시공자인 China Jingye Engineering Corporation Limited (Singapore Branch)(CJY)는 Ee Hup Construction Pte Ltd (EH)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에 EH는 하도급계약에 따라 CJY를 수익자로 하는 무조건부 이행보증증권을 싱가포르 소재 금융기관을 통해 발행하였습니다(이 사건 이행보증증권).         이후 CJY와 EH 간에 공사대금 지급의무와 관련하여 다툼이 발생하였고, EH는 싱가포르의 건설 산업 지급보장법(Building and Construction Industry Security of Payment Act(SOPA))에서 규정하는 adjudication proceeding을 통해 CJY를 상대로 공사대금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이때 SOPA에서 규정하고 있는 adjudication proceeding이란 건설계약에서 발생하는 공사대금 지급 분쟁을 신속하게 해결하고 특히 하도급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적인 목적하에 도입된 강행법규적 절차로서, 당사자들이 계약상 소송 또는 중재 등 다른 분쟁 해결 절차에 합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에 우선하여 적용됩니다. 나아가 adjudicator가 내린 결정은 계약상 명시된 최종적인 분쟁 해결 절차를 통한 판결 내지는 판정을 받을 때까지 당사자들을 구속하며 집행 또한 가능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EH는 CJY를 상대로 adjudication proceeding을 통해 공사대금을 청구하였고, 시공자인 CJY는 공사 도중 하도급자인 EH의 귀책사유로 발생한 CJY의 손해, 소위 백차지(back-charges)를 청구하여 EH의 공사대금과 상계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CJY는 adjudication proceeding 진행 도중 이러한 백차지 청구를 철회하였고, 결국 adjudicator는 CJY의 백차지에 대한 별도의 상계 없이 EH의 청구를 전부 인용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후 CJY는 이 사건 이행보증증권의 행사를 통해 앞서 adjudication proceeding 도중에 철회한 백차지의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EH는 CJY가 adjudication proceeding 도중에 이미 철회한 백차지 관련 클레임을 다시 이행보증증권을 통하여 청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싱가포르 법원에 CJY의 지급 청구를 금지해달라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싱가포르 고등법원의 1심 재판부(General Division of the High Court)는 이러한 EH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EH는 항소하였습니다.       2) 싱가포르 고등법원의 판시사항           결론적으로 싱가포르 고등법원의 항소심 재판부 또한 EH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EH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EH가 지급금지청구의 근거로 제시한 S사 사건([2019] SGHC 267)에 주목하였습니다. 먼저 재판부는 이행보증증권에 기한 지급 청구가 동일한 분쟁사항에 대한 adjudication decision을 무력화시키는 경우에는 지급 청구가 금지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S사 사건과 그 견해를 같이하였습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실제로 이행보증증권의 행사가 adjudication decision에 반하는지 여부는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먼저 항소심 재판부는 S사 사건에서는 adjudication decision에서 이미 기각된 청구를 근거로 수익자가 이행보증증권의 지급을 청구한 반면, 본건의 경우 CJY가 adjudication proceeding 중에 백차지 청구를 철회하여 adjudicator가 백차지 청구에 대한 어떠한 실질적인 판단도 내린 바 없다는 측면에서 본건과 S사 사건의 사실관계와 구별된다고 보았습니다. 이와 같은 점을 근거로 항소심 재판부는 EH와 CJY 간의 adjudication proceeding에서 CJY의 백차지 청구에 대하여 어떠한 결정도 내려진 바 없으므로 CJY가 동일한 백차지 클레임을 근거로 이행보증증권의 지급을 청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불공정한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를 이유로 항소심 재판부는 EH가 제기한 이행보증증권 청구 금지 신청을 기각하였습니다. 3. 시사점     이번 판례는 싱가포르 법원이 SOPA상의 adjudication proceeding에서 판단된 쟁점이 이행보증증권의 청구에 있어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를 정교하게 구분하여 판시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특히, 공사 대금 관련 분쟁에서 adjudication decision을 통해 공사 대금의 지급 여부가 확정된 경우에도, 해당 결정에서 다투지 않은 백차지가 있다면 수익자는 여전히 이를 근거로 이행보증증권을 행사하여 백차지를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이는 한국 건설사들이 싱가포르에서 하도급자들에게 백차지를 청구하려고 하는 경우 분쟁 해결 전략을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이행보증증권을 보유하고 있는 건설사로서는 adjudication proceeding 중에 하도급자를 상대로 백차지를 통해 상계를 주장하기보다는, 이를 근거로 이행보증증권을 행사하여 백차지를 지급받은 후 추후 소송 또는 중재 등 종국적인 분쟁 해결 절차를 통해 백차지 청구 권한에 대해 다투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adjudication proceeding에서 백차지 청구 권한이 기각된 경우, 추후 이에 관한 이행보증증권 청구도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보증증권의 지급 청구 및 부당한 지급 청구(unlawful bond call)와 관련된 각국의 법체계는 한국 건설사들의 이해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한국 건설사들은 이행보증증권의 발행 및 분쟁 발생 시 적용되는 준거법을 꼼꼼히 살펴 선제적으로 보증증권과 관련된 법리적 대응 전략을 상세히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무법인(유) 광장의 해외건설팀은 다양한 해외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종합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며, 해외건설법무에 능통한 전문 변호사들이 입찰 및 계약 조건 검토를 위한 자문 단계부터 프로젝트 진행 중에 발생하는 클레임 단계에서의 대응, 분쟁이 발생할 경우 소송과 중재 등 분쟁의 해결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로 유기적인 연계를 통한 원스톱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여 드립니다. 이와 관련하여 도움이 필요하신 경우 언제든지 법무법인(유) 광장의 해외건설팀 관련 전문가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각주] 1. Sulzer Pumps Spain, SA v Hyflux Membrane Manufacturing (S) Pte Ltd [2020] SGHC 122; CEX v CEY [2020] SGHC 100 2. 본건의 경우 하도급자인 SLH가 시공자인 S사를 상대로 adjudication proceeding을 통해 공사대금 지급을 청구하였고, 본 절차에서 SLH의 공사대금 지급 청구는 인용되었음. 이후 S사는 이러한 adjudication decision에도 불구하고 이미 adjudication decision을 통해 기각된 주장을 근거로 이행보증증권에 대한 지급을 청구함. 이에 SLH는 이러한 S사의 이행보증증권 지급 청구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지급 청구 금지 가처분을 제기하였고, 싱가포르 법원은 SOPA에 따른 adjudication proceeding 제도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들어, adjudication decision의 내용에 반하는 S사의 이행보증증권 지급 청구는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 지급 청구 금지 가처분을 인용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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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4
2025년 시행 개정 도시정비법-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재건축사업의 안전진단제도를 변경하고, 총회 의결권 행사 시 전자적 방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정비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법률 제20549호 개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 2024. 12. 3. 공포되었고, 재건축조합의 조합 설립 요건을 완화하는 등 정비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가능하게 하는 법률 제20759호 개정 도시정비법도 2025. 1. 31. 공포되어 올해 중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위 개정 도시정비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재건축 안전진단제도의 개선 (2025. 6. 4. 시행)       ■ ‘재건축 안전진단’ 제도의 명칭을 ‘재건축진단’으로 변경하고, 준공 30년이 지난 노후 주택단지는 재건축진단 없이도 사업시행계획 인가 이전에 재건축진단을 마치는 조건하에 재건축사업에 착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제12조 제1항).       ■ 아울러 주민이 요청해도 관할 관청이 사전에 재건축 안전진단 실시 여부를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던 예비안전진단 개념의 현지조사 제도를 폐지하고, 연접한 단지와 통합하여 재건축진단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도 이루어졌습니다(제12조 제3항).       ■ 이는 국토교통부가 이른바 ‘재건축 패스트트랙’이라는 명칭으로 추진한 대표적인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으로서, 노후화된 단지의 신속한 사업 추진을 가능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2. 재건축조합의 설립 요건 완화 (2025. 5. 1. 시행)       ■ 현행 도시정비법은 재건축조합의 설립을 위해서 주택단지의 전체 구분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및 토지 면적의 4분의 3 이상의 동의를 요구하였으나, 개정 도시정비법은 전체 구분소유자의 100분의 70 이상 및 토지면적의 100분의 70 이상의 동의를 요구하는 것으로 완화하였습니다(제35조 제3항).       ■ 기존에는 상가에 해당하는 복리시설의 경우 구분소유자의 과반수 동의를 요구하였으나, 개정 도시정비법은 복리시설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요구하는 것으로 완화하였습니다(제35조 제3항). 이는 상가의 지분 쪼개기를 방지하기 위한 개정 도시정비법(법률 제20174호) 제77조가 2024. 1. 30. 시행된 데 이어, 상가 소유자들의 반대로 인하여 재건축사업이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입니다.       ■ 조합 설립 동의율 요건이 완화된 것은 최근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의 개정을 통해 서울시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 시기가 조합 설립 인가 이후로 앞당겨진 것과 맞물려 신속한 시공자 선정 및 이를 통한 사업의 활성화를 가능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3. 정비사업의 사결정 과정에서의 전자적 방법 사용 활성화 (제36조, 제44조의2의 개정 규정은 2025. 12. 4.부터, 제45조의 개정 규정은 2025. 6. 4.부터 시행)     ■ 조합 설립 동의 등에 관한 토지 등 소유자의 동의 방법으로 전자서명 동의서가 추가되었고(제36조), 통상적으로 개최되는 도시정비법 제44조에 의한 총회와 병행하여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온라인 총회를 개최하여 조합원이 참석하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제44조의2).       ■ 조합원이 총회 안건에 대하여 전자적 방법을 통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명문화하고, 전자적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직접 출석 조합원 수에 산입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제45조).       ■ 위와 같은 개정을 통해 시공자 선정 총회 등 엄격한 요건이 요구되는 총회에 있어 정족수 충족이 보다 용이하게 되었고, 아울러 동의나 결의 관련 분쟁의 소지가 줄어들어 신속하고 원활한 사업 진행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4. 기타 주요 개정사항 (제36조의3 개정 규정은 2025. 6. 4.부터, 나머지 개정 규정들은 2025. 5. 1.부터 시행)     ■ 토지 등 소유자가 정비계획의 입안 요청, 입안 제안, 조합설립 추진위원회 구성 중 어느 하나에 대한 동의를 하는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동의하지 않은 다른 사항에 대해서도 동의를 한 것으로 의제됨에 따라 사업시행자의 동의 관련 업무가 대폭 감축되었습니다(제36조의3).       ■ 정비계획 수립 시 토지 등 소유자 각각에 대하여 분담금을 추산하였던 것을 주택 유형, 주요 평형 등으로 범주화하여 간소화할 수 있게 되었고, 이로써 사업시행자와 행정주체의 행정적 부담이 경감되었을 뿐 아니라 주민들 사이의 갈등 요소도 감소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제9조).       ■ 재건축사업 추진 과정에서 오피스텔 외의 건축물도 건설 및 공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제23조 제4항).       ■ 사업시행계획 인가 고시일을 기준으로 120일 이내에 분담금 추산액, 분양 신청 기간 등을 통지하는 기한도 90일로 단축되었습니다(제72조 제1항).       ■ 사업시행계획 인가 시 통합하여 심의할 수 있는 대상과 인∙허가 의제 대상이 확대되었습니다(제50조의2, 제57조).       ■ 사업시행자가 관리처분계획 인가의 신청을 하기 이전에도 직접 공공기관에 관리처분계획의 타당성 검증을 신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제78조).   위와 같은 도시정비법의 개정은 정비사업의 절차상 규제를 완화하여 신속한 사업 진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고, 관련 행정청도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자 적극적인 정책 지원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므로, 2025년도에는 정비사업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법무법인(유) 광장은 건설부동산그룹 내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정비사업 전문팀을 별도로 구성함으로써, 정비사업 관련 각종 제도 및 절차 관련 컨설팅은 물론이고 시공권 관련 분쟁 등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는 업무 분야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준비하였습니다. 법령의 개정사항을 비롯하여 정비사업 관련하여 도움이 필요하실 경우 언제든지 법무법인(유) 광장 건설부동산그룹에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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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물가변동을 이유로 한 공사비 증액에 관한 최근 대법원 판례 소개 및 외국 법제 분석
최근 몇 년간 주요 건설 원자재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국내 건설사들이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인하여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 추세가 이어져 온 여파로, 건설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액이 가능한지 여부에 관심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한편, 우리나라의 공공공사 도급계약에서는 물가 변동을 이유로 한 공사비 증액이 원칙적으로 가능합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 제19조 및 동법 시행령 제64조는 물가의 변동 등으로 인하여 국고의 부담이 되는 계약의 계약금액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 담당 공무원이 기획재정부령(동법 시행규칙 제74조)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공사계약 일반조건 제22조는 그 구체적인 방법과 한계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반면, 민간 공사 도급계약의 경우, 물가 변동에 따른 공사비 증액에 대한 별도의 계약상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거나 물가 변동에 따른 공사비 증액 배제 특약을 두어 사실상 물가 변동에 따른 공사비 증액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건설공사 계약에서 물가 상승분을 공사비 증액에 반영하지 않기로 하는 이른바 ‘물가 변동 배제 특약’의 유효성에 대한 국내 대법원 판결이 최근 확정되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간 우리나라 법원은 건설계약에서 물가 변동 배제 특약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취해왔으나, 이번 판결은 반대로 그 특약의 유효성을 부정하였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큽니다. 본 뉴스레터에서는 위 대법원 판결을 소개하고, 외국 법제 실무에서 물가 변동을 이유로 한 공사비 증액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에 대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1. 대법원 2024.4.4. 선고 2023다313913 판결     지금까지 대법원은 공공계약에서 물가 변동 배제 특약의 유효성을 인정하며 상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만 무효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었고, 이러한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하급심 판결들에서도 물가 변동 배제 특약의 효력을 인정해왔습니다. 반면, 이번 대법원 판결의 원심인 부산고등법원은 민간 공사 계약에 포함된 물가 변동 배제 특약이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본건 공사계약의 특약사항은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도급금액을 증액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는 반면, 계약서에 첨부된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 일반조건에는 물가 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의 조정에 관한 조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제20조 제1항).     한편, 본건 공사 중에 시공사의 귀책사유 없이 착공이 8개월 이상 연기되는 동안 주요 자재 중 하나인 철근의 가격이 두 배가량 대폭적으로 상승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법원은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 제5항 제1호4는 계약 체결 이후의 경제 상황 변동에 따른 계약 금액의 변경을 상당한 이유 없이 인정하지 않는 경우 해당 건설 도급계약은 당사자 일방에게 현저히 불공정한 것으로 보아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규정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점을 전제로 위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 제5항 제1호의 취지가 본건 계약서에 첨부된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 일반조건 제20조 제1항에 반영되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계약의 특약사항 중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 일반조건 제20조 제1항 및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 제5항 제1호에 위반되는 사항은 무효에 해당하므로, 본 계약서 내용 중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증액을 배제하는 부분 또한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간 법원은 국가를 상대로 하는 공공계약의 물가 변동 배제 특약은 유효하다고 인정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민간 공사계약에 포함된 특약의 경우 사적 자치 원칙에 따라 더욱 그 유효성이 인정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위 사건의 경우 전체 공사금액이 비교적 소액이라는 점(약 11억 원), 시공자의 시공 경험, 역량이 대기업과 비교하기 어렵다는 점, 계약서에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 일반조건이 첨부되어 있었고 법원이 그 부분을 판시에 인용하였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물가 변동을 이유로 한 공사비 증액이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합의가 향후 일괄적으로 모두 무효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기존 판례와는 상반된 입장을 취한 판결인 만큼 건설공사 계약에 포함된 물가 변동 배제 특약의 유효성에 대한 법원의 향후 판단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2. 영국     우리나라 건설업계와 마찬가지로 영국 등 서구 국가들에서도 원자재 등 물가 상승으로 인하여 증가한 비용 부담 문제에 관하여 시공사와 발주자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영국 건설업계에서는 별도의 특약사항이 없는 경우 물가 변동으로 인하여 증가된 비용은 시공사가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물가 상승 요인에 대비하여 원자재 값 및 인건비 상승분을 공사비에 반영하도록 하는 조항을 계약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JCT(Joint Contracts Tribunal), FIDIC(International Federation of Consulting Engineers), NEC4(New Engineering Contract) 등의 표준계약을 활용하는 경우, 물가 상승으로 인한 변동분을 공사비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 조항5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통상 이 선택 조항들은 장기적인 건설 프로젝트에 주로 활용되어왔으나 최근 지속된 물가 상승 추세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단기에 걸쳐 진행되는 프로젝트들에도 이와 같은 물가 변동분 반영에 대한 선택 조항들을 계약조항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건설업계는 위와 같은 표준계약을 활용하는 방법 외에 다양한 방법으로 전례가 없는 급격한 물가 상승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계약상 책정된 공사비에 비용 상승분을 반영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활용되는데, 첫 번째는 **(1) 잠정액(provisional sums)** 방식으로, 일부 작업에 대하여 그 소요비용을 계약 체결 시점에 확정하지 못한 경우 잠정적으로 금액을 설정해두되, 이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시공사가 금액을 수정하면 발주자가 이를 수용하여 최종 공사비에 반영하거나 또는 해당 작업 부분에 대해서는 기존의 시공사가 아닌 다른 업체를 고용하여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입니다. 두 번째는 **(2) 물가 변동조항(fluctuation provision)**을 두어 계약 기간 내 원자재 값 및 인건비 등의 변동을 공사비에 반영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최근까지는 보통 활용되지 않았으나 시공사 측이 이를 요구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3) 원가가산(cost plus)** 및 **목표원가(target cost)** 계약은 실제로 발생한 비용에 일정 비율의 이윤 및 관리비를 더하거나 당사자들이 합의한 목표원가와 실제 비용의 차액을 양측이 나누는 방식으로서, 표준계약의 선택 조항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형태이기도 합니다.     영국의 최근 판결 중 건설계약의 공사비에 대한 물가 변동분 반영 문제에 관하여 주목할 만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러나 일반 상사계약에서의 비용에 대한 물가 변동조항에 대하여 영국 법원은 조항의 문구가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하며(price adjustment clauses need to be clear and specific), 모호하게 작성된 조항의 경우 효력이 없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이를 고려하였을 때 공사비에 대한 물가 변동 조항에 대하여도, 명확하고 구체적인 계약 문구가 포함된 경우에 한하여 영국 법원은 공사비 증액 청구를 인용할 가능성이 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3. 아랍에미리트     한국 건설기업들이 다수 진출하여 있는 UAE의 경우에는 공사비에 대한 물가 변동분 반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UAE의 건설업계에서는 영국과 같이 FIDIC 등의 표준계약을 많이 활용하고 있어, 실무적으로는 표준계약 내 선택 조항을 사용함으로써 물가 변동 반영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한편 UAE 민법에서는 예견 불가능한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한 경우 법원 등의 재량으로 계약 내용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정하여(UAE 민법 제249조) 법원으로 하여금 계약의 형평성을 판단 근거로 삼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UAE 법원은 UAE 민법 제249조에 근거하여 당사자들의 합의 내용을 변경하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UAE 법원이 코로나-19 내지는 급격한 물가 변동 등 최근의 사태를 UAE 민법 제249조상의 ‘예외적인 상황’으로 해석하여 계약 내용을 적극적으로 조정할지 여부는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 일례로, 시공자가 원자재 값의 급격한 상승을 이유로 공사비 증액을 청구하였는데, 법원은 물가 상승은 예견 가능한 위험 부담이므로 이를 이유로 UAE 민법 제249조를 원용하여 공사비를 증액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다만, 최근에 Abu Dhabi 법원 및 Dubai Courts of Cassation의 판결에서 코로나-19에 따른 lockdown 조치로 인해 자재 조달 등 시공자의 계약상 의무 이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이른 경우,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UAE 민법 제273조상의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원용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이때, UAE 민법 제249조에 따른 ‘예외적인 상황’에 대한 규정이 아닌 UAE 민법 제273조상의 불가항력 조항을 원용하는 경우, 계약 내용의 조정이 아닌 계약 전체에 대한 해지 권한만이 인정된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상과 같이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영국, UAE 등 다양한 국가들이 물가 상승을 이유로 한 공사비 증액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나아가, 최근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 및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이어진 물가 상승이 공사비 증액에 관한 각국 법원의 판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법무법인(유) 광장의 해외건설팀은 다양한 해외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종합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며, 해외 건설 법무에 능통한 전문 변호사들이 입찰 및 계약 조건 검토를 위한 자문 단계부터 프로젝트 진행 중에 발생하는 클레임 단계에서의 대응, 분쟁이 발생할 경우 소송과 중재 등 분쟁의 해결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로 유기적인 연계를 통한 원스톱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여 드립니다. 이와 관련하여 도움이 필요하신 경우 언제든지 법무법인(유) 광장의 해외건설팀 관련 전문가에게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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